“北주민, 농촌동원 기간 선포에 ‘강제동원전투’라며 불만”

북한 당국이 당창건 70주년 기념일인 10일 이전에 가을수확을 완료하기 위해 닷새 앞당겨 주민들을 농촌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중순부터 ‘전당, 전국, 전민이 떨쳐나 가을걷이와 낟알 털기 전투를 힘 있게 벌리자’라는 중앙 지시가 내려와 군인들과 학생, 노인들까지 모두 동원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18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15일 당중앙위원회 비서국 지시문이 하달돼 전국적인 ‘농촌지원 총동원기간’이 선포됐다”면서 “예년보다 닷새 일찍 시작된 올해 ‘가을걷이 전투’는 전국의 모든 기관기업소는 물론 군부대 군인들과 학생, 가두여성(전업주부)들까지 총 동원됐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공장기업소들에서는 생산에 필요한 몇몇 인원만 제외하고 대다수 인원이 농촌지원에 동원됐고 초급중학교부터 대학에 이르는 전국의 학교 학생들도 동원됐다”면서 “동사무소는 ‘밥술 뜨는 인간은 모두 나오라’며 가두여성은 물론 웬만한 노인들까지 모두 동원시키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중앙은 올해는 당 창건일인 10월 10일전까지 전반적인 벼 가을(수확)을 끝낸다는 목표를 내세우고 농촌지원자들을 들볶고 있다”면서 “협동농장들에서는 급작스레 시작된 ‘벼 가을전투’ 동원으로 지원인력을 받아들일 준비가 미처 되지 않아 우왕좌왕하고 있다”면서 “지원자들 역시 협동농장 선전실에서 집단숙식을 해야 하는 불편함에 불만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해마다 봄, 가을 농촌지원 총동원 기간을 정하고 전체 주민을 모내기와 가을걷이에 동원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북한 당국이 이번 가을걷이를 당창건 기념일을 성대하기 치르기 위한 사전과업으로 보고 주민들을 대대적으로 동원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소식통은 “도(道) 철도 관리국은 가을걷이로 농촌지역에 투입되는 인력수송을 위해 도 내 임시열차까지 조직(배차)해 주민들과 학생들을 수송하고 있다”면서 “지역 인민위원회와 검찰, 보안원들로 구성된 비(非) 상설 ‘농촌지원 총동원 지휘부’가 조직돼 공장과 마을을 돌며 매일 동원인원을 파악하고 하는가 하면 오가는 행인까지 통제해 계엄령과 같은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보안원들은 시내 사거리에 책걸상까지 놓고 서서 사적용무로 오가는 주민은 모두 단속해 문제가 있으면 주변의 인근 농장으로 압송하기도 한다”면서 “오후 시간에는 해당 농장 관리위원회서 발급한 ‘동원작업참가 확인서’가 있어야 통행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주민 반응 관련 소식통은 “마지못해 동원되고 있는 주민들은 ‘강압적으로 동원시키는 것이 무슨 농촌지원전투냐 강제동원 전투지’라고 비아냥거린다”면서 “지원자들은 작업장에 나갈 때마다 목소리 높여 ‘밥 먹는 인간은 빠짐없이 나오라’며 이번 동원에 얼굴 한번 내밀지 않는 간부들을 빗대 비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