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黨창건 70돌 앞두고 주민 세외부담 가중…10만원 각출”

북한 당국이 당(黨)창건 70주년 행사를 성대하게 치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이 각종 도시 가꾸기 사업에 동원뿐 아니라 이번 행사를 위한 세외부담도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당국은 당 창건 70돌 기념행사를 ‘높은 정치적 열의와 물질적 성과’로 맞이할 것을 강조하며 ‘국가적인 정치행사’로 보고 주민들을 각종 사업에 동원하고 있다”면서 “더욱이 당 창건 기념일이 열흘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주민들에게 가해지는 세외부담은 늘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도, 시, 군당간부들은 이른 아침부터 저녁까지 방송 선전용 차를 동원해 지역 주민들을 각종 ‘공사전투’에 총력을 기울일 것을 선동하고 있다”면서 “또한 인민반장들은 새벽에 집집마다 돌며 작업동원에 나올 것을 강요하고 이외 ‘돈을 내라’고도 강박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주민들은 자기 집은 물론 거리와 마을의 담장개축공사와 주변 도로정리 작업으로 한시도 허리 펼 날 없다”면서 “매일 새벽 5시부터 시작된 식전작업은 출근시간이 박두한 7시 넘게까지 진행돼 직장원들은 아침식사도 제대로 못 한다”고 말했다. 


또 소식통은 “세대별 도로 보수구간을 정해서 맡겨 도급제를 실시하는가 하면 거리와 마을마다 있는 콘크리트 담장들은 다시 새로 개축하는 어려운 공사까지 벌어지고 있다”면서 “인민반장들은 시멘트와 모래, 자갈, 페인트 등 각종자재 구입을 위한 자금을 세대별로 할당해 매 가구당 10만 원씩 걷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학교 학생들과 공장기업소에서도 이번 행사 관련 세외부담이 부과돼 빈곤한 가정들에게는 몇 배 부담이 되고 있다”면서 “학생들은 학교건물과 울타리보수, 자기교실 꾸리기 작업으로 눈코 뜰 새가 없는데다가 직장원들도 공장건물과 구내 보수작업에 수만 원의 돈을 내야 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전역 도시의 거리와 마을, 공장과 학교 둘레에는 콘크리트 담장이 세워져 있었지만 이번 여름 장마피해로 파손됐다. 특히 국가에서 도안한 담장 형식과 다를 경우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는 이유로 기존 담장을 개축하라는 지시가 하달됐다고 소식통이 전했다.


주민 반응 관련 소식통은 “70돌 행사 준비로 부담만 점점 더 가중돼 주민들 사이에서는 ‘이번 행사가 얼마나 희한하겠는지 너무 힘들어 그날을 보지 못하고 죽을 것 같다’며 불만을 토로한다”면서 “시장 장사꾼들은 ‘명절이란 말만 들어도 인젠 지긋지긋하다’, ‘차라리 명절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이번 당창건 기념일을 노골적인 비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