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남북관계 개선에 나서면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어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중국으로 출발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대대적으로 준비하는 전승절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서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번 행사의 꽃이라 볼 수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 열병식을 시진핑 주석 바로 옆자리에서 지켜보게 됩니다. 61년 전 김일성이 섰던 바로 그 자리입니다. 이는 동북아시아 국가들의 관계 재설정을 의미하는 사건입니다. 김정은 대신 참석하는 최룡해는 뒷줄에서 이 모습을 씁쓸한 표정으로 지켜보게 될 것입니다.

흔히 외교무대에서는 세상에 영원한 적도, 영원한 아군도 없다는 말이 자주 쓰입니다. 총부리를 맞댔던 중국과 윁남, 쿠바가 미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이번에 한국 대통령이 중국군 열병식에 참석하는 것만 봐도 이것을 잘 말해줍니다. 정세는 끊임없이 바뀌는 것이고 그에 따라 국가의 이익 역시 변합니다. 어떤 나라도 고립돼 생존할 수 없다는 점에서 국가가 생겨난 이후 끊임없이 협력과 동맹이 이뤄집니다. 한국과 중국이 손을 맞잡는 건 필연입니다.

문제는 북한입니다. 김정은 정권은 지금 심각한 국제적 고립 속에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경제적으론 중국과 협력해 숨통이 조금 트이는가 싶지만 정치적으론 고립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한국과 중국의 협력을 막을 힘도 없습니다. 이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때입니다. 정치적 고립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한국이나 미국과 손을 맞잡는 겁니다. 물론 김정은 정권도 이걸 잘 알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는 체제불안이 두려워 관계개선을 꺼리고 있고 미국과는 핵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어떻게든 반드시 풀어야 합니다. 두렵다고 언제까지 외면할 수는 없습니다. 얼마 전 군사분계선에서 있었던 사태는 오히려 남북관계 개선의 전기가 되고 있습니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해 남북관계를 과감하게 개선한다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그것도 아니면 이란과 같이 미국과 핵문제에 대한 타결을 보는 겁니다. 이것도 싫고 저것도 싫다면 그냥 이대로 무너지는 것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몰락할 게 뻔한데 이번 참에 통 크고 대담하게 한 번 시도해보길 젊은 김정은에게 충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