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접촉 결렬되면 北 기습도발에 나설 가능성 있어”

현재 남북 고위급 간부들이 이번 북한의 포격도발로 촉발된 긴장을 해소하기 위해 만나고 있지만 북한 군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북한 잠수함 50여 척이 감시망에서 사라졌고, 특수원 요원은 물론이고 공기부양정까지 전방에 배치했다고 합니다. 24일 오늘 최송민 기자와 함께 이 같은 북한 군의 움직임에 대해 분석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1. 북한 잠수함 50여 척이 지금 우리군의 감시망에서 사라졌다고 합니다. 현재 북한 잠수함이 해저 작전을 펴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는 북한군의 의도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최: 북한이 한국에 대한 압박수위를 높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전연(前緣)지역에서 76,2mm 직사포를 비롯한 각종 포 화력 모두 꺼내놓고 사격태세를 갖추는 것으로 압박수위를 높이는가 하면, 각종 잠수함, 잠수정들을 가동시켜 긴장을 부쩍 더 추켜세우고 있습니다. 이것은 북한이 자기주장이 실현되지 않게 되면, 다시 말해 아차하면 군사적 행동으로 넘어가겠다는 위협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잠수함의 사명자체가 수십 미터 물속에서의 은밀한 기동과 타격입니다. 물속에 들어간 잠수함이 그 위치가 잘 감지되지 않는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우리 쪽 영해에 침입했다면 이미 감지했을 수도 있지만 북측 영해의 조용한 곳에 은폐해 있으면 우리 군이 감지하기 어렵습니다.

2. 일각에서는 현재 남북 최고위급 접촉이 이뤄지는 상황에서는 이런 일을 벌이는 모습에서 대화의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최: 북한은 지난시기와 마찬가지로 대화로 문제를 풀어나가려는 의지가 전혀 없습니다. 예전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고위급 회담은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와 주변국의 주목을 의식했기 때문입니다. 북한은 군사적 도발로 정세를 긴장시켜 놓고는 외부적으로는 대화 등을 통해 긴장을 격화하고 책임이 없는 것처럼 꼼수를 부리고 있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대화로 문제를 풀려는 것처럼 보이는 것과 함께 시간을 질질 끌면서 상대방을 피로케 만들고 남남갈등을 조성해 스스로 손을 들게 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입니다.  

3. 실제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도 염두해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잠수함 공격은 원점을 찾아내기 힘들다는 점에서 북한이 실제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인데요. 어떻게 예상하십니까?

최: 절대 도발하지 못합니다. 진짜 도발의지가 확고했다면 48시간 내에 목표물을 타격하겠다는 최후통첩은 현실로 나타났을 겁니다.

그리고 북한 잠수함이든 잠수정이든 우리영해에 쉽게 들어오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그렇지 않아도 은밀한 지뢰도발이 문제가 되어 정세가 고조되고 있는데, 영해 침입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면 영락없는 도발자로 낙인이 찍히기 때문입니다. 북한의 잠수함 숫자는 많지만 매우 열악합니다. 우리영해에 들이 밀었다가 언제 어떤 잠수함이 97년 강릉 잠수함처럼 자초될지 모릅니다. 그러한 경우 긴장격화의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지게 될 것이고 국제적 규탄에서 벗어날 수가 없게 될 것입니다.   

4. 북한은 현재 기름이 많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잠수함으로 작전을 한다는 건데, 어떻게 봐야 할까요?

최: 북한당국에 있어서 장기적인 긴장격화는 우리보다 손실이 더 클 것입니다. 기름을 비롯해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모든 함선에 기름을 채워 가동한다는 것은 전쟁을 치를 만큼이나 많은 기름이 소비됩니다. 하지만 경제적 손실보다 정치적 실리를 더 중시하는 북한으로서는 후에는 어찌됐던 발등에 불부터 끄려 할 것입니다. 이러한 경제적 부담은 결국 북한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오고 주민생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 

5. 북한 잠수함은 많이 낡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얼마나 오랫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을 수 있는 것인가요?

금방 말씀드린 것처럼 북한 잠수함은 매우 열악한데요. 96년도 함경남도 리원 앞바다에서 신포에 기지를 두고 있던 1500톤급 러시아산 대형 잠수함이 65명의 승조원과 함께 수장되어 아직 건지지 못한 실례가 있습니다. 우리가 상어급, 연어급으로 구분해 부르지만 북한은 중국제, 국산제, 소련제로 부르거나 소형, 중형, 대형으로 구분해 부릅니다. 구(舊) 소련시기의 1,500톤급, 1000톤급 대형 잠수함을 모방해 함경남도 신포시 봉대동에서 생산하기도 했습니다. 기타 수십 톤짜리 소형 잠수정은 청진, 라진, 남포 등 2경제 군수조선소에서 뚝딱해서 생산하기도 합니다.

디젤유 혹은 배터리로 추진력을 얻는데요, 화학적 산소발생법으로 공기를 얻는데 배터리로는 약 2,3일간 수중항해가 가능하고 디젤유 터빈을 가동하는 경우 2개월 정도가 가능합니다. 배터리 충전식 같은 경우에는 바다수면을 잘 관찰해보면 반드시 배터리 충전 관련 수면으로 떠오르게 돼 있습니다.   

6. 또한 북한은 준전시상태를 선포한 이후 전방에 특수요원과 공기부양정 및 포병부대들까지 전방 배치하고 있습니다. 실제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은 얼마나 된다고 보시나요?

최: 물론 특수부대 침투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다양한 병력과 병기를 동원시키고 있는 북한 당국이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도발할 수 있습니다. 유격전을 가장 중시하는 북한군이 정찰총국과 해군, 군단 정찰대대 전투원들을 파견해 주요 공업시설과 군사기지를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남북 고위 간부들이 접촉을 하고 있는 현재, 북한이 섣불리 도발하기는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지금 진행되고 있는 회담이 결렬되면 즉각적인 행동을 개시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우리 국민들의 불안과 내부 갈등을 촉발시키기 위해서입니다.  

7. 그 중에서 가장 염려되는 것은 특수요원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기습 도발을 시도할 가능성과 그 대비태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제언해 주신다면요?

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전연 지역에서의 침투는 불가능할 것입니다. 해상과 임진강 등으로 침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수중침투만이 가능하다는 얘기인데요, 때문에 해상과 해안, 임진강에 대한 경비에 집중해야 합니다. 해상에서의 위장어선을 가려보고 반잠수정, 잠수정 침투에 특별한 주의를 돌려야 합니다.  

8. 이에 따라 한국군은 대북 감시태세인 워치콘도 3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시켰는데요. 이 단계에서는 도발 위협이 심각하다고 판단해 대북 감시 첩보위성과 정찰기 등을 총동원하게 됩니다. 이처럼 한국군은 북한의 전투강화 움직임에 대비해서 최고수준의 경계태세를 유지하고 북한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이런데 실제 도발을 할 수 있을까요?

최: 우리군의 최상의 경계태세가 유지되어 있고 세계적인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전연지역에서는 더 이상의 도발이 이뤄지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해상과 강물을 따른 수중침투가 가능합니다. 모든 이목이 DMZ에 집중되는 이 시기 이른바 ‘성동격서’의 유격전법을 활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9. 원래 실제 도발을 하려면 북한이 잠수함 전력과 포병 전력을 한국 눈에 보이게 이동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에 따라 이번 움직임은 군사적 공격에 그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대남 엄포용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최: 실제 사람을 무는 사나운 개는 짖거나 포즈를 취하지 않고 순간적으로 달려들어 물어 메칩니다. 6,25와 같은 진짜 전쟁도 새벽 5시에 불의에 감행됐습니다. 이처럼 전쟁할 결심이라면 며칠 동안이나 무력을 집중시키는 것을 보란 듯이 공개적으로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한갓 상대방에게 보여주기 위한 위력 시위이자 자기주민을 상대로 뽐내는 보여주기식 선전에 불과합니다. 전쟁을 치르자면 전쟁승리의 3대요소가 완벽하게 구성되어야 합니다.

첫째, 전쟁을 수행하는 자기 군인들의 정신적 준비인데요, 지금 북한 군인들과 주민들은 정신적으로 해이되어 있습니다. 아무 쪽이 이기던 상관없이 힘든 상황에서 전쟁이라도 콱 터져서 온갖 고생이 확 해소됐으면 하는 인식이 있습니다. 둘째는 전쟁에 동원되는 물적 준비입니다. 모든 것이 열악한 북한경제와 노화된 무장장비로는 전쟁을 치를 수 있는 조건이 되지 못합니다. 식량, 디젤유와 휘발유가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마지막으로 전쟁승리의 국제적 환경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국제적인 지지와 성원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중국이 전승절을 앞두고 대 축제를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무턱대고 전쟁을 일으키기는 어렵습니다.

10. 북한군을 실제로 전쟁이 날 것처럼 움직이게 하는 것에서 불안한 김정은의 심리가 엿보인다는 지적도 있는데요. 어떻다고 보십니까?

최: 그렇습니다. 김정은이 준전시상태를 선포해놓고 기세 올려봤자 상대가 꿈쩍도 하지 않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는 것처럼 모양새를 바꿔 봐도 뜻대로 해결되지 않게 되자 매우 급급한 것은 김정은입니다.
 
그 결과 수십 척의 잠수함까지 동원해 기세를 올려보지만 회담의 성과는커녕 한미의 군사적 대응공세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서 접자고 하면 패배자의 꼴이 됩니다. 그래서 지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꼴인 것 같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는 한발 짝도 물러서지 말고 완강하게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며 우리 국민은 이번기회에 북한 도발의 악순환 고리를 완전히 끊어 버릴 각오를 가져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