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도발아닌 대화 선택 왜?…“南강력 대응에 꼬리내려”

청와대가 22일 오후 6시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2+2 남북 고위급’ 접촉을 갖는다고 밝혔다.

김규현 청와대 안보실 1차장은 이날 오후 3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우리측 김관진 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이 북측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노동당 비서와 고위급 접촉을 갖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김 차장은 “북한은 어제 오후 4시경 김양건 당 비서명의 통지문을 통해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김양건 당 비서와의 접촉을 제의해왔다”면서 “이에 우리측은 같은 날 오후 6시경 김관진 국가안보실장 명의로 김양건 당비서가 아닌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접촉에 나오라는 수정통지문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차장은 “이러한 우리측의 제안에 대해 북측은 오늘 오전 9시경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양건 당비서가 나오겠다고 하면서,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나올 것을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우리측은 이러한 북측 의견을 받아들여 오늘 오후 6시 판문점에서 북측과 접촉을 가질 것을 제의했고, 북한이 이를 수용한 상태다.

박영호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데일리NK에 이번 접촉과 관련, “북한이 최고 존엄 훼손, 체제 위협의 가능성을 차단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라면서 “예상치 못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공세에 군사적 충돌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느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반도 위기 상황을 최고조로 올려놓고 협상에서 자신의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면서 “미국과 일본은 물론이고 중국까지 자제할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 따라 국제사회의 비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 원장은 “우리 정부가 강력하게 대응하는 모습을 보면서 감당할 수 없다는 판단에 군사적 대치를 모면하기 위한 전략을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대화 제의를 한 후 외무성을 통해 ‘전면전’ 위협을 한 것에 대해 유 원장은 “앞에서는 대화하고 뒤에서는 뒤통수를 치려는 북한의 전형적인 수법으로 대화에 진정성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한 셈”이라면서 “북한에 휘둘리지 말고 잘못을 지적하면서 변화를 꾀하는 전략을 슬기롭게 펼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한 대북 전문가는 “이번 고위급 접촉에서 남북이 일정한 성과를 내면 현재의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겠지만 북한이 대북확성기 중단이라는 요구를 무리하게 요구할 경우, 남북이 합의점을 찾지 못게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북한은 또다른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