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선교사 억류도 체제선전 활용하는 ‘불량국가’

북한 당국이 강제로 억류한 선교사들을 이용해 한국과 미국을 겨냥한 공세를 또다시 벌였습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어제 올해 1월 북한에 입국한 뒤 억류된 한국계 카나다인 60살 임현수 목사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하루빨리 석방해 달라고 호소했다고 전했습니다. 임 목사가 반공화국 전복 음모 책동을 감행하다가 적발·체포됐다는 겁니다.

그런데 뚱딴지같이 미국과 남조선 당국의 사주로 인해 임 목사가 이러한 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니까 남조선과 미국이 북한 체제를 전복하기 위한 공작을 벌이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선량한 선교사의 입을 통해 북한 당국이 대외공세를 펴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북한은 만성적인 식량난을 겪고 있고 생산시설이 붕괴돼 사실상 국가로서의 기능을 못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굶고 국가는 이를 해결할 능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계이지만 카나다 국적을 가진 임 목사는 북한을 방문할 수 있고 이러한 북한의 열악한 상황을 개선시키고자 노력한 사람입니다. 이를 말해주듯 오늘 임 목사 가족들은 임 목사가 북한 주민에 대한 사랑을 실천하기 위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활동을 해왔다고 밝혔습니다.

순수한 목적으로 북한을 방문한 임 목사가 왜 강제로 억류돼 있는지 북한 당국은 밝히지 않고 그동안 줄곧 주장해온 남조선과 미국의 체제전복 활동을 하고 있다는 공세만 폈습니다. 만약 임 목사가 실제 남조선과 미국의 사주를 받고 체제 전복 활동을 했다면 정확한 증거를 밝혀야 합니다. 정확한 증거를 밝히지 않고 저들의 주장만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북한 당국은 강제 억류된 선교사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 처벌을 면해 주겠다거나 조속히 석방시켜 주겠다는 식으로 회유해,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회견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습니다. 2009년 북한에 장기간 억류되어 있다 풀려난 로버트 박씨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박 씨는 북한 당국의 회유와 압박, 그리고 신체적인 폭행과 고문 등으로 어쩔 수 없이 거짓 회견을 했다고 털어 놨습니다.

물론 선교사들이 북한 당국의 지시에 응하지 않은 부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이들이 어떤 죄를 지었는지 정확히 밝히지도 않고 다짜고짜 미국과 남조선 사주를 받고 이러한 활동을 벌였다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습니다. 오히려 북한의 김정은은 선량한 선교사들을 강제로 억류하고 이들을 체제 선전에 활용하고 있다는 ‘불량국가’로 낙인찍힌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