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 목사 회유·협박 못 이겨 거짓 자백했을 것”

지난 1월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캐나다인 임현수(60) 큰빛교회 목사가 30일 평양에서 열린 회견에서 체제 전복 혐의를 인정했다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통신에 따르면 임 목사는 “나는 내가 감행한 모든 범죄들이 미국과 남조선당국의 반공화국대결 모략책동에 적극 추종해 공화국의 존엄과 체제를 부정하고 공화국을 무너뜨리려는 흉심 밑에 저지른 용납 못할 국가전복범죄행위라는 것을 솔직히 자백한다”고 주장했다.

임 목사는 회견에서 “내가 감행한 범죄는 미국과 남조선당국의 반공화국적대행위의 돌격대가 돼 허위날조와 악선전으로 교인들과 동포사회에 공화국에 대한 불신과 적대감을 조성한 것”이라 말했다.

임 목사는 또 “미국과 남조선당국을 추종해 공화국에 대한 허위와 날조, 기만으로 빚어진 설교를 하는 것은 신앙심에 어긋나는 행위”라면서 “당신들(개신교인)이 진정으로 종교인으로서 신앙 양심에 충실하다면 미국과 남조선당국에 속아 헛된 짓을 하지 말고 진정으로 민족의 화합과 통일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라”고 주장했다.

서재평 북한민주화위원회 사무국장은 3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인도주의적 목적으로 사업을 해온 사람이 갑작스럽게 ‘체제 전복 의도’가 있었다고 말한 것만 봐도 그동안 북한이 임 목사에게 얼마나 많은 협박을 가해 허위 자백을 하게 했는지 추측할 수 있다”면서 “임 목사는 억류돼 있는 동안 많은 고문과 협박 아래 굉장히 힘든 시간을 보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 국장은 또 “임 목사는 한국과 캐나다 사람들이 자신의 발언이 진실이 아니라는 걸 알아줄 거라 믿고 기자회견에 나섰을 것”이라면서 “임 목사로서는 현재 그런 식의 발언을 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서 국장은 임 목사 석방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임 목사의 죄목을 무엇으로 결정하는 지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 “임 목사가 지하 조직 혹은 지하 교회를 만든 것으로 처리되면 큰 재판을 열어 교화형에 처할 수도 있고, 북한 주민들에게 말로만 체제를 비판한 것으로 판명되면 더 가벼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임현수 목사는 지난 1월 말, 라선경제특구를 통해 북한에 들어간 뒤 국가전복음모 행위로 체포됐다. 이후 북한 당국은 지난 3월 임 목사의 억류사실을 캐나다 정부에 통보한 바 있다.

1986년 캐나다로 이민을 간 그는 1997년부터 북한 나진시에 보육원, 고아원 등을 운영하며 대북 인도적 지원 사업을 펼쳐왔고, 지금까지 90여 차례 북한을 다녀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