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5·24조치 해제해야 이산가족문제 논의 가능”

북한은 23일 이산가족 문제 논의의 조건으로 우리의 ‘5·24조치’를 해제해야 한다고 재차 주장했다.

북한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는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대변인 담화를 통해 “5·24조치를 그대로 두고서는 이산가족 문제의 근원적 해결이 불가능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변인은 이어 “5·24조치는 흩어진 가족, 친척상봉을 할 수 없게 만든 제도적 장벽”이라며 “5·24조치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북남사이의 그 어떤 대화와 접촉, 교류도 할 수 없게 돼 있는 것이 엄연한 현실”이라고 했다.

또한 “남조선 당국이 제손으로 북남교류와 협력을 막아놓고 ‘이산가족’ 등을 떠드는 것은 자가당착의 궤변”이라고 비난했다. 우리 정부가 남북 간 현안 중 최우선 해결과제로 제시한 이산가족 문제 논의의 조건으로 5·24조치의 해제를 요구해 우리 정부를 압박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특히 “남조선 당국이 우리의 정당한 제안을 외면하면서 이산가족 문제를 떠드는 것은 북남관계 파국의 책임을 우리에게 전가하려는 것”이라며 “남조선 당국이 인도주의 문제에 진심으로 관심이 있다면 말로만 떠들지 말고 대결을 위해 고의적으로 만들어 놓은 차단조치부터 제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변인은 “남조선 당국이 진실로 이산가족 문제 등 북남관계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잔꾀를 부리지 말고 우리의 정당한 제안에 대한 입장을 가지고 실천행동으로 보여야 한다”며 “온 겨레가 남조선 당국의 입장변화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이 같은 제의를 우리 정부가 수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5·24조치는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내려진 것으로 정부는 해제를 위해서는 북한의 책임있는 ‘재발 방지’ 조치가 있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논의는 인도주의 정신에 입거해 ‘조건없는 추진’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부는 이미 “5·24조치 해제를 포함한 모든 남북 간 현안 및 관심사를 대화 테이블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북측에 “대화의 장으로 나오라”는 입장을 다시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