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부부, ‘김정일 3주기’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북한 김정은이 부인 리설주와 함께 17일 ‘김정일 사망 3주기’를 맞아 김일성-김정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참배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이날 오후 4시 10분경 김정은 부부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 소식과 중앙보고대회 녹화 영상을 전하면서도 김정은의 참배 시간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중앙TV가 내보낸 영상을 보면 날이 밝았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 이날 자정이나 새벽이 아닌 오전 중에 참배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 조선중앙TV는 17일 오후 4시 20분경 김정은 부부가 김일성-김정일 부자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고 녹화로 실황중계했다. 사진/조선중앙TV캡처



중앙TV이 방영한 녹화 영상에서 김정은 부부는 검정색 상복을 입고 왼쪽 팔에 검정색 완장을 착용했으며, 김정일 입상화에 참배한 후 훈장보관실, 승용차, 배, 영화보급실 등의 전시관을 차례로 돌아봤다.


중앙TV는 “김정일 동지의 혁명생애는 혁명의 붉은기를 들고 초인간적인 혁명의 길을 헤쳐오신 전인미답의 길이며 가장 고결한 혁명가의 한생”이라며 “생애의 마지막 순간에도 초강도 강행군길을 이어가시며 민족부강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선군의 기치들과 우리 혁명의 어려운 시기 반제반미 대결전을 이끄시어 김일성조선의 존엄과 영예를 만방에 떨치신 절세의 위인”이라며 “김정일 동지는 주체의 태양으로 천세만세 영생할 것”이라고 칭송했다.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한 영상에서 김정은은 아직 왼쪽 다리가 완쾌되지 않은 듯 약간 저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에 비해 상태는 나아진 것으로 보였다. 또 지난해에는 부인 리설주는 쌍상을 달지 않았지만, 올해에는 왼쪽 가슴에 쌍상을 착용하고 김정은보다 반발짝 뒤에서 동행했다. 


최근 ‘당 부부장’으로 공식 직책이 확인된 김정은 여동생 김여정은 이날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는 동행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영상에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김정은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룡해 노동당 비서, 박봉주 내각 총리,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기남·최태복 당 비서, 현영철 인민무력부장, 리영길 총참모장, 박도춘 당 비서,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강석주 당 비서,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김양건·김평해·곽범기·오수용 당 비서, 최부일 인민보안부장, 로두철 내각 부총리, 조연준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동행했다고 중앙TV는 밝혔다.  


한편 중앙TV는 북한 전역에 이날 정오를 기해 3분간 주민들이 추모 묵념을 했다고 보도했다.


중앙TV는 김정일의 시신이 안치된 평양 금수산태양궁전을 향해 “온나라 전체 당원들과 인민군 장병들, 인민들이 3분간 묵상했다”고 전했다.


이어 “정각 12시 전국에서 기관차들과 선박들, 자동차들이 울리는 고동 소리가 하늘 땅에 메아리쳤다”며 “김정일 동지의 서거 3년상을 맞은 17일 조선(북한)은 가장 숭엄한 추모 분위기에 싸여 있었다”고 말했다.


중앙TV는 이날 정오 시내 곳곳에서 가던 길을 멈추고 묵념하는 북한 주민들의 모습을 생중계했다.


주민들은 추모 사이렌이 울리자 평양 만수대언덕, 김일성광장 등에서 일제히 고개를 90도로 숙이고 김정일 3주기를 추모했다. 버스, 자동차, 기차 등도 모두 운행을 멈추고 묵념에 동참했다.


주민들의 추모 묵념은 김정일 1주기인 2012년에 이어 이번이 두번째다. 북한은 작년 2주기에는 이 같은 전국적인 추모 행사를 마련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