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김정은, 황병서에 ‘선글라스 경호원’ 붙인 이유는…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 참석 차 4일 방한(訪韓)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자체 경호원을 대동해 최고 실세의 위상을 과시했다는 평가다.


호위총국 소속으로 추정되는 경호원들은 건장한 체격에 감색 양복 차림, 검은색 선글라스를 끼고 이어폰을 귀에 꽂고 황병서 주변에서 시종일관 밀착 경호했다. 이들은 다소 긴장한 표정으로 주변의 상황에 예민한 눈빛을 보이기도 했다. 


한국을 방문한 북측 고위급 인사 중 자체 경호원을 대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북한에서 ‘1호 행사(김정은 관련 행사)’를 제외하고 아무리 고위직 간부의 경호라해도 이번과 같이 선글라스를 끼고 경호한 경우는 이전에 볼 수 없었던 광경이어서 여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와 관련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들은 북한이 경호원까지 대동시킨 것은 한국을 방문한 북측 고위급 대표단의 ‘급(級)’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쇼’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한국은 적진으로 그 위험천만한 곳으로 보내는 김정은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자기 경호원들을 따라 보내 ‘어버이다운 세심한 보살핌’을 보여주기 위한 퍼포먼스라는 것이 탈북자들의 일치된 목소리다.   


지난해 입국한 탈북자 전금철(가명)씨는 데일리NK에 “인민군 총정치국장은 경호원이 따로 없고 한 명의 부관과 경호를 겸직한 운전사만이 있을 뿐”이라면서 “그에게 여러 명의 선글라스 경호를 붙인 것은 그가 그만큼 높은 급이란 것을 보여주기 위한 쇼”라고 전했다.


이어 “김정은을 직접 경호하는 것은 호위총국이고 총정치국장, 인민무력부장과 같은 간부들은 호위총국에서 경호하지 않고 인민무력부에서 선발된 호위군관이 맡는다”면서 “이번 일행의 급을 높여주기 위해 김정은이 호위총국 경호원들을 보내줬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한 군(軍)에서 30년간 복무한 한 탈북자는 “호위(경호원)성원이 특이한 차림새로 눈길을 끄는 것은 경호 목적보다 위엄을 보이기 위한 퍼포먼스와 같다”면서 “미국이나 한국을 비롯한 외국 드라마와 액션영화를 본 따 멋을 부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 주민들은 선글라스를 착용하면 깽단 혹은 간첩과 같은 부정적인 인물에 대한 상징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호위성원이 양복 차림에 선글라스를 끼고 등장하면 ‘허세 부린다’며 비꼰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