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고위급파견, 김정은 위대성·체제결속 위한 ‘선전용’

북한이 지난 4일 인천아시안게임 폐막식에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김양건 노동당 비서 등 고위급 대표단을 전격 파견한 것은 김정은의 위대성과 체제결속을 위한 ‘선전용’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4일 오후에 모든 공장기업소, 노동자, 인민반에서 ‘김정은 원수님께서 체육선수들과 일꾼들에게 돌려주신 믿음과 배려’라는 제목의 긴급 군중 강연이 진행되었다”고 말했다. 


긴급 강연회에서는 “적후(한국)에서 불굴의 투지를 남김없이 발휘하여 조국의 명예를 떨친 우리 선수들을 위해 당과 군의 책임간부들을 현지에까지 파견하였다”면서 “이들(황병서·최룡해·김양건)을 현지에 파견하는 사업을 몸소 조직하고 특별 비행기까지 동원시킨 김정은 원수님의 사랑과 배려로 일관되었다”고 말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김정은이 고위급 대표단에 특별 전용기까지 내준 것에 대해 “선수단 파견에서부터 대회 끝날 때까지 관심을 갖고 모든 것을 지휘하고 있다는 것을 대내적으로 선전하기 위한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번 강연회를 통해 북한의 권력 실세 3인방 파견은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보였다기보다는 김정은의 선수단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선전하기 위한 계획적이고 조직적인 ‘이벤트’에 불과했음을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청와대는 황병서 등 북측 고위급 대표단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북측 대표단은 ‘시간이 촉박하다’는 이유를 들어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고사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당초 북측 고위급 대표단은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어떤 메시지도 가져오지 않았던 것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선수단이 종합 7위의 좋은 성적을 올리자, 신문과 방송뿐만 아니라, ‘3방송(유선)’과 길거리 선전방송 등을 통해 연일 대대적인 선전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번 아시아경기대회에서 이룩한 모든 성과는 김정은의 위대한 업적으로 집중 소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김정은 체제 들어 ‘국가 체육강국 건설’을 주장하며 체육 분야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를 했다. 특히 김정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북한 남녀축구 대표팀의 연습 경기를 직접 관람, 지도할 정도로 특별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북측의 고위급 대표단 파견과 관련, “고위간부들을 남조선에 파견했으면 남북관계 문제에 그 어떤 결과라도 있었으면 좋았겠는데”라고 아쉬운 반응을 보였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고위급 대표단 파견) 정도의 관심이면 선수들에 대한 배려와 선물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