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건강 이상’ 공식 확인…”불편하신 몸”

북한 김정은의 건강 이상설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 매체가 김정은에 대해 “불편하신 몸”이라고 언급해 그의 건강 이상을 공식 확인했다. 김정은은 최고인민회의에 불참하는 등 장기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이 같은 의문을 확산시켰다.

북한 조선중앙TV는 25일 ‘인민을 위한 영도의 나날에’라는 제목의 기록영화에서 지난달 남포시 천리마타일공장을 현지지도할 때 김정은이 다리를 절룩거리는 모습을 내보냈다. 영상 속 내레이션이 “불편하신 몸이시건만 인민을 위한 영도의 길을 불같이 이어가시는 우리 원수님”이라고 처음으로 김정은 건강에 대해 언급했다.

한 시간 분량의 이 기록영화는 ‘인민생활 향상’에 초점을 맞춘 김정은의 현지지도 영상을 담은 것으로, 중앙TV는 이 영화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2차 회의 녹화 영상을 내보내기 2시간 전에 방영했다.

기록영화는 김정은이 천리마타일공장 구내에서 얼굴에 땀을 흘리며 무거운 제품을 직접 들어보는 모습도 그대로 보여주며 “온몸 땀으로 흠뻑 젖으셨지만 자신의 노고는 아랑곳 않으시고 오히려 노동자들의 건강을 걱정해주신 경애하는 원수님”이라고 칭송했다.

북한이 중앙TV를 통해 김정은이 다리를 저는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그의 몸이 ‘불편하다’고 시인한 것은 건강 이상을 무리하게 숨길 경우 근거없는 억측이 난무할 수 있음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의 건강 이상을 적극적으로 인정하고 이를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노고 탓’이라고 선전함으로써 주민들의 충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로도 분석된다.  

중앙TV가 이 기록영화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2차 회의 녹화 영상을 내보내기 직전인 오후 6시께 방영한 것도 이 같은 전략이 고려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이 최고인민회의에 이례적으로 불참한 것을 주민들이 보고 불안감에 빠질 가능성을 미리 차단하려는 시도라는 것.

앞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지난 23일 정론에서 김정은의 올해 여름 현지지도를 ‘삼복철 강행군’으로 묘사해 그의 건강 이상을 암시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있었다. 

‘삼복철 강행군’은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사건을 전후로 인민에 대한 그의 ‘헌신’을 강조하기 위해 쓰인 표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