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백두산 답사행군대’ 주민집에 숙박시켰더니…

북한 양강도 주민들이 ‘백두산 답사 행군대’ 때문에 피해를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양강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초 백두산 답사 행군이 진행됐는데, 답사 행군대 일부가 주민들 집에 묵으면서 물건을 잃어버린 주민들도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일부 대학생 행군대들이 숙박했던 집들에서는 ‘손전지’, ‘면도기’ 등은 물론 지갑도 없어지기도 했다”면서 “집 주인들은 하소연도 하지 못하고 속만 앓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양강도 삼지연군에 있는 답사 숙영소인 ‘청소년각’, ‘근로자각’, ‘대학생각’ 등 숙박 시설에 인원이 초과돼 군(郡) 내 일반 가정집에 답사 행군대들을 숙식시켰다. 행군대들이 개인집에 숙박하면서 주인집 물건을 훔쳐간 것이다.

그는 “물건을 잃어버린 일부 주민들은 답사 행군대들이 집에 있어 장사도 못했는데, 물건까지 없어져 어떻게 하지도 못하고 억울해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주민들은 “국가적 행사에도 개인집이 보장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나”라는 반응을 보인다고 부연했다. 

북한에서 백두산 답사 행군은 대학생, 군인은 물론 일반 주민들도 의무적으로 참가해야 하는 국가적 행사다. 행군은 김일성 항일투쟁 장소와 관련 있는 11개 코스를 보름 동안 걸어 다니면서 ‘백두의 혁명정신’을 배우게 한다.  

북한은 지난 3월 하순 연대장급 이상 핵심 지휘관들이 답사 행군한 데 이어 7월 말에는 전국 노동당 책임일꾼 답사행군을 지시하기도 했다.

북한이 모든 주민들을 대상으로 백두산 답사 행군을 진행하는 것은 ‘백두혈통’을 상징하는 성지, 즉 백두산을 직접 찾아 김일성-김정일의 대를 잇는 김정은에 대한 충성을 다지기 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