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케네스 배 석방조건으로 ‘美대통령급 방북’ 원해”

북한이 억류 중인 케네스 배(한국명 배준호) 씨의 석방 조건으로 미국의 전직 대통령급 인사의 방북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케네스 배 씨의 어머니 배명희 씨는 18일 미국의 소리 방송(VOA)과 인터뷰를 통해 아들이 지난해 6월 보낸 편지와 전화 등을 통해 몇 차례 이 같은 내용을 전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북한 측이 케네스 배 씨에게 이런 의사를 전달한 지 1년 이상 지났으며,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고위급 인사가 특사로 방북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했다고 전했다.


배명희 씨는 2009년 미국인 여기자 억류 사건을 언급, “당시 여기자들 석방을 위해 방북했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맞먹는 지위의 인사가 와야 아들이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이 북한 당국의 논리”라며 “북한은 아들의 혐의가 당시 미국 여기자들보다 더 무겁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케네스 배 씨가 편지에 “2009년 당시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 정세가 위태로웠지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방북해 억류됐던 여기자들의 귀환이 가능했다”고 언급한 점을 들어, 북한 당국이 사실상 전직 대통령 수준의 인사를 특사로 원한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VOA는 분석했다. 


다만 배명희 씨는 “북한 당국이 아들에게 ‘대통령급’이라는 조건을 항상 언급한 게 아니기 때문에 특사의 지위나 지명도와 관련해 북한 측의 입장이 이후 변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한편 2009년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으로 당시 북한에 억류 중이었던 미국 여기자 두 명이 석방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