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보위부, 탈북가정 방문해 회유·협박…’재입북’ 유도

북한 함경북도 보위부가 탈북자 가족들을 접촉하면서 남한으로 간 가족들의 재입북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보위부 요원들은 출신성분이 좋은 탈북자 가족을 집중 감시하고, 회유와 협박을 하고 있다고 내부소식통이 전했다.


함경남도 소식통은 12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특정 탈북자 가족들에 대한 감시를 포함한 회유공작이 더 집요해졌다”면서 “보위부원들은 지속적으로 탈북자 가정을 방문해 재입북을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말부터 올봄까지 국경지역 검열 과정에서 일부 탈북자 가족을 추방하는 조치를 취했다. 탈북자 가족들이 내부 정보를 유출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그러다 최근에는 탈북자 가족에 대한 추방은 없지만, 일부 탈북자 가족에 대한 감시는 한층 심해졌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소식통에 따르면 보위부 요원들은 새로 교부한 당증을 가져다 준다는 구실로 탈북자 가정을 자주 방문한다. 이 자리에서 보위부 요원들은 탈북 가족들에게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화를 강요하기도 한다. 탈북자 가족이 위협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소식통은 “최근 한 탈북자 가정에도 도(道) 보위부 반탐과 보위지도원이 자주 방문하고 있다”면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보위원이 새로 교부한 당증을 가져다주면서 ‘탈북한 가족과 통화되면 돌아오라고 하라’고 말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전했다.


보위원들은 탈북자 가족들에게 “저쪽(한국)과 통화한 내용을 다 알고 있다”고 협박한다. 또한 “속여야 손해(불이익)보니까 가족에게 우리가 처벌할 생각도 없고 언제든지 잘못을 뉘우치고 돌아오면 용서하겠다”는 말로 회유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그는 이어 “함흥시의 한 주민은 보위원이 전화기를 주면서 한국에 있는 가족과 통화를 강요해 통화한 적이 있었다”면서 “다행히 아무 일이 없었지만, 전화하는 동안 불안감 때문에 혼이 났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특히 보위부는 일반 탈북자 가족보다 탈북 전 사회적으로 지위가 있고, 출신 성분이 좋은 탈북 가족들은 특별히 신경 써 감시하고 있다. 회유와 공작으로 이러한 탈북자들이 재입북하면 해당 보위부가 실적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보위부의 집중 감시 대상이 된 탈북자 가족들은 혹시나 하는 두려움 때문에 행동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고 있으며, 보위원들의 동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편 북한은 김정은 체제 출범 후 주민들의 탈북을 방지하기 위해 검열과 단속, 국경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탈북자 가족을 회유, 협박해 탈북자들의 재입북을 유도해왔다. 이번 조치도 그 일환으로 출신 성분이 좋은 탈북자들의 재입북 시 대남비난과 더불어 김정은 체제 선전에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