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비아, 美경제지원 믿고 核포기해 쑥대밭 돼”

북한은 리비아의 핵포기 사례를 교훈 삼아 핵개발을 중단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날로 악화되는 리비아 정세는 무엇을 보여주는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이 퍼뜨린 ‘자유와 민주주의’에 현혹되였던 이 나라(리비아)의 현실에서 사람들은 심각한 교훈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리비아 내전에 대해 극단적인 이슬람교 민병대와 이들 세력을 추방할 것을 주장하는 민병대 사이에 충돌이 자주 일어난다고 소개하면서 “‘경제적 부흥’을 실현시켜주겠다고 회유 기만하는 한편 ‘색깔혁명’을 일으켜 내부 혼란을 조성한 미국의 책동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며 내전의 책임을 미국에 돌렸다.  


신문은 이어 1969년부터 반미자주적인 정책을 고수하며 핵개발을 추진했던 리비아 정부는 2003년 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과 맞서다가 자신들도 이라크처럼 될 수 있다고 우려해 국방력을 강화하지 않고 핵 사찰단을 받아들이고 핵 관련 설비를 폐기했다고 소개했다.


리비아는 핵 폐기의 대가로 미국으로부터 제재해제와 외교관계 회복이라는 선물을 받았지만 약속된 경제적 지원은 전혀 받지 못했다며 “리비아는 점차 자기들이 속았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너무나도 때늦은 것”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리비아가 미국의 경제적 지원을 약속받고 핵을 포기했음에도 미국은 지원은커녕 리비아의 정치제도만 바꾸려 했다며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특히 신문은 “2011년 (카다피 정권 붕괴 후) 미국은 저들의 추종세력들을 내세워 무차별적인 공습을 들이대여 이 나라를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라며 “이 나라(리비아)는 충동과 대결의 악순환 속에 빠져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리비아의 전(前) 국가원수인 무아마르 카다피는 1969년 쿠데타로 집권하여 2011년까지 42년간 장기집권했다. 2011년 장기집권과 철권통치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인 ‘아랍의 봄’때 시민군에게 체포되어 사망했다.


이후 리비아는 2012년 7월 총선을 실시해 제헌의회를 꾸리고 정부를 출범시켰지만 내각이 다섯 차례 바꿔는 등 혼란상태가 지속됐다. 2014년 6월에는 두 번째 총선을 실시했으나 무장세력들 간의 충돌만 심화됐다.


현재 리비아에서는 비이슬람계인 진탄 민병대와 이슬람 성향의 미스라타 민병대가 수도 트리폴리와 제2의 도시 벵가지에서 교전을 2주 넘도록 이어가 사실상 내전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