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젊은층서 南헤어스타일 유행…’한류’ 대세

북한 학생들 사이에서 한국 젊은이들 헤어스타일 따라하기가 유행이라고 내부 소식통이 알려왔다. 북한 젊은층 대부분이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자주 접하면서 패션은 물론 이제는 헤어스타일까지 따라할 정도로 ‘한류’가 생활 깊숙이 침투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일반 이발료의 6배나 되는 긴머리(투블럭 바가지머리)를 좋아하는 젊은 층들이 늘어나면서 이발사들도 젊은 층 손님들에게 적극 권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남자 이발 비용은 1000원(북한돈)인데 ‘투블럭 바가지머리’ 스타일은 6000원이다. 6배나 비싸지만 최근 방학을 맞으면서 멋을 내기 좋아하는 남학생들 사이에서 붐이 일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이 발생하자 이발사들도 고객유치에 경쟁적이다. 


생활 수준이 중산층 정도의 집의 자녀들은 한국산 물품을 사용하거나 헤어스타일을 따라하면서 그들만의 그룹이 형성되고 있다. 또 투블럭 바가지머리 스타일을 한 학생들이 여학생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더욱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 같은 현상을 부모들은 달가워하지 않는다. 투블럭 바가지머리 스타일 비용 6000원이면 쌀 1kg을 살 수 있다. 또 4인 가족이 밀가루나 국수를 사면 한 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헤어스타일이라는 말이 퍼지면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따라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또한 그는 “누가 한국산 제품을 쓰고 유행을 따라하는지가 잘사는지, 못사는지를 가르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따라하려는 것”이라며 “유행을 따라하지 못하면 따돌림을 당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소식통은 이어 “요즘 검열이 좀 줄어들어 감춰두었던 한국 드라마나 영화 등을 보는 집들도 늘고 있다”면서 “어디서부터 유행이 시작됐는지 알 수 없지만, 한국 드라마를 보고 유행을 따라한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전 같으면 한국 드라마는 물론 상품에 대한 단속도 강하게 했는데 지난해부터는 한국산 제품이 시장에 있어도 단속은커녕 간부들도 한국산을 좋아하고 있는 실정”이라면서도 “이 같은 현상이 걷잡지 못할 정도로 확산된다고 판단하면 비사회주의라며 단속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현재는 한국산 제품단속도 이뤄지지 않고 있고, 자본주의식 헤어스타일을 한다해도 당장 처벌할 분위기는 아니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편 함경북도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간부 자녀들 사이에는 ‘아빠’, ‘오빠’ 등 한국에서 흔히 사용하는 말을 하고 있고, 최근엔 결혼식을 하는 집들도 한국 한복을 선호하는 등 한류가 일반 주민들 속에 깊숙이 침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