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억류 선교사 김정욱氏 또 인터뷰…”국정원과 협력”

북한에 억류 중인 한국인 선교사 김정욱 씨가 북한 매체에 또다시 등장해 우리 국가정보원이 먼저 중국에 있는 선교사들에게 접근해 협조를 요청했다고 15일 밝혔다.


김 씨는 이날 북한의 대남 선전용 웹사이트 ‘우리민족끼리’가 공개한 평양방송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국정원에서 저와 만난 사실조차 없다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정말 무책임하고 황당한 행태”라고 밝혔다.


김 씨는 이어 “자신의 도움으로 2009년 한국에 오게 된 탈북자 김 모 여인을 통해 국정원 관계자를 처음 만나게 됐다”면서 “이후 그의 가족들도 함께 만났다”고 말했다.


또한 “국정원 직원이 단둥(丹東)에서 떠나기 전날밤에 DMB, 소형 위성TV 7대를 주면서 북쪽에서 나온 힘 있는 사람들을 통해 밀수로 들어가게 하고 사용한 상태를 알려달라고 했다”고 했다.


김 씨는 북한이 작년 10월 초 자신을 체포한 뒤 4개월여 동안 정부의 신원 확인 요청에 응하지 않은 데 대해선 “조사 과정에 저로부터 지하교회 교육을 받은 북쪽 사람 33명의 실체를 확인하는 데 상당한 애로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이 이들을 색출하기 위해 그의 신원 공개를 미룬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가족들에게 전하는 영상편지를 말할 때 고개를 돌리며 잠시 멈칫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아버지로서 많이 부족해 미안하다”고 전했다. 


이번에 공개된 인터뷰 동영상은 20분 분량으로 김 씨는 시종일관 눈을 어디에 둘지 모르는 듯한 불안한 모습이었으며, 말하는 중간중간 왼팔이 떨리는 모습도 드러내 많은 심리적 부담감 속에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김 씨가 인터뷰를 통해 밝힌 것과 관련, “북한이 우리 정부의 수차례에 걸친 김정욱씨 신원확인, 가족·변호인 접견, 석방·송환 요구 등에는 응하지 않으면서 이와 같은 태도를 보이는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당국자는 이어 “앞으로 정부는 김정욱씨 가족과 함께 국제사회와 협조하여 김 씨의 조속한 석방·송환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김 씨가 북한 매체에 등장한 것은 북한이 평양에서 김 씨의 공개 기자회견을 연 지난 2월 27일 이후 50일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