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모란봉악단 공연 ‘大성황’ 선전에 주민들 반응은?

북한은 모란봉악단 공연이 양강도에서 성황리에 진행 중이라고 선전하고 있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기관에서 선발된 인원만 공연을 관람할 수 있기 때문에 보지 못 한 주민들이 더 많을뿐더러 생계유지에도 바쁜데 공연 관람까지 동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내부 소식통의 전언이다.

북한 양강도 소식통은 16일 데일리NK와 통화에서 “노동신문이 양강도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란봉악단 공연에 대해 대대적인 선전을 하고 있지만 일부 주민들은 ‘놀고 있다’는 말로 당국의 선전을 비웃는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지시로 시작된 모란봉악단 공연은 양강도 삼지연, 대홍단군에 이어 백암군에서 지난주에 이틀 동안 진행했지만, 기업소에서 모범적인 사람들만 뽑아 공연을 관람케 해 주민들 사이에선 ‘맛보이기 식’ 공연이란 소문이 퍼지고 있다.

소식통은 “백암군에서는 2차례 공연을 진행했는데 관람한 사람보다 보지 못한 사람이 다수”라며 “‘저런 거짓말을 당보에 내는 것은 뻔뻔해야 하는 짓’이라는 말도 돌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정숙 예술극장에서 지난 9일 오후 4시부터 시작된 모란봉악단 공연은 기관 기업소들에서 추천된 모범적인 주민들이 참가했다”면서 “최근 연속적인 국경검열로 가정들에 비축해두었던 식량과 돈이 떨어져 생계가 어려워진 주민들은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면서 공연에 대해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도 소식통은 “기관 기업소들에서 추천되어 공연을 본 일부 주민들은 ‘공연 자체는 멋있는데 평 백성(일반주민)들이 다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평양에서 공연하는 것을 텔레비전에서 봤을 때에는 짧은 치마를 입더니 양강도에선 항일복을 입은 것은 혁명정신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시에서는 현재 기관별로 추천을 받은 주민들만 공연을 보는데 관람료는 무료다. 어른들은 생계 걱정으로 공연관람에 신경을 덜 쓰고 있지만, 대학생들을 비롯한 젊은 층들의 선호도는 높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한편 북한은 양강도에서 모란봉악단의 첫 지방순회공연을 시작하면서 혁명전적지 군(郡)인 삼지연군과 대홍단군, 그리고 김정일의 유훈인 ‘선군청년발전소’가 건설되고 있는 백암군에서만 공연을 진행했다.

또한 공연을 본 주민들의 반영 글을 연일 전하면서 김정은 ‘인민애(愛)’선전에 주력하는 한편 혁명전통을 강조해 주민들의 충성심을 유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