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일 모란봉악단 공연 ‘관람 열풍’ 선전하는 이유는?

북한이 연일 모란봉악단 공연에 대해 “일반 주민들에게도 공개돼 관람열풍이 일고 있다”며 대대적인 선전에 나섰다. 그동안 북한에서 모란봉악단 공연은 권력층의 전유물로 여겨졌고, 일반 주민들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모란봉악단은 지난 2012년 7월 김정은의 지시로 창단됐으며 첫 공연에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가 관람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또 공연 무대에서 미니스커트와 하이힐, 귀걸이 등 과감한 의상으로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 ‘북한판 걸그룹’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후 북한은 지속적으로 모란봉악단 공연을 소개, 선전했으며 김정은 부부도 여러 차례 관람했다. 지난 17일에는 김정은이 동생 김여정과 모란봉악단 공연을 관람했으며 23일에는 리설주가 1개월여 만에 모란봉악단 공연에 모습을 드러냈다.

27일자 노동신문에도 모란봉악단에 대한 공연 내용이 빠지지 않았다. 신문은 이날 ‘모란봉악단 공연 연일 성황리에 진행, 더욱 고조되는 관람열풍’라는 제하의 기사에서 “인민대중은 허공에 뜬 예술이 아니라 자기들의 생활과 가장 가까운 예술, 현실에 발을 든든히 붙인 참신한 예술을 사랑하고 즐겨 감상한다”면서 “인민은 모란봉악단을 사랑한다”고 선전했다.

공연에 대해선 “시대의 숨결이 맥박치고 하루빨리 당의 영도 따라 이 당위에 사회주의강성국가를 일떠세우려는 우리 인민의 지향을 잘 반영한 것으로 천만군민을 새로운 비약에로 고무 추동하는 진군나팔수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처럼 연일 모란봉악단 공연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데는 작년 장성택 숙청 후 극도로 불안해진 김정은 체제가 공연을 통해 체제 안정화와 주민들에 대한 충성심을 높이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공연에 ‘환희’, ‘우리 어버이’, ‘바다 만풍가’, ‘자나깨나 원수님 생각’, 등 김정은을 칭송하는 노래 일색인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더불어 모란봉악단이 작년 10월 이후 5개월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장성택 숙청과 은하수관현악단 사건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나오면서 리설주에 대한 갖가지 추문(醜聞)도 돌았다. 모란봉악단을 띄워 리설주에 대한 추문을 잠재우고 여전히 건재하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도 해석된다. 

이와 관련 한 고위 탈북자는 데일리NK에 “북한의 최근 움직임은 리설주 등장 후 주민들 속에서 난무하고 있는 ‘딴따라’, ‘치장에만 신경쓴다’, ‘노간부들의 90도 인사에 악수만, 건방지다’ 등의 비난들과 은하수관현악단 음란물 유포사건과 관련 리설주에 대한 안 좋은 소문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추문설로 바닥에 떨어진 리설주의 체면을 위해서라도 (김정은이) 그렇게 안 하고는 안 될 처지”라며 “일반 주민들에게 오픈하지 않았던 공연을 보여주는 것으로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을 유도하고 추문설로 골칫거리 리설주의 체면을 살리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