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美목사 밀입국브로커 납치설 사실 아니다”

최근 일부 보도에서 탈북지원 선교사 한국계 제프리 박목사가 미얀마-라오스 국경에서 밀입국 브로커에 의해 납치됐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탈북지원단체 <두리하나선교회>는 23일 오후 ‘데일리엔케이’와의 전화통화에서 “미얀마-라오스 국경 근처에는 월경수수료를 요구하는 밀입국 브로커가 많이 있지만 이들이 요구하는 액수가 터무니 없이 높아 흥정 자체를 하지 않았다”면서 “박목사가 현지의 어려운 상황을 미국에 있는 지원단체에 알리면서 밀입국 브로커에 의해 납치된 것으로 와전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옌지(延吉)에서부터 박씨와 탈북자 일행을 지원해온 <두리하나선교회>측은 “최종목적지를 태국으로 잡고 12월 29일경에 라오스로 출발한 뒤로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며 “계획대로라면 1월 2일 라오스 국경지역에서 현지 지원자와 만남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라오스 국경을 넘은 흔적이 전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와 탈북자 일행은 천신만고 끝에 미얀마 국경 진입에 성공해 한국대사관에 두 번에 걸쳐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이후 이들은 한국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포기하고 라오스를 경유, 태국에 있는 유엔난민고등판무관실(UNHCR)에 진입하는 것으로 목표를 바꾸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박씨와 탈북자 일행은 지난 29일 미얀마에서 라오스로 출발하면서 매일 이 단체 천기원 대표와 연락을 하기로 돼있었지만 이날 이후 20일이 넘게 연락이 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이들과 연락이 두절된 상태에서, 지난 16일 조선족으로 추정되는 한 남자가 이 단체로 전화를 해와 “박씨가 잘못된 것 같다. 대책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남겨 현지 미국대사관에 실종신고를 내게 됐다고 <두리하나선교회> 측은 밝혔다.

이 단체로 전화를 걸어온 사람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박씨 일행의 실종사실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봐서는 이들의 탈출을 도와온 중국내 협조자로 추정되고 있다.

이들의 행방이 최종적으로 확인 된 것은 12월 29일. 박 씨는 하루 전 28일 미국에 거주하고 있는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일주일 후면 집으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고 메시지를 남겼고, 29일 천대표와 마지막 통화에서 라오스로 출발사실을 알렸다.

박씨 일행이 실종된 지역은 미얀마-라오스-태국 국경이 맞닿아 있는 곳으로, 일명 3국 트라이앵글로 불리고 있다.

현지 사정에 밝은 탈북 지원 활동가에 의하면 이 지역은 3국 국경이 접해 있어 범죄단체들이 마약루트로 빈번하게 활용하고 있으며, 탈북자들이 이들에게 납치돼 강제노역에 동원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들이 마약관련 범죄단체에 납치됐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는 또한 중국 공안이 이 지역까지 진출해 탈북자 단속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해 박씨 일행이 중국 공안에 의한 체포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실종신고를 접수한 미얀마 주재 미국대사관은 박씨 소재를 찾기 위해 태국 및 라오스주재 미국대사관과 공조, 매일 실종지역을 방문하는 등 신속하게 대책마련에 들어갔다.

신주현 기자 shin@dailyn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