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ICC 제소 청원 운동에 적극 동참해야

2014년 2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는 북한인권 문제의 진상을 밝히고 추천 내용을 담은 이른바 ‘COI 보고서’를 발표했다. 그 후 국제사회에서는 북한인권에 관한 관심이 봇물처럼 터졌고, 그 해 11~12월에는 유엔 총회 제3위원회, 유엔 총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연달아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하는 쾌거가 있었다. 이 과정에서 북한인권의 참혹한 실상과 북한 정권의 잔혹상을 폭로하는 탈북민들의 용기 있는 증언도 많이 나와 자유세계 시민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겪고 있는 비극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북한인권 유린의 최종적인 책임자가 버젓이 지도자로 군림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북한의 최고지도자로 건재하는 한 국제사회의 인권 개선 노력이 아무리 가열차게 전개되더라도 그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을 것이다. 현실 인식이 이렇다면 북한 주민들을 폭압적인 독재에서 해방시키기 위한 방법은 단 하나밖에 없다. 그를 제거하는 길이다.

그간 국제사회는 김정은을 북한 인권 범죄의 최종 책임자로 규정하고 그를 처벌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2014년 COI 보고서는 북한에서 조직적이고 광범위한 반인도주의 범죄가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인권탄압에 책임이 있는 북한 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도록 권고했다. 이후 매년 유엔 총회와 인권이사회는 북한 인권유린 책임자들을 ICC에 제소하는 방안을 마련할 것을 안보리에 촉구해 왔으며 올해 8월에는 구체적인 제소방안을 강구하기 위해 북한 인권침해 책임을 규명하기 위한 독립 전문가 2명을 임명했다. 특히 오는 15일 유엔 총회 제3위원회에서 3년째 연속해서 표결할 북한인권 결의안에는 “수십 년간 최고위층의 결정에 따라 그리고 리더십의 효과적 통제하에 있는 기관에 의해 북한 내에서 인도에 반하는 죄가 자행됐다는 충분한 근거를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제공했음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명시됨으로써 처음으로 북한 지도부의 인권유린 책임을 명확히 밝힐 예정에 있다. 또한 북한의 해외 근로자 인권문제를 처음으로 지적하는 등 예년보다 진전된 내용이 포함될 것이라고 한다. 이보다 앞서 지난 7월 6일 미 국무부가 자체 발표한 북한인권 관련 보고서(Report on Human Rights Abuses and Censorship in North Korea; 북한의 인권 유린과 검열에 관한 보고서)에는 미국 정부가 처음으로 김정은이 인권유린 범죄에 직접 가담했다는 내용을 포함시키며 그를 제재 명단에 올려놓은 바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 10월 24일부터 27일까지 4일간 전국 30개 대학에서 전국대학생북한인권협의회(대표 문동희)가 주관하여 ‘김정은 ICC제소 촉구’를 주제로 제7회 대학생 북한인권주간 캠페인이 열렸고, 이밖에 국내외 인권단체들이 김정은을 ICC에 제소하기 위해 모의법정 개최 및 온라인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이 같은 실천적 노력들은 국제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북한인권 개선에 커다란 전환점을 가져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20일부터 북한 인권단체인 ‘노 체인(No Chain)’은 김정은의 인권탄압과 관련해서 미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하는 온라인 청원운동을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노 체인’은 인터넷을 통해 김정은을 인권탄압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자는 청원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정은을 ICC에 제소하기 위한 청원 운동은 백악관 홈페이지에 개설돼 있는 청원 코너인 ‘WE THE PEOPLE’을 찾으면 된다. 청원운동 시한인 30일 내(11월 19일 한)에 10만 명의 서명을 받게 되면 미국 정부는 이 사안과 관련해 공식 답변을 내놓아야 하는 의무를 지니게 된다. 예컨대 지지 서명자가 10만 명을 넘게 되면 미 대통령과 정부는 김정은을 ICC에 제소하는 것과 관련된 입장을 표명해야 하며, 이는 최근 가열되고 있는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개선 노력에 또 하나의 획을 긋는 중요한 함의를 지니게 될 것이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 문제는 같은 민족인 우리가 먼저 관심을 갖고 앞장 서 나가야 하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우리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헌데 ‘노 체인’의 김정은 ICC 제소 청원 운동으로 북한 인권 상황을 개선하고 김정은의 인권유린 책임을 단죄하자는 국제적 노력에 우리 국민들이 작은 정성을 보탤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이다. 지난 9월 4일 북한인권법이 시행되면서 늦게나마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을 법적, 제도적으로 논의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추게 된 데 더불어 ‘노 체인’의 김정은 ICC 제소 청원 운동의 추진으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을 적극 지지하는 양심적이고 독립적인 민초(民草)들의 열정이 점화됐다. 지금이라도 백악관에 개설돼 있는 청원 코너 ‘WE THE PEOPLE’을 찾아가 국제사회의 북한인권 개선 노력과 김정은 단죄에 동참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