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北수용소, 애니메이션 통해 고발할 것”







▲일본 미디어 기업인 이모셔널 컨텐츠(Emotional Content)의 경영자 시미즈 간 에이지(清水韓栄治) 씨.

“지옥과도 같은 북한 수용소의 존재를 아주 소수의 사람들만이 알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일본 미디어 기업인 이모셔널 컨텐츠(Emotional Content)의 대표 시미즈 간 에이지(清水韓栄治)씨는 지난 12일 데일리NK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인기있는 애니메이션 또는 접근이 쉬운 영상을 통해서라면 북한 문제도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핵무기, 납치문제 뿐 아니라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북한 문제를 젊은 세대들에게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시미즈 씨는 지난 4월부터 북한의 수용소에 관한 장편 애니메이션 ‘North'(가제)를 제작하고 있다. 그는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게 된 배경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게 북한을 알리고, 전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이라며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끔찍하고도 침묵할 수 없는 수용소 문제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미즈 씨가 북한인권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수용소 내의 인권실상을 고발한 ‘수용소의 노래(강철환)’, ‘세상 밖으로 나오다(신동혁)’와 같은 수기들을 읽고 나서다.


또한 시미즈 씨의 어머니는 한국인이기도 하다. 어머니는 그에게 ‘북한은 재일교포들에게 북한을 ‘지상 낙원’이라고 선전했으며, 그로 인해 친한 사람들이 1960년대 일본에서 북한으로 건너갔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시미즈 씨는 “만약 내가 그 시기에 살았더라면, 지금 내가 지옥에 살고 있는 사람이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송된 이후 재일교포들이 북한 내에서 겪었던 삶은 이번 애니메이션 제작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주인공의 가족들은 ‘지상 낙원’으로 향했고, 자신의 삶과 재산을 위대한 나라의 건설에 바쳤다. 그러나 평화스러웠던 가족의 일상은 할아버지의 갑작스런 행방불명으로 깨지게 됐다. 주인공 또한 요덕수용소로 끌려가는데…”


시미즈 씨는 또한 북한 문제에 대한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게 된 동기에 대해 북한인권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에 한계를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지켜 본 결과, 일부 활동가들과 시민단체들의 활동은 제한적인 대상에 국한되어 있고, 문제의 중대성에 비해 북한인권문제는 국제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기존의 활동을 유지해야 하는지 새로운 접근 방법을 창출해야 할 지를 고민한 결과 후자를 택하게 됐다.”


그는 “애니메이션처럼 대중성 있고 접근하기 쉬운 미디어를 이용하면 침묵하고 있는 다수의 관심을 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방식으로 수용소 문제에 타격을 주면 체제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수용소의 존재 혹은 이에 관한 소문들은 터무니없는 북한의 제도를 유지시켜 온 주된 이유라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위협과 공포는 일반 북한 주민들의 활동을 억압하는 효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수용소를 폐지시키는 것은 직간접적으로 북한 정권의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여타의 북한인권운동 활동가들과 마찬가지로 시미즈 씨도 재정적인 어려움에 처해있다. “우리는 현재 탁월한 능력의 애니메이터들과 일하고 있지만 자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영상 컨테츠를 또한 북한인권 고발이) 가까운 미래에 북한인권운동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 ‘지상 낙원’ 북한으로 건너간 재일교포 가족들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주인공이 수용소 내에서 구타를 당하고 있는 장면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