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보위부 가짜 지하교회 세워 돈벌이”

▲북한 지하교인들이 소지하고 있는 작은 크기의 성경. 한기총 제공 ⓒ데일리NK

북한에서 활동하는 지하(비밀)교회의 일부는 북한 보위부의 조종을 받고 오히려 기독교 신자를 적발하는 위장 교회라는 충격적인 증언이 나왔다.

북한 지하교회에 관여하고 있는 내부 소식통은 17일 중국 옌지(延吉) 주택가 비밀 가옥에서 기자를 만나 “북한 국경지대 보위부 반탐처에서 보위부 정보원들로 구성된 가짜 지하교회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것이 사실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보위부의 지령을 받는 요원들은 탈북자로 위장해 중국에 있는 한국 교회 단체에 접근해 성경책과 돈을 받아온 다음, 지하 보위부원들을 중심으로 비밀교회를 구성한다”면서 “선교활동을 빌미로 자금까지 지원받고, 중국과 연결된 진짜 비밀교회를 체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그 충격적인 실태를 전했다.

소식통은 이러한 사실을 보위부 관계자를 통해 직접 전해들었다면서 보위원들 사이에는 공공연한 비밀로 돼있는 일이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성경은 종이공장에 폐지로 가져가고 돈은 보위부에 바친다”면서 “이 보위원은 ‘성경책 종이가 담배를 말아 피우는 종이로서는 제격’이라고 말하며 시시껄렁 웃었다”며 이들의 반(反) 종교적 행태에 분개했다.

소식통은 이러한 가짜 지하교회가 기독교인 색출뿐만 아니라 한국 교회로부터 돈을 받아내기 위한 목적도 크다고 전했다. 국내 기독교 단체들은 북중 국경지대에서 활동하는 목회자 등을 통해 북한 내부 선교활동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위장 지하 교회 담당 보위원들은 외부지원 덕에 생활 형편이 괜찮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통은 “한국 교회들이 지하교회에 대한 지원사업과 지하교인들의 신상에 대한 보안 관리를 더 철저히 하지 않으면 보위원들의 배를 채워주고 지하교회들만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북한에서 종교를 전파하는 행위는 중범죄로 분류돼 가족 전체가 정치범수용소에 가거나 공개처형된다.

미국에 본부를 둔 국제 선교단체 ‘순교자의 소리’(Voice of the Martyrs)의 토드 네틀턴 공보실장은 “북한 교인들은 북한 당국의 계속되는 탄압과 체포, 고문의 위험 속에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성경공부나 예배를 보기 위해 모일 때는 한 번에 3~4명 정도 소규모로 모여 창문을 모두 가리는 등, 여러 가지 예방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 실향민들이 발간하는 월간지 ‘월간고향’ 11월 호는 “평안북도 동림군에 사는 조 모 씨가 목회활동을 하다가 본인은 물론 두 동생과 어머니까지 당국에 잡혀갔다”면서 “불안에 떨던 조 씨의 나머지 가족 3명은 10월 12일 동림폭포에 몸을 던져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9월 미 국무부는 북한을 종교자유탄압 ‘특별관심국(CPC)’으로 지정했다. 이로써 북한은 지난 2001년부터 7년 연속 ‘종교 탄압국’으로 지정됐다.

미 국무부는 세계 각국의 종교 자유 실태를 조사해 발표하는 연례 보고서에서 “북한헌법은 ‘종교자유’를 규정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종교자유는 존재하지 않으며 지난 한 해 동안 열악한 종교자유의 수준에 별다른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