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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대여시장, 결혼식 빈부격차 줄여…“주민도 고급 한복 빌려”

소식통 “결혼식 상차림용 고급 술·과일·꽃 임대 가능…비용은 원가의 10%”
설송아 기자  |  2017-11-08 10:04

진행 : 최근 북한에서 가을철 결혼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대여시장도 덩달아 호황입니다. 결혼식에 필요한 상차림·한복 등 필요한 물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대여할 수 있어 결혼식 빈부격차가 줄어들고 있는데요. 설송아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설 기자 관련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가을철 결혼시즌은 북한도 마찬가집니다. 내년 봄까지 신혼부부 결혼식이 이어질 전망인데요. 이에 따라 주목되는 것이 임대시장입니다. 원래는 대여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하지만 북한에서는 그냥 임대라고 통칭한답니다. 암튼 결혼식 상차림과 예식의복 등 필요물품을 임대해주는 전문 상인들이 있습니다. 일반 주민들도 외국제 술과 열대과일 등 고급 식품을 빌려 자녀들의 결혼식을 준비하고 있는데요.

이는 결혼식 빈부격차를 줄이고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 일조를 하고 있습니다. 특히 소비관념이 바뀌고 있는데요. 오늘 이 시간에는 돈주(신흥부유층)는 물론 일반 주민들에게 호응을 받고 있는 임대시장을 통해 북한 결혼 문화의 변화상을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진행 : 결혼식이라고 하면 간부·돈주는 ‘달러잔치’를 벌일 수 있었지만, 일반 주민은 ‘촛불잔치’에 만족해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었는데요, 최근엔 이런 격차가 줄어들었다는 건가요?

기자 : 간부나 돈주들의 결혼식은 상차림부터 격이 달랐죠. 수입산 술·와인을 비롯한 열대과일 등 외국산 식품으로 차렸었는데요. 일반 주민들은 엄두도 못냈었습니다. 기껏해야 평양대평술이나 개성인삼술을 놓고 집에서 만든 떡, 상과자 등을 놓았는데요. 또한 최하층 주민들은 평양술 빈병을 얻어 상차림에 이용하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일반 주민들도 고급한 외제식품을 대여해서 결혼식 상차림을 차린다고 합니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최근 임대시장이 나오면서 주민들은 결혼식 등 대사(大事)에 필요한 식품은 물론 고급 조선옷(한복)도 임대할 수 있어 빈부격차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며 “임대시장은 가난한 주민들 뿐 아니라 중산층 주민들에게도 실리적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진행 : 한국에서도 한복은 빌릴 수 있지만 외제 술은 빌릴 수는 없는데요. 북한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네요. 과거 상황을 비교해주시면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자 : 사실 북한에서는 90년대 말부터 임대시장은 이미 시작됐어요. 그때는 장마당이었죠. 당시 저도 아들 돌잔치 상차림에 놓을 여러 가지 사탕, 과자를 대여했었습니다. 친구가 상인이었기 때문에 비용은 지불하지 않았지만, 상품을 돌려줄 때 돌상에 올렸던 송편이나 강정 등 음식을 신문지에 싸주었습니다. 암튼 개인적으로 식품을 대여하니 경제적이었는데요.

상차림 식품을 구매하는 비용으로 돌잔치 손님들에게 만족한 식사를 대접할 수 있었던 겁니다. 이처럼 인간관계로 주고받던 임대 문화가 20여 년의 시장역사를 거치면서 오늘날 전문 수익성 시장으로 발전한 겁니다. 식품이든 한복이든 대여는 모두 가능하고요. 임대비용은 원가의 10%를 지불한다고 소식통은 소개했습니다.

진행 : 원가의 10%만 지불한다면 너도나도 대여하려고 할 수 있겠는데요? 결혼식 문화 변화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자 : 일단 결혼식 상차림 문화가 변하고 있습니다. 상차림 중심에 놓던 결혼축탑(가내반 상품)이 없어지고 수입산 화환을 놓습니다. 또 떡, 지짐, 돼지고기 등 가공식품이나 평양술 등 국산식품은 ‘촌스러운’ 것으로 밀려나고 있는데요. 술·와인, 열대과일 등 수입산이 그 자리를 차지한 겁니다. 여기서 수입산 제품 상차림 세트 가격은 500달러로 전해졌는데요. 하루 임대비용은 50달러입니다. 상품을 첨가 할 경우 비용은 추가로 계산하면 됩니다. 

재미있는 부분은 꿩 임대가 안 된다는 점입니다. 기존에는 신랑신부를 상징해서 닭 두 마리를 익혀 축탑 양쪽으로 놓았지만 지금은 꿩으로 바뀌었는데요. 꿩은 반드시 깃털채로 놓는다는 점입니다. 익히면 닭으로 오해할 수 있어서라고 합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평안남도 시장에서 닭은 1만 5천 원, 꿩은 3만 원으로 닭보다 배(倍)가 비싸다”며 “결혼상차림에 닭을 놓았느냐, 꿩을 놓았느냐에 따라 수준이 평가되기 때문에 부모들은 웬만하면 꿩을 구매하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진행 : 북한에서 임대시장의 생동감이 느껴지는 것 같아 흥미진진한데요. 한복도 임대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상황인가요? 

기자 : 한복시장을 먼저 말씀 드린다면요. 평안남도 시장에서 한복가격은 원단과 디자인에 따라 30달러부터 200달러까지 형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비싼 최고급 한복도 물론 있고요. 여기서 100달러 가격부터는 색상과 디자인이 예쁘다고 하는데요. 그동안 가난한 집 총각들은 신부 예장에 30달러 가격 정도의 한복을 보냈다고 합니다. 간부·돈주 자녀들이 고급 한복을 입을 때 싸구려를 입은 신부는 서러울 수밖에 없었죠. 

그러다 한복 임대시장이 나오면서 이런 격차가 줄어든 것입니다. 소식통은 “식품임대는 후불도 있지만 한복임대는 선불이 필수이며 반환할 당시 흠이 발견되면 절반 가격을 물어야 한다”며 “때문에 비싼 한복보다 100달러 한복 임대가 가장 많으며 200달러 이상 가격의 한복은 임대상품이 아니다”고 소개했습니다. 또한 임대시간이 초과되면 추가 비용을 내야 한다고 하네요. 

진행 : 이제는 서러움에서 벗어나서 멋진 한복을 입고 환하게 웃을 북한 신부들이 그려지는 것 같아 흐뭇합니다. 한국처럼 결혼식장도 대여할 수 있는 건가요?

기자: 평양시 경우 전문 결혼식 식당이 보편화되었지만 지방도시에는 그렇지 못합니다. 대도시 순위로 결혼식장이 나오긴 하지만요. 아직 지방도시에는 일반 식당을 임대하여 결혼식을 진행하곤 합니다.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을 결혼식장으로 임대하는데요. 비용은 내부장식과 도심과의 거리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이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일반 주민들은 결혼식장을 빌리긴 보다는 주로 자택에서 식을 올리는데요. 2000년대만 해도 신랑·신부 집에서 결혼식을 따로 했지만요. 지금은 합동결혼식이 추세입니다. 변화되고 있는 결혼문화의 하나입니다. 실리를 따지려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이와 같은 모습은 시장이 진전할수록 더욱 발전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대해 소식통은 “최근 웬만한 돈주들까지 소비관점이 바뀌면서 상차림에 필요한 비싼 외국산 술이나 와인은 구매보다 임대가 선호되고 있다”며 “쓸데없이 낭비하기보다는 돈을 모아 자녀들에게 밑돈을 주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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