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개인미용실 月상납금 안 내면 영업정지 처분”

진행 : 북한 지방 정부가 세금 확충을 목적으로 적극적인 독려에 나서면서 개인이 경영하는 미용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가의 재료와 기기로 무장한 고급 미용실은 국영에 비해 50배가 넘는 비용을 받는 경우도 있지만, 간부와 돈주(신흥부유층), 나아가 중산층들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설송아 기자와 함께 북한 미용 시장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설 기자,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지방 정부의 자율성에 따라 시(市) 인민위원회 상업부가 최근 사(私)기업을 독려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개인이 먼저 서류를 신청했다면 최근엔 지방 정부가 더 적극적인 모습이라는 건데요.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과 구멍가게, 그리고 미용실까지 상업관리소 소속이라는 간판을 주고 월(月) 수익금을 징수하겠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방정부의 자금난 해소가 주 목적인 것입니다.

때문에 사기업 숫자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고, 이에 주민들의 생활환경도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시장화의 진전과 주민들의 구매력 향상에 따라 그동안 발전하지 않았던 사업 형태도 상인들의 관심거리로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바로 ‘미용실’도 그 아이템 중 하나라고 볼 수 있죠. 이번 시간에는 개인 경영과 국가 경영의 미용실 운영실태와 함께 주민 반응까지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진행 : 개인 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살아난다고 판단한 지방 정부의 생각이 흥미로운 대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아까도 잠깐 말씀하셨지만, 이는 지방 정부의 자금난을 해소하겠다는 의도라고 볼 수 있는 거겠지요?

기자 : 네. 여기서 잠시 과거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개인 미용실이 등장한 건 오래전의 일인데요. 1980년대부터 도시에 자리 잡은 국영미용실 미용사들은 밤에 몰래 자택에서 파마를 해주면서 돈을 벌었습니다. 지금도 이들은 낮에는 국영에서 일하고 공휴일과 퇴근 후 개별적으로 미용을 하면서 돈을 벌고 있는데요. 이런 경우는 지방 정부가 수익금을 내라고 할 명분이 없습니다.

또한 역전, 종합시장 등 역세권을 이용해서 야외에서 이발과 미용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국가가 장악한 시장통제시스템에서 벗어나기 쉬운 환경이었던 겁니다. 이와 반면 개인투자로 미용실을 짓고 등록한 경우 수익금 10% 상납은 필수인데요, 그러니까 지방 정부가 관리 체계에서 벗어나 있던 개인 미용사들을 편입시키고 있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진행 : 비공식으로 운영하던 개인미용실 모두 지방 정부가 장악에 나섰다는 것이군요. 그렇다면 국영미용실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건가요? 

기자 : 아닙니다. 그대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다시 말해 소득에 따라 미용실 이용이 다른 것인데요. 국영은 비교적 눅기(싸기) 때문에 하층민들이 가고, 개인미용실은 중산층이 이용한다고 평안남도 소식통은 전했습니다.

소식통은 “개인미용사는 기술이 좋고 (파마)약도 좋기 때문에 국영보다 말도 안 되게 값을 세게 불러도 손님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주목되는 건 국영미용실 이발과 미용가격은 동일하지만, 개인미용실은 소비층에 따른 가격을 적용한다는 겁니다. 즉, 소득수준도 다르고 소비취향도 다르기 때문에 가격을 차별화했는데요. 고객을 만족시키면서도 이득을 확충하려는 전략을 고안해 낸 것으로 보입니다. 

진행 : 처음에 이렇게 일을 시작한다는 건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요. 이들이 어떻게 개인미용 기술을 배우게 된 건지부터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자 : 아직 북한은 제도적으로 사적재산은 물론, 사교육도 인정하지 않습니다. 당연히 미용기술교육도 암시장에서 이뤄지는데요. 특히 ‘혁명의 수도’ 평양시에서 버젓이 고가의 사교육이 이뤄지고 있다는 겁니다. ‘등잔밑이 어둡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북한 당국이 암묵적으로 허용하는 것이라고 평가됩니다.

이처럼 평양창광원이 직접 나서서 개인에게 미용과 이발, 피부 관리 등 여러 가지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일주일에 10달러였지만 최근에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월 100달러까지 뛰었습니다. 이 가격에는 실습비용도 포함되는데요. 교육을 마친 후 창광원은 별도로 미용에 필요한 수입설비를 세트로 판매하면서 쏠쏠한 자금을 챙기고 있다는 것이 평안남도 소식통의 설명입니다. 

진행 : 미용기술을 외화를 투자해서 배우고 있는 것이군요. 그렇다면 영업을 통해 이를 보충해 나가야 할 텐데요. 일부러 상납금을 내지 않는 경우도 있는지도 궁금하네요. 

기자 : 일단 시 인민위원회는 영업 시작 한두 달 자리 잡을 동안 상납금을 내지 않아도 봐주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후 돈벌이가 잘되면서도 벌지 못했다고 속일 경우 사법처리 대상에 오른다고 하는데요. 즉시 영업을 중지시키고 사법기관을 동원해서 기계 설비를 회수하도록 조치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는 이발, 미용 등 편의봉사 분야뿐 아니라 모든 사기업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월 수입의 10%를 반드시 받아내겠다는 지방정부의 의지가 읽혀지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행 : 정말 그렇네요. 이런 상황이라면 미용실 측에서 이익을 확충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사용할 것 같은데,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 네. 여기서 놀라운 점은 국영미용실 가격도 생각했던 것에 비해 저렴하지 않다는 점입니다. 현재 평안남도 국영미용실에서 파마를 하려면 짧은 머리는 3000원, 긴머리는 5000원을 지불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노동자 공식 월급에 맞먹어 개인적으로도 놀랐습니다. 다만 이 가격이 국정가격으로 명시된 건지 확인되지는 않았습니다.

또한 개인이 경영하는 미용실 파마가격은요. 5~10달러 정도인데, 고급파마는 20달러까지 한다고 합니다. 고급 미용실은 담알(롤)부터 다르고 직발기(고데기)도 고급을 쓰기 때문에 비싼 게 아니라는 인식이 강하다고 합니다. 또한 “요금지불에는 국돈(북한돈), 달러, 위안화 모두 가능하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진행 : 국영보다 개인미용실 가격이 수십 배나 비싸지만, 인기는 더 좋다고 할 수 있겠네요?  

기자 : 네. 계산해보면 국영과 사기업 미용실 파마 가격이 50배 정도 차이납니다. 그런데도 이를 찾는 주민들이 나온다는 거죠. 주민들의 변화된 문화생활을 엿볼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또한 시장이 북한 주민들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직 ‘문명한 삶’이라고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분명히 말 할 수 있는 건, 북한 당국이 강제하던 문화는 주민들의 호응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못 먹어도 유행에 뒤지고 싶지 않고, 한 푼 한 푼 모아 한국식 스타일로 꾸미고 싶다는 젊은 체내(처녀)들이 늘고 있습니다. 일반 주부들도 매일 천 원씩 된장단지에 모아두었다가 집 내부를 장식하고 있는데요. 시장 활성화로 인한 북한 사회문화의 변화는 다음 이 시간을 통해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북한 경제 IT 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