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권 붕괴 후 北 미래 준비모임 결성…비공식 결사 많을 것”

[라지오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적발되면 수용소 가든지 사형…결사의 자유 극도로 제한”
국민통일방송  |  2017-12-04 11:36

북한인권기록센터가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북한 주민의 인권 정보를 낱낱이 기록하고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에 인권 탄압 범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다는 근거를 마련하는 데 앞장선다는 얘기다. 이에 발 맞춰 데일리NK와 국민통일방송은 인권 유린의 직접 피해자들의 증언을 통해 북한 주민들과 국제사회에 북한인권 문제의 심각성을 환기하고, 인권탄압 가해자들에게 경고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

진행 : 안녕하십니까. 이광백입니다. 2015년 유엔은 대한민국 서울에 인권사무소를 설치해 북한의 인권상황을 감시하고 피해자들의 증언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한국 정부도 2016년 말 탈북민들의 증언을 기록하기 시작했습니다. 기록은 통일 후 인권 책임자들을 처벌하는 결정적인 법적 근거가 될 것입니다.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고 어떤 인권문제가 있는지 이야기해 봅니다. 지금도 북한에서 인권침해를 지속하고 있는 가해자들이 인권침해 행위를 중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세계인권선언 제20조는 ‘모든 사람은 평화적인 집회와 결사를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어떤 결사에 가입되도록 강요받아서는 안 된다’고 밝히고 있는데요. 오늘 북한에서 사조직 활동을 하다가 발각이 돼 보위부에서 3년간 수감 생활을 했던 도명학씨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 네 지난주에 이어 오늘도 함께해 줄 도명학 선생님 나와 계신대요. 안녕하세요. 지난주에도 말씀해주셨지만, 한국에 오신 지 얼마나 되셨죠? 

이제 십 년 조금 넘었죠.

- 벌써 십 년 됐네요. 오늘은 결사의 자유 중심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결사의 자유는 쉽게 자유롭게 단체 활동을 할 수 있다는 뜻인데요. 북한은 전 세계 여느 나라 못지않게 각종 교육기관, 기업소 등등 조직이 많은 나라 중에 하나잖아요. 선생님도 이 중 어떤 단체에 소속돼서 활동을 하셨죠?

뭐 어렸을 때는 다 같죠. 북한 주민들 다 같아요. 어렸을 땐 소년단, 그 다음에는 청년동맹, 그리고 성인이 돼서 직업동맹에 들어가죠.

- 한 가지 궁금한 게요. 그 많은 조직 생활을 어렸을 때부터 했다는 건데 소년단은 보통 몇 살 때 들어가나요?

소년단은 만 7살이예요.

- 그 단체를 자기가 원하면 들어가서 활동하고 원하지 않으면 활동하지 않아도 되나요?

그런 게 없죠. 조금 있다면 정치조직 생활을 만 7세에 시작하는데, 들어가는 순서가 달라요. 만 7세라고 해서 다 소년단에 들어가는 건 아니예요. 늦게 시작하는 사람은 9살부터 하는 사람도 있죠. 처음부터 어린이들을 조직에 순위를 정하는 거예요. 모범적인 사람들은 먼저 소년단에 넣고 하는 거죠. 그렇게 명예감을 줍니다.

- 그러면 사실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강제로 조직 생활을 하는 거군요.

그렇죠. 군대에 가면 어느 부대에 배치하듯 그렇게 되는 거죠.

- 그러면 그 조직 생활 가운데서 어떤 점들이 어렵고 힘든가요?

사람마다 다 차이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내가 원해서 들어간 조직은 아니잖아요. 그냥 어차피 가는 건데 그게 나하고 뜻이 맞는 사람인지 마음이 맞는 사람인지 모르는 거죠. 그리고 조직 간부를 내가 원해서 선출을 했다면 억지로 간 조직도 나의 마음에 맞게 변화가 오겠지만, 그것도 없고. 선거를 한다고 하지만 미리 정해진 사람을 그냥 담임선생님이 거수를 시켜서 찬성, 반대를 외치니 여기서 반대를 들 수 없어요. 반대하면 몹시 나쁜 행위로 간주하거든요.

- 실제로 반대에 손을 드는 사람도 있나요?

반대에 드는 사람도 있어요. 장난삼아 드는 거죠. 그러면 선생님들이 울어요. 그럼 소년원 지도 선생, 체육 선생, 교장 선생 다 와요. 결국, 무서워서 다 말 듣죠. 이건 다 장난이죠. 반대는 없어요. 이 자체가 반동 짓이라고 보거든요. 애들이 다 선생님 골려주려고 하는 거지 반대 선동에 참여할 수가 없죠. 진심은 찬성에 들어야 된다 하는 거죠.

- 아주 어렸을 때부터 사실상 정치 조직 생활을 국가와 당이 강제하고 거기에 대한 의무 생활로 조직 생활에 참여하는군요?

그래서 마음에 드는 사람이 없어요. 근데 간혹 마음에 드는 사람은 조직 생활로 대가와 이득이 있을 때죠. 내가 조직에서 존재감이 부각될 때나 좋아요. 그렇지 못한 나머지는 생지옥이죠.

- 그런데 조직생활을 몇몇 소수는 열심히 해서 출세의 수단으로 삼거나 하는데 나머지 다수는 억지로 하다 보니 소홀해질 때도 있지 않나요?

조직생활이 소홀해지면 반드시 죄를 지어요. 왜냐면 출석만 정기적으로 나가고 시키는 것만 해도 큰 문제는 없는데, 다른 사람이랑 휩쓸려 다니는거죠. 다녀봐야 자기랑 똑같은 사람들끼리 다니는 걸 비조직적 행위라고 해요.

- 도 선생님은 북한에서 당국이 통제하는 일반적인 조직 생활 말고 어떤 모임을 만들어서 활동한 적이 있다고요. 어떤 모임인가요?

공식적인 의미를 띨 수는 없죠. 공식적으로 활동하면 적발이 되고 처벌은 감당할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그래서 말로만 활동하고 아무런 서류도 없고 명칭도 없었어요. 의도적으로 이렇게 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는 모두의 말이었어요.  

- 무엇을 위한 모임이었나요?

동유럽 국가들이 막 붕괴하면서 그때 우리가 ‘북한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구나, 무너지는 건 시간문제지 언젠가는 이곳도 동유럽처럼 될 것은 뻔한데 만약에 그렇게 된다면 우리가 그때 가서 어떻게 해야 한다’ 그래서 그때를 대비해서 우리가 지금부터 자신을 준비해야 하고, 그 시대를 대비해서 오늘의 이 조직이 양지로 나가기 위한 그러한 준비를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해서 모의를 했죠.

- 그렇군요. 그럼 주로 어떤 사람들이 참여했고 규모는 얼마나 됐나요?

규모가 클 수는 없죠. 뭐 처음에 5~6명으로 시작했어요. 이 방송을 북에서도 듣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말이죠. 어느 장소에 모여서 앞서 말한 걸 충분히 밤새 토론도 하고 그랬어요. 그 전부터 서로가 또 집단처럼 한꺼번에 모인 게 아니라 두 명 아니면 단독으로 모여서는 시국에 대한 이야기를, 답답함을 토로하고 그랬죠. 그러다가 정식으로 뭔가 만들어보자 해서 모인 거죠. 모여서 결론을 내리고 각자가 자신의 행동을 잘해야 한다고 했어요. 실제론 사람들이 다 모범적이에요. 미래를 내다봐서 모범적인 것이 좋지, 높은 자리 올라가고 중요한 대목에 있을수록 위험하다. 동유럽 보면 공산당 사회주의 계층의 사람들이 사회적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변화를 이끌어냈죠. 각자가 자기 위치에서 모범적이어야 한다는 거예요.

- 그런 사람들은 어떤 직업을 가진 분이었나요?

다 있어요. 당, 정권 기관 뭐 골고루 다 있습니다. 그게 그들 사이에서도 몇은 서로 알지만, 더러 몇은 서로를 모르고 살아가죠. 왜냐면 안전성을 다 계산을 했기 때문이에요. 제가 그렇게 주도를 했죠. 이 쪽 지역의 친구들과 다른 쪽 지역의 친구들은 서로 모르고 혹시 만나도 얼굴만 본 사이 정도지 결사, 약조 때문에 만난 관계인 거를 서로 모르죠.

- 그러면 만나면 주로 어떤 활동을 하나요? 불만을 털어놓는 거였나요?

그냥 그런 정도죠. 불만을 털어놓고 앉아서 자기들이 계속해서 세미나를 진행한다고 하는 거죠. 그게 풀뿌리 민주주의 아니겠어요. 민주주의는 토의 과정을 통해서 뭐든 정립해가잖아요. 토의를 통해서 이런저런 걸 정하고요. 중요한 것은 외부소식을 어디서 얻게 되면 공유하고 외부소식뿐 아니라 국내에 전하지 않는 당 내부 문제도 얘기했어요. 이런 것들은 서로 각 분야 있으니까 대외에 나가지 말 것, 이런 내용들을 서로 공유하니까 각 분야에 대한 일가견들이 모두가 생기고 국내는 어떻게 돌아가게 알게 되더라고요. 중요한 것은 라디오를 같이 들어요.

- 위험한 행동이기도 했군요.

밤에 안전한 주로 아파트 집 같은 곳에서 들었어요. 듣는데 혼자 듣기보다 여럿이 듣는 맛이 아주 달라요. 훨씬 재미있어요. 라디오를 들으면 한 사람이 “아, 이렇구나”라고 말하면 다른 쪽에선 “이거 과장된 거 아니야?”라고도 하고 라디오를 듣고 토론하는 건 또 며칠씩 걸리고 그래요. 시간을 나눈 대로 오늘 저녁에 일 없으면 “강연에 참여해야지”라고들 했어요.

- 결국, 정보를 공유하고 그것을 통해 정세를 토론하는 모임이었고 궁극적으로는 북한의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이었던 거군요. 그렇다면 언제쯤 만들었고 얼마나 지속이 된 건가요?

한 90년도, 독일이 통일되는 그때쯤 만들어졌죠. 그리고 12~13년 정도 지속했죠.

- 그런데 언제쯤 발각이 된 건가요?

전 시간에 얘기했지만 밀정한테 얘기해서 걸렸죠. 난 사실 그 밀정도 우리 조직원으로 흡수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오히려 정보를 유출하고 큰 실수를 한 거죠. 그로 인해서 조직 자료들이 넘어갔는데 북한 당국이 그것을 캐내려고 엄청 노력했죠. 사실상 저도 그 사람을 끌어들인다고 하면서도 결정적인 것은 얘기하지 않았어요. 완전히 가깝기는 했지만 원래 지하공작원칙이라는 게 아무리 가깝다고 해도 말을 할 부분이 있고 안 할 부분이 있잖아요. 그 동지를 믿지 않아서가 아니고요. 많은 문제는 이야기를 안 한 측면이 많아요.

- 결과적으로 사실상 증거가 부족해서 북한 당국이 그것으로 처벌하기는 쉽지 않았고 한 3년 정도 길게 조사를 했지만, 실체는 없었던 단체로 남았군요. 형체가 없는 그런 단체로 인해 궁극적 처벌은 받지 않았지만 3년 동안 고생하셨어요. 만약에 실체로 드러나서 발각된다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될까요?

북한은 정치범 처벌조항 중에서 그 죄가 가장 극형감이에요. 보위부에 잡혔을 때 조사관이 그것은 10년 이상 징역 내지 사형에 처한다고 말했어요. 10년 처한다면 수용소에 가는 거죠. 수용소 가면 딱 10년 있는 게 아니예요. 연장해요. 결국 죽을 때까지 못 나오는 거죠.

- 형법상은 10년 이상의 징역형이라고 해도 사실상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단체에서 활동하면 정치범수용소에 가거나 사형을 당하는군요. 그런 북한체제에 대한 비판, 북한사회의 미래를 위해서 단체를 만들거나 결사를 하는 사람들이 실제 얼마나 있다고 봐야할 까요?

일반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형체가 없는 비공식적인 결사들은 무수히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게 없다면 북한 보위부가 별로 할 것이 없어요. 국경보위부는 국경과 관련된 것을 할 수 있지만, 황해도 평안도 내륙의 보위부는 뭐할 게 있겠어요. 도청하고 누가 얘기를 하고 신경 쓰는 게 주로 이거죠. 보위부 간부들을 좀 아는 것도 있어서 보지 말아야 할 문건들을 보면 소소하게 어디서 어떤 사건 일어났고 이런 것들이 있어요. 북한에서 널리 알려진 자강도 만포 사건이 굉장했거든요. 청년조직이 전국적으로 다 뻗은 것을 일망타진했다는 보위부에서 엄청난 사건이었어요. 그 조직은 정말 컸죠. 그러한 사건들 대표적으로 만포사건이 있을 정도면 작은 거는 얼마 정도든지 있을 수 있다는 거죠.

- 아주 틀이 잘 갖춰진 그런 조직이라 볼 순 없지만, 어쨌든 반감을 가진 사람들 모여 마음을 나누는 무형의 보이지 않는 형체의 단체가 있을 수 있는군요.

아마 결사의 단체가 부분적으로도 허용되는 게 중국 정도만 된다 해도 아마 북한 내에는 반체제 조직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거예요.

- 북한 당국은 일체의 정치조직을 허용하지 않고 있는데 혹시 정치조직 말고 평범한 취미 활동을 할 수 있는 동호회라던가 이런 건 가능한가요?

그것도 이름을 달면 안 돼요. 동호회 산악회 여긴 그런 게 많은데 그런 것을 달면 안 돼요.

- 어쨌든 어떤 형태든, 형태를 갖춘 조직을 허락하지 않는군요?

동창생들끼리 모여서 놀러 가고 이런 건 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그것도 높은 간부들은 힘들어요. 왜냐하면, 동향 동창들이 모여서 다니는 것은 비조직적이고 유일사상체계에 어긋나는 행동이기 때문이죠. 일반 주민들, 하급 간부들 정도에는 그만한 거 가지고 처벌을 할 형편도 못되고요.

북한은 사실상 결사의 자유던가 자유로운 단체의 활동은 불가능한 것이고 심지어는 동창회라던가 아니면 취미모임조차도 활발하게 활동하기 어려운 사회라고 봐야 하는군요. 네 지금까지 도명학 씨를 통해서 북한에서 결사의 자유가 침해되고 있는 사례들을 들어봤습니다. 오늘 증언 감사합니다. 

북한에서 당국이 강제한 것이 아닌, 자발적으로 사조직을 만들고 활동하다 발각이 돼 고초를 겪은 도명학 씨의 증언 들어봤습니다. 이에 관한 전문가의 인권법적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입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조정현 교수 전화 연결돼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도명학 씨의 오늘 증언을 통해 어떤 인권법적 문제를 이야기해 볼 수 있을까요?

오늘 나눈 내용은 북한 내에서의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상황을 잘 나타내 주고 있는데요, 이미 언급되었듯이 세계인권선언 제20조뿐 아니라 북한이 당사국인 자유권규약 제21조 및 제22조에도 보다 자세히 이에 대해 규정되어 있습니다. 또한, 집회 및 결사의 자유는 북한의 사회주의 헌법 제67조에도 명시되어 있는 북한 주민들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즉, 북한 주민을 포함한 모든 사람은 평화적인 집회의 권리가 인정되고 자기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다른 사람들과 결사체를 조직하는 자유가 보장되는 것입니다. 물론 저번 주제였던 표현의 자유와 마찬가지로 사전에 법률에 의해 규정되고 국가안보나 공공안전 등을 위해 또는 타인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민주사회에서 필요한 수준의 합리적인 제한은 여전히 가능합니다.

북한도 형법과 행정처벌법 등을 통해 법률을 통한 권리 제한을 실시하고 있는데요. 오늘 사례에서 살펴봤듯이 명문의 헌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합법적으로 집회나 시위를 하는 것, 또 이익 증대를 위해 자발적 결사체를 구성하고 가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오히려 어려서부터 소년단, 청년동맹, 직업총동맹, 여맹에 이르는, 강요된 단체에 가입하고 또 당국에 의한 관제집회에 강제로 동원되는 등 합리적 수준을 넘어서서 집회 및 결사의 자유가 사실상 전면 금지되는 그런 심각한 상황으로 보입니다.

도명학 씨 사건과 같은 정치조직은 물론이거니와 동호회나 산악회까지도 맘대로 조직하지 못하는 북한의 현 상황은 명백한 “집회 및 결사의 자유” 위반으로 생각됩니다.

북한에서 침해받고 있는 집회 및 결사의 자유에 관한 전문가 의견 들어봤습니다. 조정현 교수님 감사합니다.

이 기사는 북한주민들에게 송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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