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인들, 속으로는 ‘딴맘’ 겉으로만 ‘충성’

지난 25일은 ‘조선인민군창건’ 84돌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오늘 <노동신문 바로보기> 에서는 인민군 창건일(4.25)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탈북자동지회 서재평 사무국장님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국장님 안녕하십니까?

1. 국장님, 우선 북한에서 ‘조선인민군 창건일(4.25)’는 어떤 날인지 궁금합니다.

북한에서 인민군 창건일은 1932년 4월 25일로, 항일인민유격대를 창건한 날로 지정했습니다.  본래는 그날이 아니고 인민군을 정식으로 창건한 날이 따로 있지만, 갑자기 1932년 4월 25일을 조선인민군 창건일로 재 지정한 것입니다. 

2. 본래 조선인민군은 1948년 2월 8일에 창건했습니다. 역사 기록도 있는데요, 변경하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원래는 1948년 2월 8일을 인민군창건일로 기념했는데 80년대 말 돌연 1932년 4월 25일을 인민군 창건일로 지정했습니다. 김일성의 항일 무장 투쟁과 업적을 부각시키기 위해서, 그러니까 조선인민군의 시조는 반일인민유격대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2-1. 인민군 창건일을 이렇게 갑자기 변경한 것에 대해, 주민들 반응은 어떤가요?

어렸을 적에는 4월 25일 기념일을 잘 몰랐습니다. 이후 학교에 들어가서 북한의 김일성의 혁명 역사를 배우는 중에 1932년 4월 25일은 항일인민유격대를 창건한 날이고 1948년 2월 8일은 정규군으로 만든 날이라고 배웠습니다. 북한의 ‘4.25문화회관’이 있는데 이것도 군 창건일을 바꾸지 전에는 ‘2.8회관’이라고 불렀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4.25촬영소’도 예전에는 ‘2.8예술영화 촬영소’였었죠. 

70년 이전 세대들을 여전히 2월 8일을 인민군 창건일로 알고 있지만 이후 세대들을 이 부분을 잘 모르기 때문에 4.25로 알고 알죠. 그러다가 공부를 하면서 원래는 4월 25일이 항일인민유격대를 창건한 일이고 2.8은 정규군으로 만든 날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3. 어찌됐든 현재 4월 25일은 조선인민군의 생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군인들에게 주어지는 특혜가 있나요? 

정주년(5, 10년 주기로 일종의 꺾어지는 해)에 따라서 최고 사령관 명의로 선물이 나오곤 했습니다. 1992년에는 전체군인에게 별이 새겨진 기념시계를 선물했습니다. 이후에는 장군이나 장교들에게만 일정한 선물들을 주고 있습니다. 정주년에는 4월 25, 26일을 휴식 할 때도 있고, 보통은 하루씩 휴식합니다.  

또 일반군인들에게는 평상시에는 잘 못 먹다가 그날엔 떡과 육류 음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하루는 잘 먹을 수 있습니다.  

4. 김정은 집권 이후 군 고위간부들에 대한 처형이나 계급 변경이 많았습니다. 군대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을 것 같은데요, 창건일을 맞은 북한 군대 분위기가 어땠는지 궁금합니다.

북한군인들은 사실 만성적인 식량난과 공급부족으로 사기가 바닥으로 떨어진 지 오래됐습니다. 최근에는 현영철 인민무력부장이 김정은 옆에서 졸았다고 해서 총살을 당하고, 리영호 인민군 총참모장도 사라져 버렸습니다. 또한 리영길 군 총참모장도 행방이 모연합니다. 이런 핵심 고위층들에 대한 처형이나 강등 등 계급 변경이 많이 일어나고 있는 부분은 군에 사기를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결정적인 요인입니다.

군의 사기라는 것은 그 군에 대한 우대인데 이렇듯 무시하고 자주 보직을 변경시키고 총살, 강등 등 처벌이 잦으니, 조직에 대한 열등감과 사기가 떨어지고 있는 겁니다. 또한 일반 군인들도 사기가 바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북한 군인들의 김정은에 대한 충성심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5. 김정은이 군사훈련을 직접 지도하는 등 군사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는데요, 군인들은 김정은을 어떻게 평가하나요? 

원래 군인들은 김정은을 군의 최고 권력자로 인정하지도 않지만 북한 체제의 특성상 수령에 대해 어쩔 수 없이 충성하는 흉내를 내야 합니다. 속으로는 딴 맘이겠지만, 겉으로는 어쩔 수 없이 충성을 표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또 북한 체제에서 제일 충성심이 높다고 평가되는 집단이 군인데도 불구하고, 군인들도 김정은이 군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지도자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서재평 사무국장과 함께 조선인민군 창건일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