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공장 80% 가동 중단됐는데 교복 생산 완료?

진행 : 북한 조선노동당의 기관지 ‘노동신문’. 김정은 정권을 선전하는 도구 노동신문의 거짓과 왜곡을 사실과 대조해서 짚어보는 시간 노동신문 바로 보기 시간입니다. 4월 20일 이 시간은 북한민주화위원회 서재평 사무국장과 함께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1. 첫 번째 뉴스입니다. 어떤 내용을 살펴볼까요?

이번 주는 김일성 생일의 태양절을 맞아 노동신문이 김일성에 대한 기사로 가득 채웠습니다. 유심히 볼 것은 김일성 생일에 대한, 김정은에 대한 충성·찬양 기사가 많이 강조되었다는 것입니다.

2. 김정은이 정권을 잡은 지 4년 밖에 안됐는데요. 인민사랑의 최고의 화신이다 등 표현 자체가 너무 찬양적이라 오히려 비웃음을 사지 않을까 싶은데요. 어떤 근거를 들어서 인민 사랑의 최고 화신이라는 표현을 쓴 건가요? 

기사를 보면 몇 가지 사실을 예로 들었습니다. 2011년에 김정일 사망 당시 애도기간인데 평양시민들에게 물고기를 선물로 보내줬다고 하면서 이 내용을 숭고한 인민사랑의 축도라고 자랑했습니다. 그리고 공장과 농장, 건설장, 외진 섬마을 현지지도 한 것들과 평양에 건설된 능라 인민유원지, 김일성 종합대학 교육자 살림집, 미림 승마 구락부, 마식령 스키장 등 수많은 건설을 완공한 예를 들며 위인의 전설 같은 이야기라고 추켜세웠습니다. 무도 방어대라든가 장재도 방어대, 군부대 현시찰 소식, 까칠봉 초소, 해군부대 전사자 묘 등 어쨌든 4년 기간에 정치·경제·문화적으로 북한을 현지 지도한 모든 내용을 짧게 수록을 하면서 김정은의 업적을 국제사회가 굉장히 자랑하고 있다고 기사를 썼습니다.

3. 기사 내용을 보면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위대한 수령님들께서 한평생 아끼며 키워주신 인민, 온 생애를 깡그리 불태워 보살펴주신 우리 인민에게 만복의 별세상을 펼쳐주시려 오늘도 헌신의 낮과 밤을 쉬임없이 이어가고 계신다고 했습니다. 여기서 좀 눈여겨 볼 표현이 위대한 수령님들께서, 그러니까 김일성과 김정일을 말하는 것 같은데요, 이들의 인민사랑을 김정은이 이어가고 있다는 건가요?

이 부분이 애매한 부분입니다. 사실 김일성, 김정일의 인민사랑이 어땠는지 보면, 김일성 사망 당시 주민들이 굶어죽기 시작했을 때입니다. 역시 김정일 사망당시에도 주민들의 삶이 어땠냐면 20년 이상 주민들이 배가 고파서 여전히 가난과 굶주림에 지쳐있었고 희망이 없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지금도 주민들이 굉장히 어렵게 살고 있는데, 이걸 김일성과 김정일의 인민사랑을 김정은이 이어가고 있다고 하는 부분이 참 입에 담기도 추한 표현을 써가며 추켜세우는 겁니다.

4. 김일성 생일이라고 김일성에 대한 찬양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김정은이 할아버지 생일을 이용해서 자기 자신의 체제 정당성을 강조하려는 것 같은데요? 맞습니까?

바로 그겁니다. 할아버지 김일성 생일에 그의 업적을 자랑해야하는 것이 정상인데, 물론 하기는 했지만 그런 내용은 되도록 줄이고 자기 업적을 인민사랑의 최고화신이라고 추켜세우고 있습니다. 금수산태양궁전에 누워있는 김일성이 아주 기분 나빠할 것 같습니다.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한 번도 만나지도 않은 할아버지 김일성에 대한 앙갚음을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손자가 할아버지 머리에 앉으려고 하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현상이라고도 볼 수 있는 내용입니다.

5. 기사 내용을 계속 살펴보면 김정은 각하는 이 세상 어느 정치가도 펼칠 수 없는 사랑과 믿음의 정치, 인덕의 정치로 인류의 마음을 끌어당기는 태양이시다고 했습니다. 물론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3대에 걸친 독재자이긴 합니다. 어쨌든 사랑과 믿음, 인덕의 정치라고 찬양하는데 김정은의 현지지도 모습을 보면 나이 어린 김정은은 담배를 쥐고 나이가 지긋한 간부들에게 굉장히 권위적으로 가르치는, 그런 모습들이 보이는데요. 인민들이 믿음과 사랑, 인덕의 정치가라는 표현을 어떻게 받아들일까요?

그들이 앞에서 표현을 하지 않더라도, 집에 가서 잠자리에 누워 별 생각을 다 할 겁니다. 손자뻘 되는 어린 지도자를 모셔야하는데, 기분이 나쁜 정도가 아닐 겁니다. 또한 이 지도자는 노간부들을 어린애 취급하듯이 합니다. 이 자리에 옮겼다 저 자리에 옮기고, 앞에서 담배를 물고 훈계하고, 노간부들은 앞에서 무언가를 적는 흉내를 냅니다. 심지어 비 내리는 현지지도 현장에서 김정은만 우산을 들고 나머지 노간부들은 비에 흠뻑 젖는 사진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과연 무슨 생각을 할까. 이런 사례를 보면 인덕의 정치가는 둘째치더라도 인간의 기본적인 도덕조차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텐데, 창피합니다. 

6. 인민 사랑의 최고 화신이 김정은이다, 김정은 자신도 좀 부끄럽지 않을까 싶고요. 이 말 자체가 오히려 김정은을 우습게 비난하는 말로 들리는데요. 인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요?

당연히 그렇게 생각할 겁니다. 최근 북한학교들에서 김정은의 업적을 혁명활동 교재를 만들어서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그 교재 중에서 선생들이 쓰는 참고자료가 한국으로 입수됐는데 그 자료에 보면 김정은이 세 살 때 총을 쏘고, 열 발을 쏘면 열 발이 다 명중되어 사격선수들보다 더 명중속도가 빠르다는 내용, 세 살 때부터 경사가 심한 곳을 능수능란하게 운전을 했다는 등 이런 황당한 내용입니다. 이에 인민들은 별로 놀라지도 않습니다. 저도 자랄 때 김일성이 가랑잎으로 바람이 불면 수류탄이 되어 날아가서 일제를 쳐부쉈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그런 신비한 김일성과 김정일의 업적과 선전에 늘 살아왔는데 이런 표현은 별로 우습지도 않을 겁니다.

7. 다음 뉴스 알아보죠. 전국의 소학교 신입생들에게 새 교복과 책가방, 학용품을 마련해줬다. 그리고 태양절을 맞아 대학과 전문학교학생들에게도 새 교복을 안겨줬다고 하는데요. 공급 안된 곳이 더 많다는 게 저희 국민통일방송 취재결과 드러났는데요. 기사에는 김정숙 사범대학, 진천 상업전문학교, 태천군 소학교, 평양의학대학, 곽산농업대학에 공급이 공급됐다고 나왔습니다. 전국적으로 몇 %나 교복이 전달됐을까요?

전국적으로 교복이 몇% 전달됐는지는 좀 더 조사가 필요하지만 노동신문에 지금 거론된 소학교, 전문학교, 대학에만 전달된 사례 가지고 100% 전달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전국 단위로 보면 교복이 공급이 안 돼서 여러 가지로 파장이 일고 있는 부분이 소식으로 들려왔습니다. 왜냐하면 90년대 전에는 중앙에서 교복을 담당하는 4.15분과라는 임시조직을 만들어 원단천을 수입해 전국에 있는 옷 공장들에 공급, 생산을 하게 했습니다. 지금 북한의 현실이 수입할 수 있는 자금도 부족하고, 그걸 전국단위로 풀어 지방에 있는 경공업 공장들이 이것을 생산해야하는데 전국 옷 공장의 80%이상이 다 폐기처분되고 없습니다. 생산을 할 수가 없는 겁니다. 완전히 거짓말입니다.

8. 북한 당국이 노동신문에서 선전하는 것은 교복뿐만 아니라 대학 학생들에게 구두, 치마, 셔츠, 책가방까지 나눠졌다고 하는데요. 사실일까요? 당연히 아니겠네요?

제가 대학에 다닐 때는 배급이 그래도 비교적 정상적이었는데 그 때도 구두와 책가방은 공급한 적이 없습니다.

9. 이 노동신문은 어쨌든 전국의 기업소에 배포되는 거 아닌가요? 지방의 인민들도 이 기사를 볼 텐데 전국적으로 학용품을 나눠줬다라고 거짓말을 하면 뻔히 거짓 선전인 것이 드러나는데요. 왜 이런 거짓말을 하는 건가요?

이런 거짓말을 많이 듣고 살아온 북한주민들이라면 사실 별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이런 거짓 기사는 꼭 북한주민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기사들을 다른 측면에서 보면, 김정은의 지시내용에 ‘어떤 일이 있어도 그것을 공급하라. 우리가 사나 죽으나 공급하는 것은 우리의 전통이었다’고 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사람들은 ‘아. 김정은 동지는 그래도 전체 북한의 학생들에게 공급을 하라고 지시했는데 지방 간부들이 잘못해서 지금 공급이 잘 안되고 있구나’, 이렇게 책임의 부분을 간부들에게 떠넘기고 원인을 다른 곳에서 찾게 하는 의도가 있을 겁니다. 또 다른 측면은 이 뉴스를 국제사회가 보고 있기 때문에 ‘북한은 그 어려운 환경에서도 전국에 공급을 했구나’라고 외부에서 잘 모르는 사람은 이렇게 이해할 수도 있는 겁니다.

10. 외부에게 선전하기 위해서 거짓말을 하는 거군요. 그렇다면 김정은은 실제로 자신이 전국에 배포하라고 명령했고, 이것이 지켜졌다고 믿고 있을까요? 아니면 김정은도 모르는 걸까요?

김정은은 당연히 알 겁니다. 그런 부분은 거짓말 보고에 대해 ‘아, 잘했다 너네들’ 그런 칭찬으로 해서 넘어갈 겁니다.

11. 평양에 있는 학교 학생들 중 받은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기사에서 계속 강조되는 것이 이 교복과 학용품을 받은 학생들이 ‘세상에 부럼 없어라’를 외쳤다는 건데요. 당국에서 나눠준 교복과 학용품의 질이 세상에 부럼 없을 만큼 좋은 것인지 궁금하네요.

제가 받은 선물 중에서 한 번도 저는 교복의 질이 좋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 당시 어린나이였는데도 천의 질이 안 좋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북한은 현재 그 때보다 훨씬 더 경제형편이 좋지 않습니다. 지금 북한의 현실에서 질 좋은 천이나 학용품을 사올 리가 없다는 것은 뻔한 사실입니다. 

12. 그럼 이런 거짓말을 하는 당국을 인민들은 어떻게 생각합니까?

두 가지죠. 인민들은 ‘아이고, 이렇게 해줄거면 해주지도 말지’하는 부류와 ‘이런 거라도 주면 고맙지’하는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생활수준에 따라 사람들의 입장이 조금씩 다르지 않을까 합니다. 사실 중상류층 이상 사람들은 반가워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굉장히 어려운 사람들은 그거라도 받으면 좀 나은 부분이 있습니다. 어쨌든 거짓말도 백번하면 귀에 들어간다는 격언이 있는데 그렇게 자꾸 반복을 해서라도 선전을 할 수밖에 없는 북한 노동신문의 기자들의 현실도 불쌍해 보입니다.

13. 세 번째 기사는 ‘미국은 대세의 흐름을 똑바로 보아야 한다’는 제목의 기사입니다. 기사에서 말하는, 그러니까 북한 당국의 대세의 흐름이라는 게 뭔가요?

대세의 흐름은 미국의 대북정책이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고 있다. 북한말로 ‘대조선적대시정책’이 잘못된 흐름이니 바꾸라는 뜻입니다.

14.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이유는 뭔가요?

지금 북한은 90년대부터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핵 위기, 핵문제 때문에 국제사회와 유엔으로부터 상당한 제재를 받아왔습니다. 북한이 ‘대조선 고립 압살 책동’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해제하거나 북한을 공식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게 되면 모든 제재들이 해제되면서 북한이 핵보유국으로서 핵기술을 이전하든지, 이런 것들을 판매하는 것도 허용됩니다. 물론 가장 우선적 이유는 체제인정입니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북한의 독재체제를 인정한다는 부분이고, 또 그렇게 되면 미국으로부터 체제인정을 받기 때문에 독재세습을 계속할 수 있는 전제조건이 되는 겁니다.

15. 기사 내용을 보면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을 ‘가장 고립되고 가장 단절되고 가장 잔혹한 독재국가’라고 헐뜯었다는 말이 그대로 실렸습니다. 오히려 인민들이 이걸 어떤 생각이 들까요?

북한인민들은 미국에 대해 아직까지는 좋은 감정을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러나 고립되고 단절되고 가장 잔혹한 독재국가라며 ‘그런 정권은 오래 가지도 못한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말에, 주민들은 아마 미국 대통령이 어떻게 우리의 심정을 잘 알까? 이런 생각을 하며 굉장한 관심을 가지고 새겨들었을 겁니다. 저도 북한에 있을 때 노동신문에 나오는 미국의 정책이나 한국을 비웃으면서 인용하는 내용을 봤을 때,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라든가 김영삼 대통령의 발언이 굉장히 맞는 내용이라고 생각했던 그런 기억이 지금도 남아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 역시 인민들은 굉장한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말일 겁니다. 

이런 역효과를 아직도 노동당 핵심부라든가 노동신문 편집부에서 주민들 심정을 잘 모르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16. 북한의 인권 유린 상황에 대해 책임자를 처벌하도록 하는 유엔 총회 결의안을 60개 나라가 공동으로 제안했고, 또 이에 대해서 111개 국가가 찬성해서 결의안이 통과됐는데요. 또 세계에서 가장 고립된 북한 당국이 핵을 포기하고 또 인민이 자유롭게 이동하고 정치적인 의사를 표현하면서 인간다운 삶을 살도록 보장해야 한다는 게 국제사회의 하나된 목소리입니다.

정말 북한정권이 대세의 흐름을 바로 보지않으면 스스로 파멸하는 결과가 나타난다는 것을 명심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진행 : 네, 오늘도 노동신문에 나타난 북한 당국의 거짓선전과 그 의도를 하나씩 살펴봤습니다. 오늘말씀 함께 해주신 서재평 사무국장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