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黨대회 때 협상 메시지로 국면전환 꾀할 가능성”

오는 5월 초 북한에서 제7차 당(黨) 대회가 열립니다. 북한 최고 정치기구인 당 대회 개최를 통해 최고 영도자인 김정은 본인에 대한 충성심 확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히 그동안 권력 기반을 다져온 김정은이 당 대회를 기점으로 자신의 시대를 공식 선포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오늘은 제7차 당 대회에서 주목할 부분은 무엇인지, 향후 북한 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해보겠습니다. 자리에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1. 이제 제7차 당 대회까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선, 당 대회엔 주로 누가 참석하고 주요 역할이 무엇인지 간략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네, 우선 각 분야의 대표자 약 3000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 1980년에 개최된 6차 당 대회 때는 당원 320만 명 중에서 1000대 1의 경쟁을 뚫고 32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수의 인원이 참석하지 않을까 싶은데요. 이들은 당 현직과 선출직으로 구분됩니다. 일단 각급 당 위원회 핵심 간부들은 당 현직 참가자들입니다. 중앙당에는 당 중앙위원회 산하 조직지도부, 선전선동부, 재정경리부, 청년사업부, 39호실, 통일전선부 등이 있습니다. 이런 부서들에서 비서와 부장, 부부장 등이 참가하게 됩니다. 지방당에는 각 도당 책임비서는 물론 조직부와 선전부의 부장, 부부장이 참가하게 됩니다.

그 아래 단위로는 각 시·군 구역 당 위원회에서 책임 비서와 조직부·선전부 부장들이 당 현직으로 참가합니다. 연합기업소들과 특급, 1급 기업소, 군수공장 등의 당 위원회 책임비서들 또한 포함됩니다. 또 노동당이 노동계급의 대중적 정당이라는 개념을 강조하기 위해서 일반 노동자 당원들에게도 당 대회 참가 자격을 줍니다. 이들은 상급, 즉 당 위원회의 지명으로 결정이 됩니다. 해당 직위에서 얼마나 근무했는가, 근무 태도가 얼마나 좋았는가에 따라서 참가 자격을 얻게 됩니다. 다시 말해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 명의의 표창을 받았다거나, 공화국 영웅이나 노력 영웅 칭호, 혹은 인민 배우나 인민 체육인, 인민 과학자 등의 칭호를 받은 사람들에게도 참가 자격이 주어질 수 있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이나 김책공업대학 등의 비서들과 모범 당원들도 참가 자격을 갖게 되겠습니다.

행정기관으로는 내각이라든가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의 각 성 간부들이나 비서, 부장들이 참가하게 되죠. 군에서는 인민무력부가 참가할 것이고, 국가 권력 측면에서는 국가안전보위부와 인민보안부 등의 책임 간부들이 참가하게 되겠습니다. 김정은은 지명 대신 추대가 됩니다. 벌써 노동당 평양시 대표회의라든가 인민군 당 위원회 대표회의와 같은 곳에서 대표로 추대를 받았습니다.

이 같은 당 대회는 당의 최고 기관입니다. 몇 가지 중요한 일을 하게 되는데요. 당 중앙위원회 사업을 총화하고 당 강령과 규약을 채택하거나 수정·보충하게 되고요. 또 당의 노선과 정책, 전략·전술의 기본 문제를 토의하고 결정합니다. 또 중요한 건, 조선노동당 총 비서를 추대합니다. 당 중앙위원회와 당 중앙 검사위원회 선거를 치르고요.

2. 이번 당 대회는 북한에서 36년 만에 열린 겁니다. 당 대회가 왜 이렇게 오랜만에 개최되는 건가요?

네, 본래 당 대회는 당 규약 상(1980년 6차 당 대회 때 개정) 5년 마다 한 번씩 열리도록 돼 있습니다. 그러나 1946년 8월 제1차 대회 이후에는 불규칙하게 개최돼서 2015년까지 단 여섯 차례 개최됐습니다. 가장 최근에 열린 대회는 1980년 10월 10일에 열린 제6차 당 대회로서, 당시 김정일의 후계자 지위를 공식화하고 사회주의 건설 10대 전망 목표를 제시했고요. 또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 제안 등이 의제로 다뤄졌습니다.

그동안 북한이 당 대회를 개최하지 못한 건 역시 경제난 때문입니다. 김일성은 제 6차 당 대회를 치른 후에, 차기 당 대회는 인민들에게 고깃국을 먹이고 기와집과 비단옷을 제공하기 전까지는 당 대회를 개최하지 말라고 했습니다. 즉 경제가 좋아지지 않으면 당 대회를 개최하지 말라는 교시를 내린 것이죠. 그래서 그동안에는 2010년과 2012년 각각 하루씩 당 대표자회의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4년마다 개최된다는 규정도 2010년 당 규약 개정 과정에서 삭제 됐습니다. 그래서 당 대회를 언제라도 열릴 수 있도록 해놓았죠.

3. 이번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크게 세 가지 부분으로 나눠볼 수 있습니다. 조직과 인사, 정책 등인데요. 우선 조직 부문에서는 당 총비서 자리의 부활 여부가 주목됩니다. 김정은은 2012년 4월 제4차 당 대표자회의에서 아버지 김정일을 영원한 총 비서로 추대하고, 자신의 직함은 제1비서로 낮췄습니다. 그런데 이번 당 대회를 통해서 김정은 스스로 총 비서가 되든지, 혹은 유사하게 중국처럼 총 서기가 돼서 최고 지위에 등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밖에도 새로운 조직이 나올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다음으로 인사 문제입니다. 당 권력의 핵심 중 핵심인 중앙위원회 정치국이라든가 비서국 명단이 어떻게 짜일 지가 관심사입니다. 현재 정치국 상무위원으로는 김정은과 김영남, 황병서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김영남은 88세로 나이가 너무 많습니다. 그래서 박봉주 내각 총리가 명단에 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정치국 위원이라든가 후보 위원에 있어서도 빈자리를 채워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김양건 전 통일전선부장이 교통사고로 죽고 리영길 전 총참모장도 숙청됐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니 이들 자리를 채워야겠죠. 비서국 또한 마찬가지고요. 전체적으로는 노·장·청(老·長·靑) 엘리트 구조를 가져가겠지만, 40, 50대들을 중용하는 인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정책 문제인데요. 김정은 유일영도체계가 선포될 것이고, 김일성·김정일주의가 채택될 것입니다. 대내 정책으로는 경제·핵무력건설 병진정책이 다시 강조될 것이고, 또 개인농(農)과 같은 과감한 경제 개방 정책이 천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대외적으로는 핵보유국 선언과 함께 조건 없는 북미평화협력 체결을 요구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남관계에 있어서는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고려민주연방공화국 창립 방안이 아닌, 새로운 통일 방안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월이 너무 흘렀고 주변도 많이 달라져 있기 때문에 이런 연방제 통일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가 하는 반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그런데 이번 7차 당 대회는 36년 전 6차 당 대회와 비교해볼 때 확실히 분위기가 다른 것 같습니다. 6차에 비해 행사 규모가 작을 거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어떻게 보십니까?

유례없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가해지고 있어서 중국이나 러시아의 고위급 인사가 방북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특히 중국이 대북 제재에 적극 동참하고 있기 때문에, 전통적인 우방인 중국 측의 고위 관료가 갈 가능성은 낮아 보입니다. 물론 시진핑 주석이 북한을 끌어들이기 위해 파격적인 결단을 내려서 리커창 총리라든가 정치국 상무위원들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합니다만, 만일 북한이 5차 핵실험을 한다면 이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김정은 중심의 일심단결을 과시하기 위해서 대규모 군중 시위라든가 각종 김정은 축하 행사가 열릴 것으로 보입니다. 참고로 1980년 6차 당 대회 때는 중국 리셴녠(李先念) 부주석 등이 참가했었습니다. 이를 필두로 117개국 177개 단체가 참가했었고, 대규모 군중시위와 집단 체조가 있었습니다.

– 북한에서 외국의 주요 인사를 당 대회에 초청했다는 보도도 아직 없고요. 심지어 외국손님 없는 ‘집안 잔치’에 그칠 거란 이야기도 나옵니다.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축하 사절단이 오지도 않을 것이고, 김정은을 중심으로 해서 유일영도체제를 확고히 다지는 그런 집안 잔치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대규모 군중시위라든가 당 대회 관련 축하행사, 김정은 축하 행사로 이번 당 대회가 채워질 것으로 보입니다.

5. 7차 당 대회를 기점으로 5차 핵실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지금으로선 김정은이 내세울 만한 마땅한 경제성과가 없는데, 핵실험으로 이를 만회하려 하지 않을까요?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리수용 외무상이 유엔을 방문하고 있지 않습니까? 리수용의 유엔 방문이 어떤 결과를 내느냐에 따라 (5차 핵실험 가능성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그런데 존 캐리 미 국무장관이 리수용을 만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단언했거든요. 대체로 북한은 대표단이 미국이나 유엔을 방문하고, 거기에서 일정한 성과가 없을 때 핵실험을 한다든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식으로 도발을 해왔습니다.

물론 중국이라는 변수가 있기는 합니다만, 그러나 북한이 중국과도 별다른 진전이 없을 것으로 보이거든요. 그래서 북한이 완전히 고립된 상태에서 안보 불안을 심하게 느끼고 있기 때문에, 핵실험은 확실히 김정은의 인기를 올리는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따라서 5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 또한 매우 높습니다. 리수용 외무상은 21일 뉴욕 유엔 본부에서 개최된 2030 지속가능개발목표 고위급 회담에서 연설을 했는데요. 이 연설을 통해서 유엔 제재에 강력히 반발하고 핵에는 핵으로 대응하겠다고 이야기 했거든요. 그래서 5차 핵실험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겁니다. 미국의 38노스라는 북한전문 매체도 북한의 핵실험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고요.

6. 김정은 체제 들어 처음 열리는 당 대횝니다. 그만큼 자신의 주요 치적 사업을 내세우는 걸 중요시 할 텐데요. 어떤 걸 내세울까요?

우선 정치 분야에서는 장성택 등 반당 종파 분자들을 과감히 척결함으로서 당과 수령의 안위를 강화시키고 주체 사회주의 혁명 위업을 더욱 건실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이렇게 평가를 할 것 같습니다. 경제 분야에서는 경제·핵 병진 노선에 의해서 식량이나 건설, 전기, 석탄 등 모든 분야에서 획기적인 성과를 거뒀다고 선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사회 모든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70일 전투를 성과 있게 완성해 사회주의 체제가 크게 발전했다고 자화자찬 할 것 같습니다. 군사 부문에서는 핵무기 보유는 물론 그것을 경량화, 소형화해서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능력을 갖춤으로써 미국의 대북 공격을 무력화시켰다고 선전할 것 같습니다.

7. 김정은이 올해 신년사에서 ‘경제강국건설’을 최대 과제로 내놓았습니다. 이번 당 대회에서 김정은이 경제 분야에 어떤 뚜렷한 구상을 내놓을까요?

네, 김정은은 등장하면서부터 주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내놓았습니다. 인민들이 더 이상 허리띠를 졸라 매지 않게 하겠다고 했거든요. 실제로 2012년 이후 북한은 아주 미미하긴 해도 플러스 성장세로 들어섰습니다. 지금도 유례없는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아직 식량 가격이 폭등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는 분조관리제 도입이라든가 농장이나 공장에 대한 인센티브 지급 등 소위 6·28 방침의 성과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따라서 가족 생산제의 전면 실시라든가 개인농(農) 허용까지도 할 수 있지 않나 싶습니다. 아울러 인민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라든가 10대 전망 목표 등을 제시함으로써 주민들에게 자신이 경제강국건설에서 최선을 다 하겠다, 그러니 앞으로 열심히 따르라 이런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 봅니다.

8. 그렇다면 통일방안을 비롯한 남북관계 분야 등 대외적으론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까요? 

대외적으로는 자주·평화·친선을 강조하면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할 것 같습니다.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서 미국은 더 이상 백년 숙적이 아니다, 이런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겠죠. 물론 강력하게 비판도 하겠지만요. 하지만 현재로서는 7차 당 대회를 계기로 국면을 전환하려는, 주변 환경을 바꿔보려는, 현상을 타파하려는 그러한 전략 전술을 구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또 남북관계에 있어서는 대화의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주장하고, 남북 정상회담을 제의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연방제가 아닌 새로운 통일 방안을 제시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나 북한 제재 국면에서, 또 만약 당 대회 전 5차 핵실험을 하게 된다면, 이러한 대외·대남 메시지가 제대로 작동을 할지 의문입니다.

9. 이번 제7차 당 대회가 북한 체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시나요?

각 부문에서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당 대회를 하는 이유도, 당 대회를 통해 국면을 전환하려는 건데요. 그래서 김정은의 절대 권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고, 장기 집권 체제를 만들 것으로 보입니다. 김정은 친위세력이 주요 직책을 맡을 것이고, 과감한 세대교체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동시에 제재 국면을 맞아서 사상 통제는 물론 육체적인 통제도 강화할 것 같습니다. 한류를 비롯한 외부 정보를 철저히 단속할 것이고, 탈북자에 대한 처벌도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즉 폐쇄 체제를 강화하는 데 당 대회를 활용할 것이란 얘기죠. 

다만 민생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경제 분야에서의 개방은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농장이나 기업의 자율성은 더욱 확대될 것이고, 장마당도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10. 현재 주민들은 각종 동원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이번 당 대회를 어떻게 볼까요? 

두 가지 반응이 있을 것 같습니다. 북한에도 맹목적인 지지자들, 즉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지는 체제에 충성하는 세력이 있거든요. 당 대회를 계기로 해서 좀 더 잘 살 수 있는 정책이 나오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는 부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당 대회를 해봐야 별 수 있겠느냐, 별 소용이 없다라는 냉소주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만약 당 대회를 하고도 경제가 나아지지 않는다면 김정은에 대한 기대도 상당히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어쨌든 이 당 대회를 계기로 북한 주민들을 통합하겠다고 하거나 김정은 유일 영도체제를 강화하겠다고 하는 그런 정치적인 목적이 잘 달성될 것인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 이번 당 대회를 계기로 내부 결속도 시도하겠죠?

당연합니다. 당 대회의 목적은 역시 정치적입니다. 유일영도체계와 유일사상체계를 확립함으로써 김정은이 계속 집권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데 목적이 있을 겁니다. 따라서 앞으로 당 대회 이후에 북한 내부적으로 상당한 통제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통제만 해서는 안 될 테니, 당근도 주겠죠. 시장을 조금 더 개방적으로 운영한다든가, 주민들의 생활을 조금 더 편리하게 한다든가, 나라 분위기를 전체적으로 밝게 간다든가 하는 것이죠. 이렇게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구사하면서 당 대회 이후 김정은 체제를 강화시켜갈 것으로 보입니다.

대외적으로는 역시 핵을 포기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는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따라서 북한이 강조하듯이 제2의 고난의 행군이 오거나 주민들의 피해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그런 생각도 합니다. 따라서 김정은은 폐쇄 체제를 버리고, 또 핵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태도를 가져서 주변국 특히 남한과의 관계를 개선시켜야만 합니다. 나라에 비극적인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게 지도자의 책무이기 때문이죠. 

진행: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전현준 원장님과, 오는 5월 초 예정된 제7차 당 대회에 대해서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박사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