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년 소식에도 北 장사꾼들 농촌으로 몰려드는 이유

소식통 “물물교환 장사에 맛들인 장사꾼들로 추수기간 농촌 북적대”
강미진 기자  |  2017-10-10 16:32

진행 : 추석을 보내고 나니 이젠 제법 쌀쌀한 기운이 감돌고 있어 가을을 실감하게 하고 있는데요, 북한에서는 추수와 더불어 식량 확보를 하려는 주민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소식 강미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강 기자,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기자 : 네. 긴 추석 연휴를 보낸 한국 주민들과 달리 북한 주민들은 올해도 추석 하루만 휴식을 했다고 합니다. 북한의 경제상황으로 볼 때 휴식일이 더 있다고 해도 주민들은 쉬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북한 주민들은 도시에 살든 농촌에 살든 가을에 부지런하지 않으면 다음해 1년을 고생하게 된다는 생각을 대부분 가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때문에 가을이면 여느 때보다 더 부지런히 움직이는 주민들을 흔히 볼 수 있답니다.

진행 : 북한 주민들은 원래 각종 동원에 참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요즘 가을 동원을 하고 있을 시기이어서 더 바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볼 수 있을까요?

기자 : 북한 대부분 지역에서 추석을 기점으로 대대적으로 추수가 시작되는데요, 곡창지대로 이름 있는 황해남도와 황해북도, 그리고 평안도는 물론이고 북부 고산지대인 양강도와 함경도 등에서도 추수로 주민들은 분주한 날을 보내고 있다고 합니다.

농촌 주민들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도시 거주 주민들까지 추수철에 바쁜 일상을 보낸다는 것은 조금 이해하기 어렵죠? 하지만 이 방송을 듣고 계시는 북한 청취자 분들은 연신 머리를 끄덕이며 맞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북한 주민들은 국가 공급체계가 붕괴된 90년대 이후부터 생계에 필요한 대부분을 자체로 해결하고 있잖아요? 도시 주민들은 장사로 벌어들인 돈으로 곡물이 싸게 판매가 되는 가을에 많이 구매해놓으려고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하기도 한답니다.

올해는 대부분 지역에서 작황이 시원치 않을 것이라는 말들도 들리고 있어 도시 주민들의 식량 확보 움직임은 좀 더 바빠졌고 그 영역도 넓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진행 : 도시 주민들이 보통 시장에서 돈을 벌어 식량을 해결했었는데, 최근에는 농촌지역으로 직접 가서 장사를 하고 있다는 건가요?

기자 : 네, 말하자면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올해는 대북 제재와 또 흉년 등이 겹쳐 도시에 있는 시장에서도 가을임에도 불구하고 장마당을 이용하려는 주민들이 많이 줄어들고 있는 모습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장사꾼들은 고객이 없을 때 흔히 원정 장사를 떠납니다. 때문에 가을이면 북한 곳곳에서 흔히 물물 교환 장사가 눈에 띄는 겁니다. 현물과 현금거래가 아닌 현물과 현물 거래는 팔고 사는 사람 모두 편리하다고 평가합니다.

엊그제 통화한 북한 소식통에 따르면, 혜산 시장에서 솜사탕 장사를 하던 한 주민은 양강도 백암군 유평구에 위치하고 있는 ‘10월18일 종합농장(만정보농장)’으로 솜사탕 만드는 기계를 싣고 가서 한 달째 그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해당 소식을 보내온 소식통은 “농촌동원을 내려가는 인원들을 태우고 가는 화물차를 이용하여 솜사탕 기계를 가지고 갔는데 숱한 감자와 녹말(감자전분)을 거둬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가까이 지내는 한 상인은 보리 가을(추수)을 시작한 8월부터 몇 달째 농촌장사를 하는데 재미를 들였는지 지금도 농촌지역을 순회하면서 장사를 하고 있다”고 현지 상황을 자세히 전했습니다.

진행 : 원정장사 성행에서 시장 장사활동 침체라는 부분이 그려지는 것 같아서 마음은 그리 좋지만은 않네요, 농촌장사를 하는 주민들은 주로 어떤 상품을 가지고 물물교환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기자 : 네 지역에 따라 품목도 조금씩 다르겠지만, 부엌에서 사용할 수 있는 그릇들과 간식들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혹 점퍼나 인민복, 혹은 한복을 가지고 거래하는 경우도 있답니다. 또 비가 많이 오는 지역에서는 장화도 판매가 잘 되고 있다고 합니다. 

부엌세간들이 잘 팔리는 이유는 가을에 결혼식을 올리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간식의 경우도 아이들이 돈이 아닌 현물을 가지고 물물교환을 하기 때문에 잘 팔리는 겁니다. 또한 흉년이라고 해도 구매자가 있기 때문에 원정판매업에 나선 장사꾼들은 끊이지 않고 있는 겁니다.

양강도 백암군에서는 솜사탕 3개에 감자 2kg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양강도 대부분 시장에서 솜사탕 1개의 가격은 500원 정도인데요, 소식통은 “시장에서 판매되는 솜사탕의 크기보다 턱없이 작지만 아이들은 집에서 혹은 농장 밭 주변에서 몇 알만 주어도 사탕을 먹을 수 있어서 솜사탕이 불티나게 팔린다”면서 “어른들도 아이들도 몇 kg의 감자는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점을 장사꾼들이 노린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진행 : 농촌지역으로 원정장사를 떠난 장사꾼들이 쏠쏠하게 돈을 벌고 있다는 사실을 다른 장사꾼들도 알고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되면 너도나도 농촌지역으로 원정장사를 갈 것 같은데 현지 상황은 어떻습니까?

기자 : 이런 경우가 간혹 있기는 합니다. 이럴 때 북한 주민들이 하는 말이 있는데요. ‘숭어가 뛰니 망둥어도 뛴다’는 말인데요, 하지만 무턱대고 남이 하는 대로 따라 했다가 이득보다 손해를 보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경우를 비유적으로 표현하면 “농촌장사는 아무나 하나”라고 말할 수 있겠죠? 그만큼 북한 지역에서도 텃세가 상당히 작용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는데요, 그러니까 원정장사도 고향이라든가 형제자매가 살고 있거나 혹은 그 지역의 유지들을 잘 알고 있는 주민들에게나 쉬운 일이거든요. 생면부지의 장사꾼은 해당 지역의 규찰대나 보안원들의 단속에 걸려 상품회수를 당할 수도 있거든요, 그래서 농촌에 연고가 없는 일부 장사꾼들은 보안원이나 농촌 간부의 아내들에게 적당한 뇌물을 줘서 그 지역에 발을 붙이기도 한다고 합니다.

진행 : 네 이야기 잘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북한 시장에서의 물가동향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 네.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최근 시장에서의 물가 동향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 6100원, 신의주 6085원, 혜산 6100원에 거래되고 있고 옥수수는 1kg당 평양 2390원, 신의주 2310원, 혜산은 27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대부분 북한 내부 소식통들은 전국의 시장에서 하루에도 물가변동이 심하다고 전했습니다.

다음은 환율 정보입니다. 1달러 당 평양 8100원, 신의주는 8125원, 혜산 8240원이구요. 1위안 당 평양 1220원, 신의주 1230원, 혜산은 126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일부 품목들에 대한 가격입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6000원, 신의주는 15600원, 혜산 18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휘발유 가격입니다. 대부분 생필품들의 가격이 오르고 있는 반면에 휘발유와 디젤유 가격은 지난달 초보다 3000원 가량 하락한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휘발유는 1kg당 평양 17500원, 신의주 18000원, 혜산 18075원으로 판매되고 있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12100원, 신의주 12550원, 혜산 12400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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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기준 평양 신의주 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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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값동향 4,800 4,900 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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