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여맹원, 동원 면제 받으려면 월급 두 배 6000원 내야”

진행 : 매주 수요일 북한 경제를 알아보는 ‘장마당 동향’ 시간입니다. 23일 이 시간에는 강미진 기자와 함께 북한 장마당 상황 알아볼 텐데요. 먼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정보’ 듣고 강 기자 모시겠습니다.

지난주 북한의 쌀값과 환율을 비롯해 북한 장마당에서 팔리는 물건 가격 알려드립니다. 먼저 쌀 가격입니다. 평양에서는 1kg당 6000원, 신의주도 6000원, 혜산은 62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다음은 환율입니다. 달러는 1달러 당 평양 8260원, 신의주 8200원, 혜산은 8320원에 환전되고 있습니다. 이어서 옥수수 가격입니다. 1kg당 평양은 2300원, 신의주 2250원, 혜산 23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돼지고기는 1kg당 평양 14500원, 신의주 15000원, 혜산 15000원입니다. 이어서 기름 가격입니다. 휘발유는 평양과 신의주에서는 1kg당 9000원, 혜산에서는 7000원에 거래되고, 디젤유는 1kg당 평양 5500원, 신의주 5100원, 혜산은 5000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한 주간 북한 장마당 동향’이었습니다.

1. 네 지금까지 북한 장마당 물가를 들어봤는데요, 북한에서 다음 달부터 연말결산이 있어 매 가정에서 돈을 내야 한다고 합니다. 이러한 연말 결산 등으로 각 사회 조직에 소속된 가두여성(전업주부) 등의 장사가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때문에 주민들이 불만이 많아진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장마당 이야기는 아니지만 연말 결산을 앞둔 각 사회 조직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강 기자 관련 소식 전해주시죠.

네, 저는 한국에 입국하고 한 달 후부터 회사생활을 했고 연말정산을 해오고 있는데요, 한국에선 국민의 의무인 납세의 의무도 있잖아요? 저는 해마다 주민세를 제 기일에 내는데요, 국민의 의무를 잘 지키고 있죠? 북한 주민들도 최근 돈을 내야 하는 일이 많아지는 시기가 온 것 때문에 불만이 많다고 합니다. 한국 주민들은 왜 풍성한 가을에 불만이 많아지는지 궁금해 할지도 모르지만 이 방송을 듣고 계시는 북한 주민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공감하고 계실거라 생각됩니다. 다음 달인 10월 중순이 지나면 연말 결산이 집중적으로 진행이 되는 시기입니다. 당원들과 여맹원들 그리고 직맹원들은 물론 청년동맹원들과 소년단원들도 모두 연간 결산으로 밀린 과제나 맹비(盟費)를 내야 합니다. 북한 당원들이 내야 하는 당비가 얼마인지 궁금하시죠?

1-1 네 한국의 새누리당이나 새정치민주연합 등 각 정당들의 당비는 2000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데 북한 노동당원들의 당비는 얼마인가요?

네 북한 당원들의 당비는 월 150원 이상인데요, 150원이면 한국주민들이 생각하기에 아주 적은 돈이라고 생각하시겠지만요, 제대로 된 월급도 없는 북한 주민들에게 월 150원은 내기가 참 아까운 돈 일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이런 돈을 당원들만 내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주민들의 부담이 큰 것으로 다가오는 것이죠.

2. 북한 노동당원들이 내는 당비도 월급에서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인데요, 북한 주민들의 평균 월급이 어떻게 되는지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네, 아마 한국 주민들이 북한 주민들의 월급에 대해 들으시면 할 말을 잃을 것 같은데요, 북한 주민들의 월급은 명목상으로 보면 보통 3000원에서 5000원 정도가 일반적인 것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북한 돈 3000원이면 한국 돈으로 얼마인가 하면요, 375원 정도입니다. 북한 주민들은 한 달에 한국 돈 375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고 생각해보면 어느 정도의 생활을 할지 상상이 되시죠? 한국 주민들은 최저임금을 받는다고 해도 월 120만 원 정도잖아요? 120만 원 정도는 북한 돈으로 계산하면 860만 원 정도이거든요. 어떻게 보면 북한 당원들이 내는 월 150원 가량의 당비는 한국 당원들이 내는 월 2000원보다 엄청나게 많은 액수가 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닙니다.

3. 아까 여맹원들도 맹비를 내야 한다고 하셨는데 북한 여맹 맹비 납부현황과 함께 여맹은 어떤 단체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네 북한 여맹은 ‘조선민주여성동맹’의 약자인구요, 여맹은 노동당의 외곽단체이며 가정부인들을 위주로 하여 조직된 단체입니다. 현재 약 20만 명으로 구성되어 있구요 북한에서는 여맹조직의 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북한 당국 자체가 혁명이라는 수레바퀴의 한 쪽을 여성조직이 밀고 나간다고 말할 만큼의 위력이 있거든요, 그만큼 조직생활이 강화되고 있고 일상생활에서 여맹조직이 하는 일 또한 무시할 수 없답니다.

여맹원들이 내야 하는 맹비는 2013년 기준으로 월 20원에서 50원으로 올랐는데요, 적은 액수라고 하지만 주민들은 주는 것 하나도 없으면서 내라는 말만 하는 빈곤한 국가라는 말로 당국의 정책 등을 비난하기도 한답니다. 여맹원들은 특히 10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 진행되는 연간 결산 총화로 맹비 결산은 물론 충성의 외화과제 총화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연말이면 스트레스가 쌓이는 시기이기도 하거든요. 저도 매해 이맘때면 결산총회 때문에 바빴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4. 북한 주민들은 10대인 소년단원부터 대부분 조직에 가입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이렇게 조직에 가입되어 있는 주민들 모두 맹비를 내야 하는지요?

저의 경험으로 보면 소년단 맹비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청년동맹에 가입이 되면서부터는 모든 학생들을 포함한 청년동맹원들이 맹비를 내야 했거든요. 30년이 지나서 당시 맹비를 얼마를 냈던지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청년동맹원(당시는 사로청원이라고 불렀거든요)의 의무 10번째에 매달 제정된 맹비를 제때에 바쳐야 한다는 항목이 있을 정도로 맹비를 철저하게 받아내기도 했답니다. 결혼을 한 주민들은 여맹과 직맹, 당에 각각 가입하게 되는데요, 당원들은 당비를 여맹원들은 여맹비 그리고 청년동맹에서 탈퇴해야 되는 나이인 30세 이상인 주민들은 당에 가입됐으면 당비를 내고 당에 입당하지 못하면 자동적으로 직업총동맹이라는 단체에 가입하여 맹비를 납부하게 되거든요. 이렇게 어린학생들로부터 모두 조직에 가입돼 조직적으로 맹비를 내야만 하는 데 대한 불만이 많답니다. 주민들에게 주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 내라는 말만 하게 되니까 누가 좋아하겠습니까?

5. 연말이 되어오는 시점에서 가을 수확도 있기 때문에 물가가 좀 내려가 주민들이 좋아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아 보이네요, 연간결산총회가 있다고 하는데요, 매 단체들마다 연간결산총회가 있는 건가요?

그렇죠, 일단 북한 주민들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조직에 망라되어 생활하기 때문에 대부분 주민들이 연간결산총회에 참가하게 됩니다. 연간결산 총회는 주민들에게 스트레스를 제공해주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는 것이 최근 탈북한 탈북자들의 말인데요, 저는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있을 때와 조직생활 면에서는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답니다. 저도 여맹생활을 오랫동안 해왔었는데요, 연말이 되는 10월이면 당, 근로단체들에서는 연간총화를 위해 바쁜 일상을 보내게 됩니다. 여맹에서도 마찬가지였는데요, 연간 외화벌이 과제와 맹비 청산 등과 함께 올 한 해 동안 잘못한 점을 대중 앞에 나서서 비판받아야 하고 그것뿐이 아닙니다.

연간 진행한 동원에서 빠졌다면 빠진 동원일수만큼의 사회노동비용도 내야 하거든요, 이러니 주민들이 불만을 가지지 않을 수 없죠, 주는 것은 하나도 없는데 내라는 것은 정말 많다는 생각이 들죠, 북한주민들도 마찬가지로 같은 생각을 하면서 이에 대한 불만이 싹트는 것이죠. 힘들게 노동을 시키면서도 아무런 보수는 없는데 일을 안 했다고 돈을 내라고 하면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말인데도 북한에서는 이런 것이 의외로 통한답니다. 연간 동원을 나가지 않은 주민들은 의례히 경제자금을 내려고 하거든요

5-1 경제자금은 언제 내게 되나요?

경제자금이라는 말 자체가 경제노동에 참가하지 않는 대가로 동원에 불참한 주민이 내야 하는 돈인데요, 웬만한 주민들은 경제노동에 다 참여하기 때문에 노동에 안 나가는 주민은 이렇게 경제자금이라도 내야 하거든요, 경제자금을 내라는 법은 없지만 어느 누구라 할 것 없이 생활이 어려운 조건에서 누구는 동원을 나가고 누구는 안 나가도 되는가라는 식으로 주민들 속에서 시작된 것인데 지금은 조직화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제가 올 가을에 알아본 데 의하면 북한 여맹원들은 사회동원 참가비용으로 연간 25만원을 내야 한다고 합니다. 북한 주민들에게 25만원은 쌀 50kg정도를 살 수 있는 돈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거든요, 이런 사정으로 대부분 되도록 동원에 참가하려고 한답니다. 그런데 연간 모든 동원에 참가하다가 사정으로 하루나 며칠 정도를 빠질 수 있잖아요, 그럴 때 필요한 금액은 따로 있다고 합니다. 여맹원이 하루 동원을 나가지 않으면 5000원에서 6000원을 내야 한답니다. 이런 동원에 관한 비용은 여맹원뿐 아니라 직장원들도 내야 하거든요.

5-2 왜 동원비용이 5000원, 6000원으로 다른 액수를 내는가요?

북한 내부 주민의 말에 의하면 노동 강도가 그리 심하지 않고 비교적 쉬운 동원인 경우에는 하루 5000원을 내고 힘들고 고된 노동은 1일 6000원을 내야 한다고 합니다. 한국 주민들에게 북한 돈 5000원, 6000원은 한국 돈 700원~750원 정도이기 때문에 별로 큰 액수가 아니지만 북한 주민들은 그 돈이면 쌀 1kg을 살 수 있는 돈이어서 되도록 동원에 나가려고 한다는 것이 소식통의 말입니다.

6. 이렇게 개인에게서 걷어 들인 돈들을 모으면 꽤 많은 액수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렇게 모아진 돈들은 어떻게 쓰이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중요한 것을 질문하셨네요, 당연히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를 밝혀내야 주민들도 속이 시원하겠죠, 일단 인민반에서 이렇게 모여진 돈들은 그날에 바로 써버리는데요, 일하는 시기가 여름이라면 시원한 아이스크림이나(북한에서는 까까오라고 흔히 부른답니다) 단물 그리고 냉면이나 수박을 사서 일하는 현장에서 단체로 먹기도 한답니다. 또 반대로 가을이나 겨울이라면 사탕이나 과자처럼 계절에 관계없이 먹을 수 있는 것을 사거나 빵이나 꽈배기 같은 장마당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답니다. 그리고 동원에 나오지 않은 사람이 많아서 돈이 많이 모이게 되면 하루에 다 쓸 수 없을 때가 간혹 있거든요, 그럴 때면 일부 남겼다가 다른 동원 때 사용하게 된답니다. 여맹의 경우 이런 재정관리는 해당 위원회의 경제부위원장이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인민반의 경우는 인민반장이 아니면 위생반장이 이런 돈을 관리하거나 조직한다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이야기를 하다 보니 어느덧 시간이 훌쩍 지났네요, 가을을 맞아 북한 내 장사꾼들의 장사행위가 활성화 되고 있을 것 같은데요, 하지만 이러한 연말결산 등으로 주민들 장사에 차질을 빚을 것 같아 우려됩니다. 가을수확을 허실 없이 잘 하시길 바라면서 다음 시간에는 북한의 구간 별 써비차 가격과 열차 가격에 대한 이야기가 북한 주민들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