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드라마 거침없이 떠들던 北가이드, 김정은 비난엔…

셋째 날 진행된 금강산 여행은 조선(북한)여행 일정 중에 가장 지루했다. 금강산의 풍경은 아름답긴 했지만 어딜 가든 전부 자연 경관뿐이었고, 중국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것이었다. 굳이 차이점을 찾자면, 금강산에는 사람이 비교적 적었다는 점 정도가 될 수 있겠다. 

금강산 관광특구는 외금강, 내금강, 해금강 총 3개의 부분으로 나눠져 있다. 조선에서도 남자는 ‘바깥’, 여자는 ‘안’에 비유된다고 들었는데, 금강산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외금강은 남자 같은 강인한 느낌을 준다. 풍경이 장엄하고 웅장하다. 반대로 내금강은 여자처럼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해금강 지역은 과거에는 바다의 일부분이었지만, 이후 지각변동으로 인해 바다로부터 분리되어 독자적인 산지호수를 형성했다고 한다.

금금강산에 있는 관광지도이다. 지도에 있는 빨간 점이 우리가 출발한 위치였다. 구룡폭포까지의 거리는 왕복 8km이고, 도보로 총 4시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구룡폭포를 가기 전 은사류(銀絲流)에서 오른쪽으로 뻗친 길을 올라가면 상팔담(上八潭)이 나오는데, 구룡폭포는 상팔담 풍경의 반의반도 못 미친다고 한다. 비록 상팔담 가는 길이 험하고 힘들긴 하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더 있다고 한다.

금강산에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이다.

표지판을 보니 맞게 온 것 같았다. 왼쪽으로 가면 구룡폭포, 오른쪽으로 가면 상팔담이다

정자가 보였다. 구룡폭포에 거의 도착한 것이다. 정자 안에는 음료수와 간식을 파는 매점이 있었다.

우리가 두 시간동안 쉴 새 없이 걸어 올라왔던 목적이 바로 이 구룡폭포를 보기 위해서였다. 

상팔담의 풍경이다. 힘들다는 이유로 올라가지 않았는데, 약간 후회된다. 인터넷에서 마땅한 사진을 찾을 수가 없어서, 조선 화가가 그린 그림을 대신 가져왔다. 같이 여행간 친구가 찍은 사진과 비교해보니 실사와 거의 비슷했다. 상팔담은 이 정도로 그림같이 아름다웠다. 상팔담에는 8개의 작은 연못이 있기 때문에 이같이 불리는 것이다.

하산하는 길에 여러 무리의 조선 사람들을 봤었는데, 모두 한 조로 이루어져서 단체로 행동했다. 그들은 모두 한가지의 공통적인 특징이 있었다. 바로 눈빛에 생기가 없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진 속 아이들의 눈은 맑았고 서로 떠들고 웃기 바빴다. 그리고 아주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는데, 비록 알아듣지는 못해도 그들의 마음 속 생기발랄함을 느낄 수 있었다. 

휴식을 취하는 곳이다. 조선 사람들이 샘물을 떠서 마시고 있었다. 조선인들은 마음대로 금강산에 여행 올 수 없다고 들었는데, 자유롭게 여행하는 이들을 보며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해 가이드에게 물어봤더니, 가이드도 이게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작은 노점상인들이 간식거리들을 팔고 있었다. 만두, 오징어, 성게, 양꼬치 등이 있었다. 그 중 양꼬치 2개를 사먹었는데, 생각보다 맛있었다. 

이 버스가 금강산에 놀러 온 조선 사람들이 탄 차이다. 조선의 버스는 대부분 다른 나라에서 노후 돼서 버린 차량을 가져다 쓴다고 들었다. (‘조청애국호’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에서 선물로 들여온 것이다-편집자 주)

여행 셋째 날 먹은 점심이다. 드디어 차갑지 않은 음식을 먹을 수 있었다. 식탁에는 한국식 고추장이 있었는데, 이것이 참 요긴했다. 조선여행을 하는 동안 잘 먹지 못할 것 같은 음식이 나와도, 이 고추장만 뿌리면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여행 내내 나의 구세주였다.

점심을 먹은 뒤, 테라스에서 쉬면서 바깥 풍경을 바라봤다. 앞에 조선인민군들이 있어 몰래 사진을 찍어봤다.

길고양이가 몰래 음식점에 들어와 난장판을 만들자, 전통의상을 입은 종업원이 고양이를 밖으로 데리고 나갔다. 

강가에서 물을 뜨는 여성이다. 기름통 같은 것에 물을 담고 있었다. 집에 수도시설이 없는 걸까. 

옆쪽에 초록색의 분리대가 쳐진 도로가 있었다. 이것을 따라 쭉 가면, 한국과 연결된다고 한다. 

자전거를 타는 조선 사람들이다. 이들은 자전거에 물건을 실고, 등에 아이를 업고 타고, 앞쪽 바구니에 사람을 태우는 등 자전거를 참 다양하게 활용하는 것 같았지만, 위험해보였다.

삼일포(三日浦) 호수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과거 조선의 왕이 아름다운 풍경에 빠져 3일 동안 벗어나지 못했다는 이야기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이름의 유래만큼, 삼일포는 아름다웠다.

이곳은 한국과 정말 가까운 곳이다. 한국과 가까워지니, 단체여행객 중 한 명이 조선을 조롱하는 듯한 농담을 시작했다. “김정은이 원래는 미사일을 발사하고 싶은데 박근혜가 하지 말라고 경고해서 못하고 있는 거래, 그냥 간만 보는 거야~”라며 김정은을 비난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가이드에게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보기까지 했다.

우리 가이드는 개방적이었다. 우리와 한국 드라마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다른 고지식한 조선인들과 다르게 서울을 ‘한성’이라고 부르지 않고, 한국을 ‘남조선’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한국 이야기에 대해서도 항상 나쁘지 않게 말하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여행객이 김정은을 비난하자, 그녀의 표정은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조선 농촌에서는 트럭의 짐칸에 타서 이동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트럭은 조선에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심지어 트럭의 트렁크 안에서 연탄을 떼 차의 동력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한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