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시대 실질적 2인자는 여동생 ‘김여정’이다

북한 7차 노동당 대회 때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 결과가 발표되자마자 우리 언론에서는 ‘그렇다면 김정은 다음가는 2인자가 누구냐’를 두고 관련 분석 기사를 쏟아냈다.

그 중 ‘빨치산 2세최룡해가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다. 최근 혁명화 교육을 받았음에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재신임 받았고, 신설된 정무국의 당 부위원장으로 임명됐을 뿐만 아니라 제일 먼저 호명됐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최룡해가 김정은 집권 후 여러 번의 부침을 겪었다는 점에서 이번 재신임을 주목할 순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최룡해는 김정은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 할 수 있다. 유일영도체계에서 수령을 제외한 나머지는 언제든 용도 폐기할 수 있는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북한 김 씨 일가는 가신(家臣)세력을 두긴 했지만, 이들에게는 일정 이상의 권력을 주지 않았었다.

북한 간부들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좌천과 복귀, 혁명화 교육과 재신임 과정을 지켜본 간부들은 최룡해를 두고 ‘소 갈 데 말 갈 데(힘든 길) 다 가면서도 얻어맞는 불쌍한 사람’이라 평가하고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조용원도 주목한다. 대회 전(全) 기간 김정은의 곁에 와서 보고를 하거나 지시받는 모습을 보면서 새 권력핵심으로 부상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이번 당 대회 준비를 맡은 조직부부장인 탓이지, 다른 뜻은 없다고 봐야 한다. 
 
결과적으로 보면, 막강 권력을 행사했던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당 행정부장)이 ‘반당·반혁명종파분자’로 처형된 이후 북한에는 실력자나 2인자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굳이 2인자를 꼽아야 한다는 오히려 여동생 ‘김여정’을 들어야 한다.

물론 김여정은 현재 수많은 당중앙위원회 위원 중 한 사람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막후 역할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다. 자신의 권력 공고화에 김경희를 활용했던 김정일과 마찬가지로 김정은에게도 자신의 권력을 뒷받침해 줄 백두혈통인 김여정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

‘최고지도자(김정은)’의 친동생이란 피치 못할(?) 사정으로 높은 지위로 내세우지 못했지만, 김여정은 김정은의 우상화 작업 및 보좌 업무를 맡고 있다고 봐야 한다. 고모부까지 무자비하게 처형한 김정은은 자신의 일가가 아니면 그 누구도 믿지 못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김여정의 표면적 직책이 선전선동부 부부장이지만 당중앙위원회 부장들은 물론 정치국 상무위원들도 함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모든 사업에 앞서 김여정에게 건의하고 합의가 되면 김정은에게 보고하는 원칙을 준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김정일 시대의 김경희보다 더 막강한 실권을 행사하는 ‘2인자’가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