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한충렬 목사 피살 후 포상 받았다”는 한 탈북민의 고백

진행 : 최근 탈북한 한 북한 주민이 지난해 4월 북한 양강도 혜산시와 마주한 중국 장백(長白)시에서 발생한 한충렬 목사 살해 사건에 북한 국가보위성(우리의 국가정보원 격) 요원의 사주를 받아 참여했다고 고백했다고 하는데요, 자세한 소식 김채환 기자가 보도합니다.

사건 주범이 잡히지 않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았던 한 목사 피살 사건. 스스로 북한 국가보위성의 사주를 받아 사건에 가담했다는 사람이 등장했습니다. 그동안 중국에서 한 목사의 피살의 배후가 북한이라는 소문이 돈 적은 있었지만, 관련 증언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북한 사정에 밝은 한 대북 소식통은 2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지난 6월 초, 양강도 보천군 가산리에 살고 있던 20대 여성 이 모 씨가 탈북을 감행한 후 중국에 있는 지인에게 ‘지난해 반(反)공화국 선교활동을 하던 한충렬 목사 피살 공작에 관여했었다’고 고백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모 씨는 생계비 마련을 위해 파철(破鐵)과 약초 등 각종 밀수품을 가지고 중국을 제집처럼 드나들었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 수십 차례의 불법 도강(渡江)한 사실이 드러났고, 이를 묵인해 주는 대가로 보위부의 일에 협조하라는 제안을 받아 2015년 10월경부터 ‘비밀 정보원’으로 활동했다는 겁니다.

이에 따라 그는 지난해 2월 중순부터는 한 목사에 대한 동선과 동태를 면밀하게 파악해 해당 보위원에게 보고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소식통은 “이 모 씨는 한충렬 피살 사건 이 후 표창과 선물도 받았고 이와 관련 비밀을 누설하는 경우 엄격한 법적 처벌을 받겠다는 사인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갑작스런 포상에 ‘설마’했던 이 모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중국 대방(무역업자)으로부터 내막을 듣고 충격에 빠졌습니다. 목사 납치 수준이 아니라 ‘살해’ 사건이 벌어졌고, 중국 측에서는 북한 소행이라는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 겁니다.

소식통은 “갑자기 살해 사건 공범자가 된 이 모 씨는 북한 사회에 경멸을 느껴 탈북을 감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면서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도 했고 남의 약점을 자신들의 범행에 악용하는 보위부의 파렴치한 술책에 경멸을 느낀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보위부의 악행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 모 씨의 약점을 지속적으로 건드리면서 상습적 성폭행까지 감행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입니다.

그는 “담당 보위원은 물론이고 그동안의 정황을 자세히 알고 있는 보안원(경찰)까지 성폭행에 가담했다고 들었다”면서 “이 여성은 하나의 사람으로서의, 또한 여성으로서의 가치도 무참히 짓밟힌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습니다. 

한편 한 목사는 그동안 북중 접경지역에서 탈북민 원조 및 대북 선교 활동을 활발히 진행해 왔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4월 모 여성의 전화를 받고 사라진 이후 차안에서 피를 흘리고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