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별장 건설부대, 6천달러 받고 주택 한국式 리모델링”



▲ 김정은이 완공된 평양 미래과학자거리를 시찰했다고 조선중앙TV가 전했다(2015.10.21.). 사진은 과학자나 교육자에게 제공되는 완공된 살림집 내부 모습./사진=조선중앙TV 캡처

북한에서 불고 있는 한류(韓流) 열풍에 따라 부유층을 중심으로 한국식으로 살림집(아파트) 내부 구조를 변경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과정에서 건설 자금을 받은 김정은 특각(별장) 건설부대까지 동원되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최근 평양은 물론 지방의 주요 도시들에서 살림집 내부구조를 한국식으로 변경하는 돈주(신흥부유층)들이 늘고 있다”면서 “일부 돈주와 간부는 6000달러의 목돈을 들여 전문 건설인력을 채용하는 등 살림집 내부변경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한국식 부엌과 전실(거실)을 갖춘 구조의 살림집들이 인기를 끌면서 너도나도 이 같은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평양시 돈주와 간부는 최고 건설부대로 소문난 8총국이나 1여단 간부급들과 직접 소통해 현역 군인을, 지방에서는 8총국과 1여단 출신 제대군인을 채용하고 있다”면서 “부대 간부들은 자재, 인건비용 문제를 놓고 집주인과 협의한 다음 군인들을 3인 1조로 수십일 동안 동원시키고 있다”고 부연했다.

여기서 1여단(최고사령부 직속부대)과 8총국(인민보안성 소속)은 1호 건물인 ‘특각 건설부대’로, 북한에선 최상급 건설부대로 인정받고 있다. 또한 모란봉 대극장, 옥류관 개건확장 등 국가적 건설 사업을 맡고 있다. 특히 1여단은 김일성 때부터 ‘최고지도자 예비부대’로 불렸다.

김정은 직접 지시에 의해 치적 사업 건설을 담당하고 있는 이런 부대가 간부와 돈주 하청을 받아 주택 리모델링에 나섰다는 뜻이다. 시장화 진전으로 북한에서 확산되고 있는 ‘황금만능주의’의 위력이 건설 사업에서도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돈주들은 확실한 구조변경을 희망하고 있어 많은 외화를 써가면서 이 부대 군인들만 채용하려고 한다”면서 “공사에 동원된 군인들도 집주인의 요구에 맞게 깔끔하게 일을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국처럼 집 구조를 변경하는 데 한국 카탈로그가 한몫하고 있다고 한다. 밀수 등을 통해 들어온 자료를 활용해 똑같이 꾸미려고 노력한다는 것이다.

그는 “옛날 부엌을 없애고 널찍한 전실(거실)로 변경하고 벽걸이용 그릇수납장과 전기밥솥 거치대도 설치하고 있다”면서 “안방에는 부부침대를 놓기도 하고 장롱도 이전에 쓰던 것은 버리고 벽장(붙박이장)으로 꾸미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대형 알루미늄 틀로 교체된 창문에는 고급스러운 커튼을 두겹으로 치장하는 게 추세”라면서 “실내 위생실(화장실)에는 고급 대형 거울과 좌변기도 설치하고, 특히 밖에 누가 왔는지 볼 수도 있고 자동으로 문을 열어주는 체계까지 갖춰 놓을 정도”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그는 “이렇게 한국식 구조변경에 소요되는 비용은 보통 4000~5000달러인데 공사인력 숙식비용까지 합치면 6000달러 이상”이라면서 “이 같은 장식비용은 일반 주민이 살고 있는 단층주택 한 채보다 비싸다는 점에서 주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부유층에서 사그라지지 않는 ‘한국 사랑’에 따라 최근 건설된 아파트 내부 구조는 아예 한국식으로 꾸며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평양 소식통은 “최근 평양에 건설되는 아파트들의 부엌 구조를 두고 ‘드라마에서 보던 한국 부엌과 똑같다’는 반응이 많다”면서 “구식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돈주와 간부가 집 구조를 최신식으로 꾸미고 있는 것도 한국드라마 영향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