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에 설마했던 北주민, TV발표에 ‘거금 한방에 날려’ 비판”

북한이 9일 느닷없이 핵실험을 강행한 데 대해 주민들은 무모한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대북제재를 예상하면서 생계를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안정적이던 물가가 최근 조금씩 상승세를 보이는 현상과 연동해서 ‘핵 때문에 경제가 악화될 것’이라는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함경북도 소식통은 이날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주민들 속에서 ‘핵이 있다고 해서 우리 생활이 나아진 것이 있나’ ‘오히려 경제봉쇄(대북제재)로 살기가 더 힘들어지고 있다’는 불만이 많다”면서 “또한 예년보다 수확량이 시원치 않아 주민들은 벌써부터 내년 식량걱정 뿐”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앞으로도 대북 제재가 지속된다면 골탕 먹는 것은 일반 주민들은 뿐이라는 불만이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핵이 우리에게 밥을 주는가’ ‘오히려 대북 제재만 가져오지 않았나’고 말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불만은 간부들 속에서도 나오고 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 주민들과 달리 간부들은 ‘핵실험에 어마어마한 돈이 들어가는 데 쌀 수백 만 톤이 없어진다고 봐야한다’고 혀를 차기도 한다”면서 “‘인민생활 외면하니까 중앙 간부들도 도망치는(탈북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간부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이제는 대부분 주민들이 나라에서 하는 말을 귓등으로도 들으려고 하지 않는다”면서 “인민을 위한다면 우선 먹을 것을 해결해줘야 하는데 오히려 주민들의 생활을 옥죄는 것(핵실험)에 억만금을 쏟아 붓는 것에 좋아할 사람이 있겠냐”고 지적했다.

북한이 강행한 제5차 핵실험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북한 주민들의 생계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핵무력 강화를 통한 체제안정을 꾀하고 있는 김정은 체제가 ‘군사 강국’을 강조하지만, 주민들은 인민생활을 운운하면서 정작 무기 개발에 ‘올인’하는 김정은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자처하는 형태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또한 제재 이후에도 안정적이었던 시장 물가가 최근 조금 상승하면서 주민들 속에서는 대북 제재에 대한 불안이 높아지고 있다.

양강도 소식통은 “공화국창건 68돌을 맞아 혜산시 보천보전투승리기념탑에 헌화하고 돌아오던 중 갑작스런 진동에 ‘설마’ 했던 주민들이 몇 시간 뒤 ‘핵실험 성공 성공발표’에 많이 놀랐다”면서 일부 주민들은 “(당국이) 식량 해결은 안 하고 거액의 돈을 한방에 날려 보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1, 2차만 하더라도 핵실험 성공관련 성명이 발표되면 ‘우리 장군님 제일이다’고 환호성을 질렀는데, 이번에는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 근심에 찬 눈빛이다”면서 “핵실험을 할 때마다 생활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별로 달갑지 않다’는 반응”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은 이어 “(당국은) 5차 핵실험 성공했다고 요란하게 떠들겠지만 주민들은 먹고 살기 더 힘들어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면서 ““핵실험 할 돈이 있으면 그 돈으로 식량 해결에 나섰으면 좋겠다”고 소개했다.

경제학 전공 mjkang@uni-medi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