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서 黨대회 선물과 유사한 가전제품 구입 열풍”

북한에서 최근 간부와 돈주(신흥부유층)를 중심으로 각종 전자제품이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당국이 지난달 치른 7차 당(黨) 대회를 통해 참가자 전원에게 고급 TV를 선물하자, 간부들이 뒤처지지 않기 위해 유사제품 구입에 나섰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13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당 대회 참가자들에게 지급된 판형(LED)텔레비전이 주목받으면서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었다”면서 “최신형 텔레비전 보유 여부가 부를 평가하는 추세이다보니 간부들이 앞 다투어 구매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일반 평양시민들은 국내의 ‘아침 컴퓨터 합영회사’에서 조립된 ‘아침’ 액정 텔레비전에 낮(관심)을 돌리지만, 간부들은 수입산(産) 만을 요구한다”면서 “중국을 통해 반입되고 있는 소니(일본산)와 한국산 LG, 삼성 텔레비전을 가장 선호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간부와 돈주들은 냉풍기(에어컨)와 공기정화기, 제습기 등의 가전제품 구입에도 관심이 많다”며 “이에 따라 요즘엔 평양-북경(베이징) 국제열차 수하물 칸은 식품보다 전자제품들로 꽉 차고 넘칠 정도”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추세는 값비싼 물건 소유 여부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북한 사회의 단면을 잘 보여준다. 씀씀이가 괜찮다고 여겨지면 권력이 있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이에 따라 신분 상하를 나누는 풍습이 이어져 왔던 것이다.  

이는 핸프폰 구입에서도 잘 나타난다. 최근 북한에서 사(私)경제 영역이 확대되면서 부에 따라 사람을 평가하는 풍조가 발생, 일부 대학생들이 과시용으로 핸드폰을 무리하게 구입해 왔었다. 

소식통은 “당 대회 이후엔 판형 텔레비전쯤은 갖추고 살아야 생활이 좀 괜찮은 편이라고 말하는 주민들도 나오고 있다”면서 “당 간부들도 웬만한 물건은 뇌물로 치지 않다가도 액정텔레비전과 전자제품만은 선뜻 받아 챙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특히 당 대회 후 전력공급이 좀 완화되어 예전에는 버림받았던 가전제품이 다시 제자리를 찾게 됐다”면서 “찔끔찔끔 보내주는 전기라도 하루 총 공급량을 합치면 7시간 정도는 되기에 가전제품 사용에도 별다른 지장이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주민반응 관련 소식통은 “‘아직 변변한 구식(수상) 텔레비전도 없는데, 진짜 양반 놈만 잘 사는 세상’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지만, 대다수 주민들은 ‘누가 뭘 사건 말건 어찌됐던 쌀값만 오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