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간부도 ‘또 무슨 200일 전투냐’ 당국 비판”

북한 당국이 7차 당(黨) 대회를 앞두고 실시한 ‘70일 전투’가 끝난(2일)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시점에 ‘200일 전투’ 실시를 예고하자, 주민들은 ‘당국은 인민들의 고혈만을 짜낸다’면서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평안남도 소식통은 3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70일 전투’가 끝난 지 한 달도 안됐는데 또 다시 ‘200일 전투’에 진입 할 데 대한 새로운 명령이 하달됐다”면서 “이번 ‘200일 전투’는 내달 1일을 시작으로 12월 17일(김정일 사망일)까지 진행된다고 예고했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이처럼) 새로운 ‘200일 전투’에 대한 (김정은) 방침이 하달되자마자 주민들 속에서는 불평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면서 “주민들은 ‘어느 것 하나 해결되는 게 없이 맨날 전투나 벌려서 뭘 하냐’며 대놓고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부 주민들은 또 ‘인민들의 고혈을 짜내는 전투를 도대체 왜 자꾸 벌리냐’고 비난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일부 간부들도 ‘금방 전투가 끝났는데 또 무슨 전투타령이냐’라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이 주민노력 동원사업인 ‘200일 전투’를 선포한 것은 7차 당 대회에 김정은이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수행을 위한 사전 작업으로 보인다. 내부 결속과 주민 충성심 제고를 다지기 위해 경제발전 전략을 발표했지만 목표 달성 방법은 주민 동원뿐이라는 점을 김정은 스스로 드러낸 셈이다.

소식통은 “지난(김일성시대) 당 대회는 ‘10대 전망 목표’ 등 인민경제부문별 과제가 그마나 제시됐지만 이번(7차 당대회)에는 그마저도 명확치 않다”면서 “(당국은) 이번 전투에서도 도대체 무엇을 얼마만큼 한다는 뚜렷한 목표도 없이 무작정 ‘총동원’ ‘결사관철’ 구호만 외쳐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요즘 중앙기관은 물론 전국의 공장기업소와 대학에서도 ‘7차 당 대회 보고’(김정은 연설문) 학습을 독려, 당일 학습 과제는 저녁시간까지 달달 외워야 한다”면서 “때문에 공장기업소와 학교들에서는 학업과 생산과제보다도 연설문 암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한편, 일부 주민들은 이번 200일 전투 선포를 당 대회 관철사업 고취 및 김정일 사망 애도 분위기 조성을 위한 정치적 목적이라고 보고 있다.

소식통은 “이번 ‘200일 전투’는 소원해진 당 대회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한편 장군님(김정일)추모 열풍을 위한 ‘강행군 전투’로 불린다”며 “올해가 장군님(김정일)사망 다섯 해가 되는 정주년(5, 10년 주기로 꺾이는 해)이다보니 여느 때와 달리 애도행사를 크게 벌릴 것을 예고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