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대학생, 농촌지원 휴교령에 ‘교육권 침해’ 불만표출”

북한 당국이 내달 15일까지 한 달간 ‘농촌지원 총동원기간’을 선포하면서 전국 대학교에 휴교령을 하달한 것과 관련, 곳곳에서 ‘우리가 농사꾼이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7차 당(黨) 대회 전 실시된 ‘70일 전투’에도 종종 농촌지역에 동원됐던 대학생들이 이번 ‘모내기 전투’에도 연이어 동원되면서 잦은 강제노동으로 인한 심각한 교육권 침해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해북도 소식통은 20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도내의 대학생들이 곡산군과 연산군을 비롯한 여러 농촌지역으로 지원을 나갔다”면서 “70일 전투 기간 오후엔 주변 농장 씨뿌리기와 김매기를 비롯한 각종 농촌지원에 동원됐던 대학생들은 이번에 농촌에 가면서 ‘농사꾼 되러 간다’며 (당국을) 우회적으로 비난한다”고 전했다.

소식통은 이어 “대학생들 속에서는 또 ‘70일 전투와 당 대회 이후 또다시 모내기 전투라니, 진짜 전장에서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보다 더 힘든 것 같다’ ‘이렇게 전투를 벌이면 공부는 언제 하라는 소리인가’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 김정은은 집권 이후 “대학교는 나라의 미래를 떠메고 나갈 역군들을 키우는 민족 간부양성기지”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교육성 등에 교육의 질을 높이고 현장실습과 실험을 통해 나라의 훌륭한 기술인재들로 키울 것을 지속 지적해왔었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학생들은 항상 우상화 건설현장이나 농촌지원에 동원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은 받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대학생들은 노동력 착취와 학습시간 미(未)보장에 대한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소식통은 “대학생들은 과학과 기술을 탐구하고 학문을 연구하는 시간보다 농장 밭머리에 앉아있는 시간이 더 많을 것”이라면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과학과 기술의 인재가 되고 나라의 역군이 되겠냐’라고 대학생들은 말하면서 (당국에) 반발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또 이번 모내기 전투에도 벌써부터 동원을 회피하기 위한 뇌물작업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각 대학교 교수들은 학생 한 명이 100딸라(달러·북한돈 81만 원)를 내면 농촌지원에서 면제해 주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생활형편이 좋지 않아 어쩔 수 없이 나가야 되는 학생들일지라도 이번 동원을 나갈 때 학급에서 필요한 자금(부식물 마련 비용 및 교수 상납금 등)을 내야 한다”면서 “여기서 자금을 내지 못할 경우 학급 전원이 있는 앞에서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소개했다.

특히 그는 “공부를 못해서 비판 받는 것보다 돈을 내지 못해 비판받는 것에 대한 수치심을 느껴 대학교를 중도탈락(자퇴)하는 학생들도 많다”면서 “대학생들은 학교에서 지식과 학문이 아니라 아부와 아첨과 각종 부정행위를 통해 살아남는 방법만을 배우는 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