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급 없다’던 북한, 예상외로 감자 풍년 들자…”

북한이 최근 양강도 대홍단군에서 수확된 햇감자를 동원된 주민들에게 배급하지 않고 평양에 집중 공급한다는 당초의 계획을 바꾼 것으로 전해졌다. 감자 풍년임에도 교원(교사)에게 배급될 감자 이외 전량을 평양에 공급할 예정이라는 방침에 대해 감자수확에 동원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자 당국이 감자 배급을 실시했다고 소식통이 알려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14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감자 배급이 없을 것’이라고 했던 당초 지침이 갑자기 바뀌어 감자 배급이 이뤄졌다”면서 “대홍단 감자캐기에 동원된 한 사람당 한 달에 70kg으로 계산해 8개월치로 약 560kg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주민들은 집에 있는 소달구지와 자전거 등을 총동원해 운반하느라 정신이 없다”면서 “이번에 배급된 감자는 올해 수확된 것처럼 보이는 아주 실한 것들이었다. 감자배급이 없을 것이란 소식에 겨울 식량을 걱정했던 가정들은 안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기존 감자 배급은 아무리 많이 줘도 한달에 36kg을 넘지 않았는데, 이번처럼 한번에 이렇게 많은 배급이 이뤄진 것은 드문 일”이라면서 “올해 감자 풍년이어서 당국이 대량의 감자를 배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주민들은 ‘이렇게 많이 줄 것이면서 왜 동원된 주민들에게 감자를 배급해 주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면서 “당국이 올해 감자 대풍년을 예상하지 못하고 평양에 감자 수요가 증가할 것을 성급하게 생각해 이 같은 방침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또 “실제 감자가 예년에 비해 많이 수확됨에 따라 배급을 기대했던 주민들은 교원에게만 주고 나머지 전량을 평양으로 보낸다는 방침에 불만이 많았던 게 사실”이라면서 “이번 배급으로 원성은 수그러들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당국이) 8개월분 배급이라고 한 점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주민들도 있다”면서 “주민들은 ‘이제는 쌀 배급을 하지 않고 감자만 주겠다고 하는 것 아니냐’며 의구심을 보이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한편, 감자를 대량으로 배급받은 주민들은 감자 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을 전해졌다.


주민들은 배급된 감자를 쌀로 교환하기 위한 거래를 물색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실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소식을 듣고 쌀을 싣고 보따리 장사꾼들이 몰려왔지만 감자를 시장에 내다파려는 사람들에 비해 감자를 사려는 사람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


특히 최근 북중 국경 경비를 강화하라는 김정은의 지침으로 생계형 밀수꾼들이 중국 대방(무역업자)들을 통한 쌀 거래가 위축돼 현재 양강도 시장으로의 쌀 공급이 줄어, 감자 매매가 더욱 어렵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소식통은 “감자는 보관하기도 만만치 않고 겨울이 되면 다 얼어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주민들은 하루라도 빨리 너도나도 팔아치우려고만 하고 있다”면서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갑자기 너무 많이 줘서 처리가 곤란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양강도 지역 시장에서 쌀은 1kg당 6500원, 감자는 6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지난달에 비교해 쌀은 500원 올랐고 감자는 400원 가량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