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홍단 감자풍년, 평양 주민 ‘화색’ 현지 주민 ‘울상’

북한 양강도 대홍단군에서 감자 수확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이곳에 동원된 주민들에게 해마다 배급되던 햇감자가 올해에는 교원(교사)을 제외하고 일절 배급되지 않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홍단 종합농장에서 수확 중인 감자를 비롯해 가공된 전분 대부분은 평양에 공급될 방침이어서 현지 주민들은 이번 겨울 식량걱정을 하고 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양강도 소식통은 1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해마다 감자 캐기가 끝나면 동원됐던 주민들에게 한두 달 분량의 감자를 배급해 줬는데 올해는 ‘배급이 없으니 기대하지 말라’고 직장에서 통보했다”면서 “또 올해는 교원들만 감자배급을 준다고 해 일반 노동자들의 가정들에선 벌써부터 겨울 식량걱정을 하는 형편이다”고 전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1일 대홍단군 농장에서 감자를 수확하고 있는 소식을 전하며 ‘감자 농사의 본보기 고장’이라고 소개하고 감자 캐기는 전부 기계라고 선전했다. /사진=노동신문 캡처


이어 소식통은 “그나마 얼굴에 화색을 띠고 다니는 가정들은 교원(교사)이 있는 집이고 일반 주민들은 ‘갓김치라도 담글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걱정이 많다”면서 “작년에는 두 달 분을 줘 김장과 식량 마련에 조금 도움이 됐었는데 올해 공급이 하나도 없으면 김장을 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소식통은 “해마다 양강도 주민들은 감자캐기에 20일에서 길게는 한달 가량 동원돼 중노동에 시달린다”면서 “그나마 감자 배급으로 위안을 삼았지만 이번에는 그것마저 없다”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올해 대홍단군과 백암군의 감자작황은 작년에 비해 풍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풍년에도 평양에 공수할 감자전분 가공에 수확된 햇감자 대부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일반 가정에 배급이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


소식통은 “평양의 옥류관과 청류관 등에서 감자전분으로 국수를 만들기 때문에 감자 전분을 모두 가져가는 것으로 알려져 ‘평양사람만 살고 우린 죽으라는 거나 뭐가 다르나’며 대놓고 항의하는 주민들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주민들은 ‘일반 백성들이 당국의 배려를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지만 이럴 때는 원수님(김정은) 관심을 받는 직업(교사)을 가진 식구가 하나씩 있어야 된다’는 말을 하곤 한다”며 “가을이면 적은 양의 감자배급이라도 차례질까(생길까) 내심 기대했던 주민들의 얼굴은 웃음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침울하다”고 전했다.


북한이 교원들에만 감자를 배급하면서 국가적 배려라고 선전하는 것은 지난해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전반적 12년제 의무교육’ 법령을 제정하고 법령 7항에서 “교원들과 교육과학연구부문 연구사들이 안착되어 일할 수 있도록 생활조건을 책임적으로 보장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노동신문은 1일 대홍단군 감자 수확 소식을 전하면서 주민들의 먹는 문제 푸는 데 감자 생산을 혁명적으로 발전시켜나가야 한다고 선전했다. 특히 신문은 ‘감자농사에서 혁명을 일으켜 먹는 문제를 풀려고 하는 것은 우리 당이 내놓은 중요한 방침이다’는 김정일의 지시를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