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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北청진 포항시장에 초코파이 판박이 ‘스타파이’ 등장

[2017年 청진 영상①] 매대에 영어 표기 상품 버젓이…소식통 “외국어 적힌 제품 인기 높아”

데일리NK는 최근 북한 내부 동영상을 단독 입수했다. 영상은 지난 3월 함경북도 청진시 수남과 포항시장을 중심으로 촬영된 것으로, 내부에서 점점 확산되고 있는 ‘시장화’ 실태를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볼 수 있다. 또한 영상에는 목욕탕과 개인 상점으로 대두되는 개인 돈벌이 활성화 모습과 더불어 각종 화물차와 택시 등 유통수단에 대한 내용도 담겨 있다. 이외 만성적인 전력난을 극복하기 위해 태양광열판을 설치하는 등 전기 문제에 대한 주민들의 ‘자강력’도 확인해 볼 수 있다. 데일리NK는 국민통일방송과 협력해 6회에 걸쳐 영상을 소개한다.

▲ 데일리NK·국민통일방송은 최근 북한 함경북도 청진시 내부 영상을 단독 입수했다. 영상 무단 사용을 금한다.
/영상=유튜브

북한 함경북도 청진 포항시장에 우리의 초코파이와 유사한 ‘스타파이’가 등장했다. 데일리NK가 단독 입수한 북한 청진 시장 영상(3월 초 촬영분)을 보면, 포항시장 당과(糖菓) 매대에 영어로 ‘Star Pie’라 버젓이 적힌 과자 상자가 진열돼 있다. 중국산 제품으로 추정되나, 북한 시장에서 영어 표기가 큼지막하게 적힌 상품을 공개적으로 판매하는 건 이례적이다.

또한 스타파이 뿐만 아니라 ‘SOFIA premium’이라 적힌 상자도 자주 포착됐다. 당국은 ‘미제국주의 타도’를 외치면서 비난하고 있지만, 상인들은 이에 대해 별로 아랑곳 하지 않는 모습이다. 시장이 주민 생활에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자 “사려는 사람이 있으면 (아무리 단속품이라고 해도) 어떻게든 마련해 보겠다”고 말하는 상인들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소식통의 전언이다. 

이곳 함경북도 청진시에는 수남시장과 포항시장 등 북한에서도 최대 규모의 종합시장들이 밀집해 있다. 지난해 통일연구원이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수남시장 면적은 23,487㎡, 포항시장은 12,074㎡에 달한다. 규모만큼이나 취급하는 물량도 압도적으로 많다. 생필품부터 식료품, 의류, 가전제품 등 그야말로 없는 게 없다.

상품의 질도 나쁘지 않다. 포항시장 가사용품 매대에는 고급 수납장부터 전신거울, 전기밥솥, 보온병 등이 쌓여 있다. 공기청정기 혹은 제습기로 추정되는 가전제품도 눈에 띈다. 영상을 본 청진 출신 탈북민 A(2012년 탈북)씨는 “청진은 예전부터 시장 규모나 물량으로는 최고였다”면서도 “몇 년 사이 고급 가전제품들을 쌓아놓고 판매할 정도로 발전한 것을 보니 놀랍다”고 말했다.

겨울옷을 판매 중인 매대도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두꺼운 점퍼를 비롯해 형형색색의 코트들이 겹겹이 쌓여 진열돼 있다. 매대를 둘러보는 여성 고객들은 대부분 목 부위에 털이 달린 점퍼나 밍크코트를 입은 모습이다. A 씨는 “청진은 시장이 발달해 주민들 생활수준도 나쁘지 않다”고 귀띔했다.

수남시장 입구에는 중고책 매점이 운영 중이다. 유아용 도서부터 ‘내과진단과’ ‘기자활동상식’과 같은 제목의 전문 서적들까지 다양하게 판매되고 있다.  

시장 밖에 위치한 상점에선 입구부터 고급 의류를 전시해놓고 있다. 시장 매대와는 달리, 이곳에선 옷을 한 벌 한 벌 마네킹에 입히거나 유리장 안에 진열해뒀다. 식료품 판매대에는 중국어가 적힌 커다란 냉장고가 눈에 띈다. 이제까지 중국산 제품은 시장 판매가 제한적으로나마 허용됐지만, 중국어가 적힌 냉장고를 그대로 두는 건 매우 드문 사례다.

시장 장사 경험이 있는 탈북민 B(2011년 탈북)씨는 “몇 년 전만 해도 상품에 외국어 표기가 있으면 어떻게든 가리려고 애썼는데, 진열대에 영어나 중국어 상표를 그대로 노출시키고 있는 게 놀랍다”면서 “그만큼 수입 제품이 일상적으로 유통되고 있다는 뜻 아니겠나”라고 평가했다.

대북 소식통은 “최근 북한에선 외국어가 써져 있는 물건은 값비싼 것으로 통한다”면서 “충분히 지우거나 가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 내버려 두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전해진다”고 전했다.

시장이 지속적으로 발달하다 보니, 청진 지역 주민들도 너나할 것 없이 장사에 나서는 모습이다. 영상 속 시장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물건을 가득 싣고 달리는 사람들로 진풍경을 이룬다. 모두 장사하러 나가는 상인들이다. 일부는 커다란 봇짐까지 머리 위에 이고 있다. 어느덧 시장은 북한 체제를 진단하는 ‘지표’이자, 민생을 보여주는 ‘상징’이 됐다. 말 그대로 전민(全民), 전국(全國)의 시장화다.

다만 김정은 정권에게 시장은 ‘양날의 검’이다. 현재 시장은 김정은의 통치 자금을 마련하는 젖줄이다. 수남시장이나 포항시장과 같은 종합시장의 경우, 상인들은 매대마다 북한돈 500~1500원 가량의 장세를 시장관리소에 납부해야 한다. 김정은으로선 시장을 암묵적으로 용인하는 것만으로도 상당량의 통치자금을 거둬들일 수 있는 셈이다.

반면 시장화가 주민들의 의식 변화에 미칠 영향을 생각하면 김정은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다. 과거 사회주의 국가들이 체제 전환을 피하지 못했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시장화였다. 북한에서도 장사를 통해 ‘돈의 맛’을 알게 된 주민들은 더 이상 당(黨)과 수령에 기대를 걸지 않는다. 과연 김정은 정권과 시장이 언제까지 공생할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할 이유다.


북한 함경북도 수남시장은 북한 최대 도매시장으로, 각 지역에서 대규모 생산품과 수입품이 유입됐다가 타 지역으로 재유통된다. 지난해 통일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수남시장 내 매대수만 약 16,776개로 추정된다. 수남시장에선 주로 공업품과 수산품 등을 취급한다. 규모만큼이나 시장화 정도가 발달한 수남시장에선 ‘시장 매대 전표’를 활용하는 타 지역 시장과 달리, 카드 단말기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동(同) 지역 포항시장은 수남시장에 비해 규모는 작지만 고급 상품들을 판매하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현지 주민들 사이에서 ‘돈주시장’이라 불리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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