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농철 北무역회사 사장 울상…“비료수입 과제 하달”

봄철 대대적인 영농준비에 돌입한 가운데 북한 당국이 무역업자들에게 비료 구입을 강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무역성은 전국 각지의 무역회사에 비료 이외의 수입을 불허하고 비료만 구입해 공급할 것을 지시했다고 소식통이 전해왔다.

평안북도 소식통은 6일 데일리NK와의 통화에서 “얼마 전 내각 산하 무역관련 부처와 각급 무역회사들에 비료 수입을 최우선적인 과제로 하달됐다”면서 “내각은 비료가 아닌 다른 품목에 대해서는 일체 수입 와꾸(무역허가)를 주지 말 것을 국가계획위원회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소식통은 “국경연선 무역세관들마다 국가적인 주요 품목을 제외한 일반 품목은 반입을 통제하라는 지시도 하달됐다”며 “회사별 비료과제는 딱히 정해놓지 않았지만 ‘집행결과 놓고 평가 할 것’이라는 엄포를 놓아 ‘충성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1분기에 무역회사와 외화벌이 사업소들마다 1차 비료 수입목표로 정해졌다”면서 “이 기간 중에 비료과제를 제대로 수행 못하게 되면 올해 말까지 수출입 무역 와꾸를 전혀 발급받지 못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각급 무역회사들은 해마다 2월이면 국가계획위원회에 분기별 수출입계획 문건을 제출한 뒤 와꾸를 받게 되며, 이 승인문건 없이는 중국 대방(무역업자)과의 정상적인 무역을 하지 못한다. 결국 당국은 무역승인 불허라는 엄포를 놓고 비료 수입을 강제하고 있는 셈이다.

소식통은 “기업소 사장들은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고 어쩔 수없이 비료 수입량을 맞추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지만 돈을 적게 들이기 위해 중국 대방들에게 싼 비료를 요구한다”면서 “질과는 상관없이 무턱대고 값 싼 것만 요구하기 때문에 저질 비료가 들어와 공급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소식통은 “몇 년 전에도 화학비료를 반입하라는 지시가 하달되었지만 무역회사들마다 대량의 값싼 저질비료만 들여왔다”면서 “농민들은 중국 비료는 효능이 떨어져 낭비가 심해 괜히 기업소 사장만 고생시킬 뿐 수확량은 늘지 않는다는 불만을 보인다”고 부연했다.

소식통은 “무역관계자들은 ‘당국이 밤낮없이 비료를 생산한다면서 왜 비료를 수입하라고 하느냐’며 당국의 선전을 우회적으로 비난한다”면서 “주민들은 ‘질 낮은 중국비료를 가지고 아무리 농사지어봤자 그냥 그 꼴 이라며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