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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2.0

“‘3·8부녀절’ 꿀맛 같은 휴가에 하루는 행복했지만…”

탈북민 “시장화에 가사 돕는 남편 증가 추세…그러나 남존여비 인식은 여전”
김지승 기자  |  2017-03-08 17:51

오늘(8일)은 국제여성의 날이다. 북한에서도 ‘3·8부녀절’이라는 공휴일로 지정,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 향상을 선전한다. 때문에 탈북 여성들은 대체적으로 이날을 ‘꿀맛 같은 휴가’를 보낸날로 기억하곤 한다. 결국 기혼 북한남성들에게 공식적으로 ‘집안일을 할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물론 북한 남성들이 이전부터 가사에 적극적이었던 건 아니다. 2000년대 이후에도 가사노동은 여전히 ‘여성’의 몫이었고, 분담하는 남성은 ‘의식이 트인 사람’으로 인식됐다. 하지만 시장화의 진전으로 돈을 버는 주민들이 늘게 되면서 ‘3·8부녀절’ 만큼은 ‘집안일은 우리 몫’이라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늘기 시작했다.

이와 관련, 2012년에 탈북한 김성경(가명·40) 씨는 8일 데일리NK에 “확실히 집안일을 도와주는 남성들의 비율이 늘고 있다”면서 “이날은 장마당일로 지친 여성들이 쉬거나 놀기도 하고, 여성 간부들의 경우 기업소 남성들이 (휴가를 받을 수 있도록) 잘 챙겨준다”고 전했다.

‘선물을 주는 남편이 많나’는 질문에 김 씨는 “잘 사는 사람의 경우 남편이 아내에게 선물을 주기도 하지만, 선물 문화는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었다”면서 “남자가 무슨 돈이 있나. 하루 여자에게 순종만 해도 큰 선물이라고 생각했었다”고 말했다.

2015년 탈북한 박애숙(가명·35) 씨도 “보통 도시에 사는 가정주부들은 여러 가지 행사에 참여해 먹고 마시면서 즐긴다”면서 “직장생활 하는 여자들의 경우 (직장 내) 남자들에게 간단한 선물을 받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3·8부녀절’에 많은 남성들이 집안일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남편과 아내가 평등 관계가 아닌 ‘강자와 약자’ 관계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진다.

박 씨는 “분위기에 휩쓸려 하루 잘 해주다가도 이날만 지나면 그냥 북한 남성 특유의 ‘뻣뻣한’ 남편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많이 봐왔다”면서 “아무래도 북한 사회에서 남녀가 평등해진다는 것은 아직까지는 어려운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고위 탈북민은 “김정은 체제가 스스로 어버이 사랑을 외치는 상황이기 때문에 ‘남존여비사상’은 약화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시장화로 인해 전통적인 성 인식에서의 가시적인 변화가 있기는 하지만, 여성들이 가부장사회의 질서를 깨뜨리기는 일은 쉽지 않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북한에서도 ‘누구나 평등하다’고 외치지만 독재 체제에서 진정한 평등을 찾을 수 있겠는가”라면서 “사회적 약자라고 할 수 있는 북한 여성들은 아직도 고통 받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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