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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정은 다리 ‘절뚝’ 또 공개…“아픈데도 강행군” 선전?

전문가 “北주민에 ‘인민대중제일주의’ 선전 의도…인간적 모습 노출시킬 만큼 체제 안정 자신할 수도”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김정은의 강원도 시찰 기록영화. 왼쪽 다리를 절뚝거리며 부자연스럽게 걷는 모습이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북한 조선중앙TV가 17일 김정은의 강원도 시찰 장면을 담은 기록영화(사진)를 공개한 가운데, 김정은이 왼쪽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까지 그대로 노출시켜 의도가 주목된다.

이번 기록영화에는 김정은이 지난달 강원도 12월6일소년단야영소와 원산 구두공장, 원산 국민발전소 등을 시찰한 모습이 담겼는데, 김정은은 유독 계단을 오를 때 왼쪽 다리를 땅에 제대로 딛지 못한 채 부자연스럽게 걷고 있다.

통상 북한 기록영화는 최고지도자를 우상화·신격화하기 위해 제작되는 만큼 ‘건강이상설’과 같은 의혹이 제기될 만한 장면은 찾아보기 어렵다. 김정일도 2008년 8월 뇌졸중으로 57일간 공개활동을 중지했고, 2010년 방중한 자리에서도 다리를 심하게 저는 모습이 포착됐지만 그의 기록영화에서는 김정일의 건강이상을 노출시킬만한 장면을 내보내지 않았다. 대신 북한은 김정일이 건강 문제로 은둔할 당시를 ‘삼복철 강행군’이라 선전하면서 인민애를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한 매체가 김정은이 다리를 저는 모습을 그대로 노출한 것 역시 일종의 정치적 ‘선전술’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북한 당국이 김정은의 신년사 속 자책성 발언을 ‘인민대중제일주의’로 포장하고 나선 데 이어, 그의 건강이상까지도 ‘아픈 몸을 이끌고 민생행보를 보인다’고 선전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는 것.

전현준 동북아평화협력연구원장은 18일 데일리NK에게 “건강이 안 좋은데도 불구하고 김정은이 인민을 위해 현지시찰까지 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 주민들에게 동정심을 유발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면서 “건강이 정말 심각하게 안 좋으면 아예 방송에 내보낼 수조차 없을 것이다. 심각한 건강이상이 아니니, 이를 주민들의 동정심을 유도해내는 데 활용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번 기록영화를 살펴 본 한 탈북민도 “북한에선 신격화된 최고지도자가 대놓고 건강이 악화된 모습을 보인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분명 이런 장면을 노출시켜 얻고자 하는 기대효과가 있었을 것”이라면서 “김정은이 불편한 몸을 이끌고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는 것을 강조해 주민들에게 인민애를 선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체제 안정화에 대한 자신감 때문에 건강이상 모습까지 노출시킬 수 있었을 것이란 진단도 있다. 집권 5년간 공포정치로 내부 체제 안정화를 이룬 김정은이 굳이 ‘신’과 같은 완벽한 모습에 집착하는 대신, 인간적인 모습을 노출시켜도 된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김정은이 왼쪽 다리를 절뚝이는 모습은 지난 2014년 7월에도 공개된 바 있다. 당시 조선중앙TV가 생중계한 김일성 사망 20주기 중앙추모대회 영상에서 김정은이 다리를 절며 주석단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된 것. 같은 해 9월 25일 열린 최고인민회의 제13기 2차 회의에도 불참하고, 노동당 창건일인 10월 10일에도 매년 해오던 금수산태양궁전 참배를 하지 않아 김정은 건강이상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후 40여 일이 지나서야 북한 노동신문에 김정은이 지팡이를 짚은 모습이 등장했는데, 당시 국가정보원은 김정은이 발목에 생긴 물혹 제거 수술을 받느라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은 김정은이 왼쪽 발목 복사뼈 부근에 낭종(물혹)이 생기는 ‘족근관 증후군’을 앓아 유럽 의사들이 북한에 들어가 시술했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공개된 기록영화에서도 김정은이 다리를 절뚝거린 게 과거에 앓았던 족근관 증후군이 재발했기 때문이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국정원도 3년 전 김정은의 고도비만과 지나친 흡연으로 인해 해당 증후군이 수술 이후에도 재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다만 통일부는 기록영화 속 모습만 놓고 김정은의 건강상태는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김정은의 건강상태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속단하기엔 이르다”면서 “관련 상황을 앞으로도 계속 예의주시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 대변인은 국정원이 파악했던 왼쪽 발목 물혹이 재발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확인이 안 되고 있다”면서 “12월 6일부터 13일 사이에 있었던 영화장면에는 그런 것(다리를 저는 모습)들이 보였는데, 그 이후에 찍힌 모습은 정상적으로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상태인지는 조금 더 살펴봐야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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