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북 핵개발 시간 벌기용 경계해야 한다

25개월 만에 재개된 북남 고위급 회담이 일단 끝났습니다. 양측은 회담 내용을 공동보도문에 담아 발표했습니다. 첫째, 북측은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한다. 둘째, 군사적 긴장 상태 완화를 위해 당국회담을 개최한다. 셋째, 남북선언을 존중한다. 2차 회담의 개최 시기와 장소는 판문점 남북 연락채널을 통해 협의하기로 했습니다. 
북측이 평창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환영할 일입니다. 김정은 정권의 연이은 핵개발과 미사일 실험으로 긴장 상태에 놓인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를 만드는 계기가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다만, 김정은 정권이 혹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이용해 핵과 미사일을 만드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됩니다.
한반도 긴장의 근본 요인은 김정은 정권의 핵과 미사일 개발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참가가 한반도 평화의 계기가 되려면, 결국 핵과 미사일 개발 중단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서는 이 문제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공동보도문 세번째 항에서 ‘남북 간 문제를 당사자인 남북이 대화로 해결한다’는 내용을 넣어, 김정은 정권의 핵개발을 막으려는 국제공조를 약화시키려는 의도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대화 공세를 통해 핵과 미사일을 반대하는 국제연대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한국 정부를 공략함으로써 국제제재와 압박을 약화시키고, 결과적으로 핵과 미사일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겠다는 뜻입니다. 
김정은 정권의 의도는 금새 드러날 것입니다. 평창동계올림픽 이후,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 남북관계 개선의 분위기를 몰아, 핵과 미사일 개발을 과감히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핵무력 완성을 위해 미사일과 핵실험을 이어나갈 것인가? 올림픽 이후 김정은 정권은 자신의 의도를 행동으로 보여줄 것입니다. 
한국 정부와 국제사회는 김정은 정권의 올림픽 참가가 핵무기 개발을 반대하는 국제공조를 약화시키고, 핵과 미사일을 완성하는 데 필요한 시간 벌기에 활용되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김정은 정권은 평화라는 올림픽 정신을 이용해 ‘핵무기 완성 시간’을 버는, 다시 말해 평화를 내세워 평화를 파괴하는 의도를 버리고 핵무기 개발을 즉각 포기할 것을 촉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