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진 위기에 처한 독재자 무가베와 북한 김정은

37년간 독재를 해온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이 현지시간으로 20일 탄핵을 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짐바브웨 군부가 지난 15일 쿠데타를 일으킨 지 5일 만의 일입니다.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서는 19일 오전 수천 명의 시민들이 모여 무가베의 퇴진을 요구하며 평화 시위를 벌였습니다. 집권여당인 ‘짐바브웨 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도 이날 무가베 대통령과 그의 아내 그레이스 여사를 당에서 제명했고, 무가베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탄핵 절차를 개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쉽게 흔들릴 것 같지 않았던 무가베의 독재체제가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이렇게 된 직접적인 원인은 무가베가 자신의 부인에게 권력을 물려주려 했기 때문입니다. 무가베는 지난 6일 유력한 다음기 대통령으로 꼽혔던 에머슨 음난가그와 부통령을 전격 해임하고 자기 아내를 후계자로 지명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군부가 반발했고 쿠테타를 일으켜 무가베 대통령을 가택 연금하고 퇴진을 요구하게 된 것입니다.
짐바브웨 국민들은 쿠데타가 일어났는데도 시내에서 경비를 서고 있는 군인들과 함께 손을 잡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등 이들을 반기고 있습니다. 무가베에 대한 민심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런 무가베지만 그는 한 때 짐바브웨의 독립영웅으로 존경받던 인물이었습니다. 무가베는 1960~70년대에  짐바브웨를 지배하고 있던 백인정권에 대항해 무장투쟁을 벌였고, 이일로 11년간 감옥살이를 했습니다. 그리고 1980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자 초대 총리로 취임하게 됐습니다.
짐바브웨는 천연자원도 풍부하고, 사회기반 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서 1980년대 중반까지 아프리카에서는 부자 나라로 통했습니다. 이런 짐바브웨를 무가베가 37년간 독재정치를 하면서 망쳐놨습니다.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짐바브웨 국민들은 굶주림에 시달리게 됐고, 직장이 없는 사람들의 비율이 90%에 달합니다. 물가가 79억%까지 오르기도 하는 등 경제가 완전히 파탄났습니다. 
인민들은 가난과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지만 무가베는 해마다 100만 달러가 넘는 돈을 생일 잔치에 쏟아붓고, 그의 가족들은 사치와 향락을 누리고 있습니다. 이번 무가베의 정치적 위기는 나라와 인민을 외면한 채 자기의 독재권력 유지와 가족들의 안위만을 챙기는 독재자에게 강력한 경고를 보내고 있습니다. 김정은도 처신을 제대로 못하면 무가베와 같은 결말을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을 늘 기억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