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에 강화되는 미중 압박, 김정은의 선택은?

전쟁 일보 직전까지 갔던 한반도 정세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갔습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강력한 압박에 김정은이 한 발 물러섰기 때문입니다. 당초 김정은은 4월 25일 조선인민군 창건일을 전후로 핵시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할 것처럼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이 이를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며 동해에 항공모함을 파견하고 중국도 북중국경 지역에 군대를 대거 배치하는 무력시위를 벌이자 뒤로 물러 선 것입니다. 물론 열병식도 하고 동해에서 미국 항공모함을 겨냥한 포사격 훈련과 중단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도 했지만 사실상 미국과 중국의 무력시위에 굴복한 것입니다.

세상 일에는 앞으로 나아갈 때와 뒤로 물러설 때가 있습니다. 무조건 앞으로만 나아간다면 넘어질 수밖에 없는 게 세상 이치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이번에 핵시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은 건 잘한 일이라 볼 수 있습니다. 만일 미국과 중국의 경고를 무시하고 무력도발을 강행했다면 한반도 정세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암흑상황으로 내몰렸을 것입니다.

최근 정세에서 알 수 있듯이 더 이상의 핵무기 체계 개발은 어렵습니다. 미국 트럼프 정부와 중국 시진핑 당국은 북한 문제의 금지선을 핵시험과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로 설정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이를 막기 위해 군사적 수단을 포함해 모든 정치, 경제, 외교적 수단을 다 동원하겠다는 새로운 대북정책을 전세계에 공표했습니다. 중국 역시 김정은 정권이 금지선을 넘을 경우 북한으로의 원유수출 금지를 포함한 초강력 유엔 결의에 찬성하겠다는 뜻을 관영언론을 통해 흘리고 있습니다. 북중무역의 대부분을 상당한 기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만일 핵시험이 강행된다면 북한은 다시 고난의 행군시절로 돌아가게될 가능성이 있다는 말입니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정부는 이러한 금지선을 넘지 않는다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뜻도 함께 내비치고 있습니다. 이틀 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적절한 상황이 마련된다면 김정은과 만날 수 있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습니다. 사실상 김정은에게 손을 내민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중국은 오래 전부터 이런 주장을 해왔기 때문에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김정은이 답을 내놓을 차례입니다. 트럼프가 내미는 손을 잡아 대화를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할 것인지 아니면 단추만 누르면 되는 핵시험을 강행해 상황을 악화시킬지 선택해야 합니다.

물론 대화를 한다고 해서 핵문제가 당장 풀리긴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의 그동안 말과 행동을 볼 때 적절한 선에서 타협이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 양보만 한다면 북핵문제로 드리워진 유엔 제재를 벗어나 국제적 고립을 일거에 탈피할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만일 김정은이 트럼프가 내민 손을 잡지 않는다면 기회는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럼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은 계속 될 것이고 북한의 경제발전도 망상으로 끝나게 됩니다. 중국이 언제까지나 김정은 정권을 비호할 거란 생각도 착각입니다.

김정은의 입장에서도 지금이 절호의 기회입니다. 언제까지 거지왕초로 계속 살아갈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경제강국 건설에 매진할 수 있는 기회가 왔을 때 이를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앞으로 한두 달이 지나면 그 기회는 영영 오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