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열병식 열어놓고도 입 뻥끗 못한 김정은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는 지난 15일, 김일성 생일 105돌을 맞아 김정은이 참석한 가운데 열병식(군사 퍼레이드) 및 평양시 군중시위가 진행됐습니다. 이날 열병식에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등 각종 전략무기들이 공개됐습니다. 열병식 축하 연설에 나선 최룡해는 “동방의 핵 강국, 아시아의 로케트 맹주국”을 운운하면서 “미국의 어떤 선택에도 기꺼이 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전면전쟁에는 전면전쟁으로, 핵전쟁에는 핵 타격전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위협하기까지 했습니다.

최룡해의 연설을 들으면서 “보복에는 보복으로, 전면전쟁에는 전면전쟁으로”라고 했던 1968년 2월 8일 김일성의 연설이 떠올랐습니다. 당시 북한은 원산주변 공해상에서 미국 정보수집함인 ‘푸에블로호’를 납치하고, 승무원 82명을 인질로 잡고 있었습니다. 미국은 승무원들의 송환을 요구하며  항공모함 1척을 출동시켜 무력시위를 했고, 김일성은 “전면전쟁” 발언까지 했습니다. 자기 인민의 생명 보호를 가장 우선시하는 미국은 결국 북한과 타협해서, 푸에블로호 승무원들은 사건 발생 열 한달만에 풀려날 수 있었습니다.

지금 한반도 정세는 1968년 때보다 더 심각합니다. 북한 당국이 6차 핵실험 움직임을 보이자, 미국 트럼프 정부는 항공모함 전단 ‘칼빈슨 호의 항로를 바꿔 다시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출동시켰습니다. 며칠 전에는 화학무기를 사용한 수리아 공군 기지를 공습했고, 아프가니스탄 IS 기지에 ‘폭탄의 어머니’라 불리는 강력한 폭탄을 투하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보내는 메시지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또 중국을 통해 북한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미온적이던 중국은 미국의 심상치 않은 태도에 밀려, 수입했던 석탄을 북한으로 되돌려 보내는가 하면, 북한관광 상품 판매도 일부 중단시켰습니다. 중국 내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할 경우 원유 지원 중단 등 강력한 대북제재를 실시하겠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전례없는 압박에 놀랐는지 최고사령관 직함을 가진 김정은이 직접 나서지 못하고 최룡해가 ‘전면전쟁, 핵타격전을 언급했습니다. 이 장면은 김정은이 허세를 부리고 있지만 미국의 압박에 위축돼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미국은 김정은이 먼저 도발하지 않는 한 선제타격을 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김정은은 이제라도 한반도에 긴장을 고조시키는 모든 행동과 발언을 중단하길 바랍니다.